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목요일 사우디 스포츠부와 자동차 협회는 F1과의 장기 파트너쉽 계약에 바레인, 아부다비에 이어 걸프 국가 중에서는 세번째로 F1 그랑프리를 내년부터 유치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그 첫 대회는 아부다비 파이널을 앞둔 내년 11월 젯다 코니쉬 로드 일대에서 열리게 됩니다.
F1 그랑프리를 유치한 33번째 국가가 된 사우디는 1970년대 후반 윌리엄스팀을 후원하면서 F1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으며, 세계에서 가장 큰 업체 중 하나인 아람코는 대회의 주요 스폰서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경제적인 관계 외에도 아랍인들, 특히 사우디인들이 기본적으로 자동차를 좋아하기에 든든한 팬층이 확보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달리기 좋은 드넓은 땅덩어리를 가지고 있는데다, 기본적으로 통제가 심한 사회문화 속에서 일부 사우디 젊은이들은 재미를 쫓아 우리가 상상도 못할 다양한 방식으로 자동차를 즐겨오고 있었습니다. (걸프국가들 중 운전 매너가 가장 않좋기로 유명한 넘들도 사우디 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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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국가 개방과 더불어 그동안 TV로만 즐기거나, 여유있는 일들은 해외 원정을 다녀오면서 즐겼던 다양한 스포츠 이벤트를 자국으로 유치해오고 있는 사우디 입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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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유치는 그야말로 시간의 문제일 뿐이었습니다. 이미 2018년에는 전기차 경주대회인 포뮬러 E를 유치했고, 올해 초에는 남미에서 오랫동안 열렸던 다카르 랠리까지 사우디로 가져왔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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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굵직굵직한 국제 스포츠 이벤트 유치는 폐쇄적인 사우디 사회가 개방되는 역사적인 순간의 한 중심축이 되어 왔습니다. 관광비자 받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던 사우디가 포뷸라E를 유치하면서 이벤트 전용 전자 관광비자 시스템을 신설하면서 노하우를 쌓아 본격적인 전자 관광비자 발급시대에 들어갔으며, 오랫동안 금지되어 왔던 경기장 내 여성 관중 입장이 허용된 뒤에도 남자 관중석과 패밀리석으로 나뉘었던 제한을 이탈리아 슈퍼컵 개최 과정에서 풀어버린 것이 대표적인 사례니까요.
사우디에서 F1 유치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는 단적인 증거는 바로 F1을 열 수 있는 전용 서킷이 현재 건설 중이라 빨라야 2023년에나 개장 가능한 상황임에도 당장 내년부터 F1을 유치하여 공식 일정에 포함시킨 것에서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날씨 좋은 11월 야밤에 젯다 코니쉬 로드를 질주하는 젯다 그랑프리는 야스 아일랜드에서 열리는 아부다비 그랑프리 파이널 같은 장기 이벤트가 아니라 사우디 내에서 2년, 길어봐야 3년만 열리게 될 단발성 대회입니다. 젯다는 전용 서킷을 확보하지 못한 사우디 자동차 협회가 사우디 현지 답사한 F1측과 여러 후보지를 놓고 협의 하에 선정한 곳입니다. 젯다가 선정된 이유는...
일단 사우디 제2의 도시이자 성지 방문의 관문으로 거주자 및 유동 인구 등 사람들이 많고
2011/04/13 - [월간국토] 세계의 도시 152- 관용과 개방의 도시, 젯다 (2011년 4월호) (원문 링크!)
홍해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코니쉬 로드 근처에 다양한 건축물들과 함께 항구와 아름다운 신 공항이 근처에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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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젯다에 있었던 2012년 4월까지의 주요 포스팅이고, 그 이후엔 많은 발전이 있었죠.
슈퍼주니어의 팬덤인 사우디 엘프에게는 K-Pop 아티스트로는 최초로 발을 내딘 슈주의 첫 콘서트가 열렸던 도시이기도 합니다. 물론... 얼마 뒤 BTS가 규모면에서는 비교불가한 리야드 킹 파흐드 스타디움 콘서트를 열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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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사우디가 준비 중인 F1 그랑프리 전용 서킷은 리야드 외곽에 건설 중인 엔터테인먼트 도시 낏디야에 들어서게 되며 2023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까지 겹쳐 예정대로 완공될지는 모르겠지만, 예정대로라면 2022년까지는 젯다 그랑프리로 열리고 2023년부터는 낏디야 그랑프리가 열리게 됩니다. 완공이 늦어지면 젯다에서 1년 더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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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F1에서 11월 10일 발표한 2021년 대회 일정에 따르면 젯다 그랑프리는 아부다비 그랑프리 파이널이 열리기 1주일 전인 11월 28일로 잠정 확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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