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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 기본적인 감수조차 하지 않고 내보내서 보기 민망했던 걸어서 세계속으로 아랍에미리트 편!

둘라 2024. 11. 5.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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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즌이라며 KBS를 통해 국내에선 10월 12일에 방영되었고, 영어 방송인 KBS World를 통해서는 3주 뒤인 11월 1일에 방영된 걸어서 세계속으로 아랍에미리트편을 유튜브를 통해 보았습니다. 국내 방송분은 유튜브로도 풀영상을 보기 힘든데, KBS World로는 풀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더군요. 
 
아리랑TV와 달리 유료방송으로 패키지를 바꿔놓고도 뉴스나 뮤직뱅크, 혹은 특집 프로그램을 제외하고 요즘같은 시대에 여전히 KBS 본방과 KBS World 방영 사이에 3주씩이나 걸리는 편성은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나마 2천년대 초반 4주에서 줄어든겁니다만...), 내용 중반 이후의 내용은 그야말로 너무나 허접하다 못해 처참 그 자체였습니다.
 
부제에서도 언급했듯 K-문화의 영향을 받아 한국어를 공부하겠다고 세종학당에서 열심인 에미라티의 모습을 강조해서 보여주는 의도는 정말 좋았는데, 정작 이 영상을 제작한 제작진은 정보 프로그램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세종 학당 소개가 끝난 중반 이후로는 언어, 지역 정보 등 전반에 걸쳐 이 동네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조차 감수를 받지 않고 만들어서 내보냈다고 해도 될 정도로 내용이 엉망이었거든요.

이런걸 해외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는 KBS World로 내보내고, 유튜브 채널엔 풀영상을 공개했다고???
 

혹시나 감수를 받았는데도 이 지경이면 그야말로 대환장!

 
출연한 에미라티 학생들에게 미안할 수준의 방송에서 몇 가지 눈에 확들어왔던 내용을 정리해 보자면...
 

칼바 수산시장?


영어로 분명하게 적혀있듯 수끄 알주베일 (주베일 시장)은 칼바에 자리잡은 신선식품 판매 시장입니다. 작년말 개장한 이 시장의 간판에 굳이 수산 시장이라고 쓰여있지 않은 이유는 신선한 청과물과 야채, 어류, 육류 등 전반을 판매하는 종합시장이기 때문이죠. 우리로 치면 가락동농수산물시장이랄까요?

이미지를 클릭하면 수끄 알주베일의 홈페이지로 연결됩니다.

 
방송은 시장의 일부 섹션만 방문해놓고 수산시장이라 칭하면서 심지어 영어로도 분명하게 적혀있는 시장 이름을 두고 굳이 칼바 수산시장이라고 자막을 달아버렸습니다.
 
이런 자막은 외국에서 서울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방송하면서 "가락동농수산물시장"이란 이름 대신 "서울 수산시장"이라고 쓰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인거죠.
 
 

베이트 셰이크의 집?

 
이 표현은 우리말에서 이중표현의 오류 예로 흔히 드는 "역전앞"과 같은 오류를 범하고 있습니다. 아랍어로 베이트가 집이라는 의미니까요. 다시 말하면 집 셰이크의 집?

 
고유명사인만큼 공식 이름인 베이트 셰이크 사이드 빈 하마드 알 카시미로 표기하던가, 아랍 이름이라 너무 길고 낯설다 싶으면 베이트 셰이크, 혹은 아예 한국어로 셰이크의 집이라고 표기해야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집 셰이크의 집은 대체 뭘 의미하는 걸까요?
 
 

오른쪽에 보이는 글자가 "마다"?

 
이 안내 표지판은 위쪽 중앙의 그림을 중심으로 상단에는 오만 술탄국이라고 쓰여져 있습니다. 사실 오른쪽에 보이는 글자는 "술탄국 (سلطنة /Sultanate)"이라 쓰여져 있는데, 화자는 자신만만하게 손으로 가리키며 "마다"라는 글자가 쓰여져 있다고 설명하네요? 다시 후시녹음을 하던, 여의치 않으면 자막으로라도 제대로 정정 표기를 했어야 했는데, 방송은 둘 다 않했죠.
 
