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에서 중년을 아우르는 수많은 왕자들로 인해 세대교체가 더디게 진행될 것만 같았던 사우디에서 불과 몇 년만에 왕실 내 권력투쟁에서 승리를 거두며 듣보잡 왕자들 중 하나에서 어느덧 차기 왕위 계승자에 이름을 올린 후 비전 2030 공표, 미래형 신도시 네옴 및 메가 프로젝트 발표, 세계에 자신들을 개방하는 관용적인 이슬람 국가가 될 것임을 천명하며 사우디 사회의 개혁자로 나섰지만, (사우디 법정에선 면죄부를 받은) 2018년 자말 카쇼끄지 암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고, 사우디 내 권력투쟁을 하듯 의욕적으로 나섰던 예멘 내전 참전과 카타르 단교 사태가 사실상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그전과 달리 최근 2년간 숨고르기라도 하듯 전면에 크게 나서지 않았던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1월 10일 저녁 8시반 TV방송을 통해 네옴사 (NEOM Company) 이사회 의장 자격으로 네옴에 들어설 친환경 탄소 제로 도시 "더 라인 (The Line)"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2017/10/25 - [GCC/GU/사우디] - [경제] 대규모 홍해 개발의 정점을 찍는 사우디의 메가시티 프로젝트, 네옴 (NEOM)
네옴 발표 이후 3년간의 계획 끝에 "도심 생활의 혁명"을 모토로 내세우고 발표된 신도시 "더 라인"은 지금까지의의 도시개념과는 전혀 다른 개념으로 네옴 일대의 네 개 생태지구를 이름 그대로 직선으로 가로지르는 170km의 그리드를 구축하여 지상으로는 자연 환경의 95%를 보존하는 인간 중심의 거주구역을 만들고, 100% 천연 에너지와 AI 등을 결합하여 운송, 네트워크, 유틸리티 등 도시 운영에 필요한 필수적인 인프라는 지하에 건설하여 지상으로는 차도 거리도 없는 100만명이 거주하는 신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것들은 도보 5분 내에 해결 기능하고 도시 내 어떤 곳에서도 도보 5분 내에 자연에 접근할 수 있으며, 도시의 끝에서 끝까지 (지하로) 이동하는데는 최대 20분 이내로 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자 새로운 미래라는 뜻을 담고 있는 네옴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도시개발 계획.
일견 황당해 보이는 도시건설 계획이지만, 네옴이 들어설 동네의 네 개 지구의 자연환경을 보면 그럴만하다 싶은 생각도 들긴 합니다.
홍해를 끼고 이집트와 맞닿는 아라비아 반도의 서쪽 끝 일대는 해안이지만,
내륙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해변가를 낀 사막지대가 나오고...
더 내륙으로 들어가면 그야말로 대대적으로 개발하기 쉽지 않은 험준한 산과
계곡들로 가득차 있어서 일반적인 개념의 도시를 만들기는 쉽지 않은 환경이니까요.
TV 발표는 그야말로 신도시의 컨셉을 설명하는 티저에 불과하고 2021년 1분기부터 본격적인 건설에 들어가며 예상 건설비용은 10억에서 20억 달러 사이라는 사실만 알려졌을 뿐, 이중 레이어로 구축한다는 지하 인프라 시설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 지표면 아래 인프라 개발도 환경에는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되는지 등 야심찬 새로운 유형의 도시 구축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추후 공개할 예정입니다.
'GCC&GU > 사우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역사] 사우디의 국가 정체성을 재정의한 새 공휴일, 2월 22일 파운딩 데이 (0) | 2022.02.23 |
---|---|
[사회] 사우디, 드디어 예배 시간 중 매장 영업을 허용하나 봅니다! (0) | 2021.07.17 |
[사회] 격변의 사우디, 지난해 발렌타인 데이에 이어 올해부터 크리스마스를 챙기기 시작하다! (0) | 2020.12.26 |
[스포츠] 사우디, 포뮬러 E, 다카르 랠리에 이어 그랑프리 F1을 2021년부터 개최! (0) | 2020.11.10 |
[경제] 사우디, 내년 3월 14일부터 외노자들에게 실질적인 이동의 자유를 부여하기로! (0) | 2020.1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