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라마단, 이제 UAE에서는 밥먹을 곳을 찾아 헤매야했던 예전 같은 하드코어한 라마단의 분위기는 완전히 벗어던지고, 타종교에 대한 관용 (........과 돈벌이를 위한 실리를 덧붙인)을 앞세워 일상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기간이 되었지만...
이슬람력에 대한 개념이 없더라도, 라마단이 가까이 오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시그널 중 하나는 몇 주전부터 슈퍼에서 볼 수 있는 빔토 전용 매대가 될 것입니다.
빔토는 영국에서 탄생했지만, 지금은 영국보다 아라비아 반도에서, 특히 라마단 매출이 한해 매출량을 결정짓는 대표적인 라마단 음료입니다. 이제와서 보니 블로그를 통해 빔토를 소개했던 것이 무려 8년 전이었군요.
그런데 말입니다...
그간 무심코 지나쳐서 몰랐는데, 한 종류만 팔던 빔토가 이제는 두 종의 제품으로 함께 팔리는 것을 우연히 눈에 되었습니다. 오리지날 빔토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파는 빔토 제로!
빔토 제로는 말그대로 빔토의 제로 음료 버전입니다. 탄산음료에 이어 맥주도 제로 버전이 나왔을 정도니까 달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빔토가 요즘 트렌드에 맞춰 제로 버전을 내놓는다는게 전혀 이상할 일은 아니죠.
홈페이지에 따르면 빔토 제로는 2022년 라마단을 앞두고 처음 판매에 들어갔으며, 설탕과 칼로리가 (거의) 없고, 인공 색소가 없으며 당뇨병 환자에게도 적합한 음료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처음 소개된 이후 한 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일대 시장을 장악해 온 라마단 머스트 드링크 음료, 그런데 미칠듯한 당분으로 부담스러워 할 당뇨병 환자나 성분 때문에 단음료에 거부감을 가질 일반인들의 니즈도 충족시키는 음료로 출시된 것이 바로 빔토 제로 버전인 것이죠. 이 동네에선 둘 다 사우디에서 만드는 제품입니다.
두 제품의 포장상 차이는 바로 라벨 색상에서부터 드러납니다. 금빛인 빔토와 검은색인 빔토 제로.
과거 빔토에는 로고 밑에 "인공색소 없음"이라는 안내표시가 라벨에 없었는데, 지금은 두 제품 모두 언급하는 점이 공통점입니다. 특유의 걸쭉한 핏빛으로 인해 빔토를 피인 것처럼 속여 영상을 만들었던 ISIS 같은 집단이 있었을 정도로 강렬할 색상을 자랑하지만, 인공색소를 가미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어필하는 것이죠. 별도 표시가 필요없는 빔토는 큼지막하게, 설탕과 칼로리 프리를 더욱 강조하는 빔토 제로 라벨에는 자그마하게 적혀 있지만요.
뒤에 제품의 영양 정보를보면 두 제품의 성격이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탄수화물과 설탕이 무려 62.5배의 차이가 나는군요...ㅎㄷㄷ
빔토 제로 영양 정보 | 빔토 영양 정보 |
호기심에 빔토 제로를 처음 사 마셔봤을 때, 빔토의 단맛은 나지만 지금도 기억날 정도로 강력했던 당덩어리의 뒷끝이 없었던 이유가 바로 이 성분차에서 오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어마무시한 차이일 줄은....
이런 탓인지 빔토 제로를 마시면 빔토 같은 강렬한 뒷끝이랄까 부담감이 덜한 상대적으로 가볍게 마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건강에는 그나마 나을지 몰라도, 상대적으로 비싸 지갑에는 그리 건강함을 안겨주지는 않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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