화자가 지신있게 설명한 "마다"라는 글자는 정작 그림 오른쪽이 아니라 아래쪽에 더 큼지막하게 쓰여져 있다는 것이 함정.

하얀 네모 안에 쓰여져 있는 것이 그토록 설명하고 싶었던 마드하다.

 

이 두바이에서만 볼 수 있는 건 도시를 관통하는 도시 철도다?

 
영어로 팜 모노레일이라 분명하게 적혀있는 영상과 함께 도시를 관통하는 도시 철도라고 소개합니다. 팜 모노레일은 도시를 관통하는 것이 아니라 이름 그대로 인공섬 팜 주메이라만 관통하는 팜 주메이라 전용 모노레일입니다 
 
 

두바이 도시 철도는 아라비아 반도에 속한 모든 국가를 통틀어 처음 개통했는데,  현재까지도 아랍에미리트의 유일한 도시 철도다.

 
아라비아 반도에는 두바이에 이어 카타르 도하에 2019년 5월 8일 도하 메트로, 2022년 1월 1일 루사일 트램이 개통했고, 아마도 2025년 초에는 리야드 메트로도 곧 개통 예정이라는 사실은 덤으로 하고... 과연 팜 주메이라 모노레일이 이 방송에서 소위 말하는 유일한 두바이의 도시 철도일까요?
 
 

두바이의 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하자 대중 교통 시설을 대대적으로 늘려 2009년 처음 개통되었다.

 
두바이의 도시철도 수단으로는 두바이 메트로, 두바이 트램, 팜 주메이라 모노레일이 있고, 모노레일이 메트로보다 먼저 개통한 대중교통 시설이긴 하지만, 팜 주메이라만 운영하기에 두바이 인구 증가와는 별 상관이 없습니다. 팜 주메이라 모노레일의 주목적은 아틀란티스 더 팜과 아쿠아벤처 워터파크를 찾는 관광객을 위한 것이니까요. 

두바이 메트로
- 두바이 도시 관통 -
두바이 트램
- 두바이 마리나 일대 -
팜 주메이라 모노레일
- 팜 주메이라 -

2009년 9월 9일 개통2014년 11월 11일 개통2009년 4월 30일 개통

 
트램도 두바이 메트로가 커버하지 못하는 두바이 마리나 일대의 관광지역을 연결하기 위한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 두바이를 관통하는 도시 철도이자 두바이 인구 증가와 관련된 대중교통 시설로 설명하려먼 두바이를 대표하는 도시철도 수단인 메트로를 배경화면으로 쓰는 것이 더 적합할텐데, 굳이 팜 주메이라 모노레일을 배경으로 삼았네요. 셰이크 자이드 로드의 화려한 빌딩숲 사이를 관통하는 두바이 매트로의 지상구간을 담았다면 더욱 상장적이었을텐대요,
 
두바이 메트로는 2020년 엑스포를 위해 2020년 9월 엑스포 루트를 추가하여 연장했고, 두바이 메트로 개통 20주년이 되는 2029년 9월 개통을 목표로 블루 라인을 신설하며 두바이의 많은 지역을 커버하는 대중교통 수단이 되고 있고.


두바이 도로망 확충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통 10주년을 맞이한 두바이 트램 역시 선로룰 만들지 않고 도로에 칠한 페인트를 카메라가 인식하여 전기로 자동주행하는 차세대 트램을 두바이 내 여덟 지역에서 운행햘 예정이라고 지난 주말 발표된 바 있습니다. 트램 역시 두바이 도시를 관통하지는 않지만 대중교통 수단으로서의 보다 많은 역할이 부여되기 시작한 상황이죠.
 
 

아무리 방송 프로그램이라지만...

무슨 예능 프로그램도 아니고 (이라고 해도 문제지만...) 이런 세계 여러 국가를 소개하는 정보성 프로그램에서 아무리 외주제작이라고 해도 공영방송에서 기본적인 사실을 확인하거나 감수받지 않고 내보냈다는 것이 그야말로 참담한 기분이었습니다. KBS가 비단 이런 프로그램만 문제가 아니라 많은 이들의 질타를 받고 있는 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긴 하더라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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