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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C&GU/UAE

[문화] 라마단을 앞두고 아이들에게 베품의 미덕을 공유하는 전통 명절, 하끄 알라일라

둘라 2016. 5. 22.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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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라마단 시작을 2주 정도 남겨놓은 가운데 UAE 곳곳에서는 올해도 어김없이 하 알라일라 (حق الليلة/Haq Al-Laila) 이벤트가 펼쳐졌습니다. 

 

하끄 알라일라는 걸프 국가와 이란에서 펼쳐지는 가르기안 (قرقيعان)이라고 불리는 이슬람 전통 명절의 UAE 버전입니다. 

 

 

하끄 알라일라의 유래: 가르기안의 종교적 의미

정확한 어원은 알려지지 않은 가르기안, 혹은 가르가운이라 불리는 이 날은 히즈리력 8월 (샤으반) 15일과 9월 (라마단) 15일, 1년에 두 번 있는 축일로 이 두 날은 수니파와 시아파 모두에게 중요한 축일입니다. 

 

히즈리력 8월 15일은 시아파 무슬림들에게 있어선 열두번째 이맘이자 최후의 날에 재림하기 위해 사라진 상태라고 믿고 있는 이맘 무함마드 빈 하산 알마흐디의 탄신일 (히즈리력 255년 8월 15일/ 서력 869년 7월 19일경)이고, 9월 15일은 4대 칼리프인 알리와 사도 무함마드의 딸 파티마 사이에서 태어난 사도 무함마드의 외손자이자 아버지 알리가 암살된 후 칼리프가 되었지만 일곱달만에 무아위야 1세에 의해 물러나고 우마위야조 탄생의 희생양이 되었으며, 그를 몰아낸 무아위야 1세가 그의 아내를 사주하여 독살 된 비운의 다섯번째 칼리프, 그리고 무함마드의 적통 후손을 믿는 시아파의 열두 이맘파에게 있어서는 아버지 알리의 뒤를 이은 두번째 이맘으로 여겨지는 이맘 하산 빈 알리의 탄신일 (히즈리력 3년 9월 15일/ 양력 624년 3월 4일경)이기에 시아파 무슬림들에게 더욱 중요한 축일이기도 합니다. UAE 언론 등에서 하끄 알라일라의 기원을 설명할 때 페르시아쪽에서 넘어온 전통 명절이라고 하는 한 이유가 아닐까 싶네요.

 

< 수니파와 시아파의 관점에서 본 후계구조 >

(무함마드가 후계자를 정하지 않은 이유는 만인이 알라 앞에서 평등한 종교적 공동체 움마를 실현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불행하게도 그의 아들 3명 모두 어렸을 때 사망한 탓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수니파는 정통 칼리파 시대 이후 우마위야조, 압바시야조 등 장자 상속을 원칙으로 삼은 세속적인 세습 왕조가 이어나가지만, 시아파는 무함마드의 직계 핏줄이야말로 진정한 후계자로 여기는 것이 가장 큰 차이인데, 이들이 추앙하는 열두명의 이맘 중 마지막 알마흐디를 제외한 11명의 이맘들은 우마위야조와 압바시야조의 칼리파들에 의해 독살, 또는 참살되었다고 믿는다. 이러니 관계가 좋아질래야 좋아질수가...)


어린이들에게 사탕 등을 나눠주는 행사의 기원

"앗딸바" (오만), "알가르기안" (사우디, 쿠웨이트), "알카랑크우" (카타르), "알가르가운" (바레인)이라 불리는 다른 걸프국가와 달 UAE에서는 특이하게도 "끄 알라일라", 혹은 "학끄 알라"라고 부르는 이 날은 수백년을 이어져 온 전통 행사로 라마단을 앞두고 어린이들에게 사탕 등을 나눠주며 베품의 미덕과 가족 및 이웃 공동체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서양의 할로윈과 비슷한 면이 있지만, 이 행사의 기원 자체가 정령이나 마녀의 출몰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면에서는 분명 다릅니다.

 

아이들에게 사탕이나 땅콩 등을 나눠주는 행위는 사도 무함마드의 네번째 딸인 파티마가 훗날 4대 칼리프가 된 알리 빈 아비 딸립과의 사이에서 장남이자 사도 무함마드의 외손자 하산 빈 알리를 낳은 것을 자축하기 위해 형형색색의 각설탕을 사람들에게 나눠주었으며, 이 소식을 들은 매디나의 어린아이들이 사도 무함마드의 집에 몰려들어 축하의 노래를 부르자 그가 이에 답례하기 위해 대추야자, 건포도 등을 나눠주었던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네요. 

 

 

 

 

UAE의 하끄 알라일라

UAِE에서는 하산 빈 알리가 태어난 9월 15일 대신 보통 라마단 (이슬람력 9월)이 시작되기 보름 전인 샤으반 (이슬람력 8월) 15일 자정에 펼쳐지는 하끄 알라일라는 동네 어린아이들이 전통 복장을 입고 거리로 나와 “아뚜나 알라후 유으띠쿰, 바이트 메카 유우디쿰 (عطونا الله يعطيكم٬ بيت مكة يوديكم/저희에게 (많이많이) 주세요, (저희에게 주신만큼) 알라가 여러분들에게 보답할 것이고 메카에 있는 알라의 집이 여러분들을 초대할꺼에요)" 등의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이웃집 곳곳을 방문하여 노크를 하고 인사를 하며, 어른들은 자신의 집을 찾아온 아이들에게 사탕이나 땅콩, 혹은 돈을 나눠주게 됩니다. 우리가 설날에 아이들에게 세뱃돈을 주는 것처럼 말이죠....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아이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입히지 않고 골고루 나눠주는 것이 포인트라고 합니다.

 

 

원래는 밤에 펼쳐지는 이벤트이지만 현재는 UAE의 전통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혹은 특별 프로모션 등을 목적으로 정부 기관, 학교, 쇼핑몰 등에서는 낮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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