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모있을지도 모를 걸프지역 가이드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TMI 가득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중동여행정보/정보

[정보] 아랍지역에서 보기 드물게 UAE의 파인 다이닝 시장에 본격 진출 중인 한식당의 진화

둘라 2024. 10. 15. 02:09
728x90
반응형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랍 국가인 요르단을 갔던 1998년, 그리고 두 차례의 사우디 외노자 생활을 경험했던 2000~2012년에만 해도 제대로 된 한식당을 찾기는 힘들었습니다. 한국 게스트 하우스 내에서 식당을 운영하거나 빌라를 개조한 한식당이 몇 개 있었던 정도로 기억합니다. 당국의 영업 라이센스를 취득했는지 여부가 궁금했을 정도로 거리에서 봐서는 간판을 찾기 힘들 정도였죠.
 
좀있으면 곧 10년을 채우게 된 UAE 생활을 시작하기 전 출장이나 여행으로 들렀던 두바이에서는 쇼군이나 만나랜드 등 좀더 제대로 된 한국식당을 볼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사우디에서 봤던 식당들과는 달리 도로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큼지막한 간판을 정상적으로 달고 영업을 한다던가, 3~4성급 호텔 안에 영업하는 식당들 말이죠.
 
그리고 2010년대 중후반 이후 한류의 영향을 받은 여러 한식당들이 UAE에 하나둘씩 문을 열기 시작했고,

이미지를 클릭하면 UAE의 한국식당을 검색어로 하는 구글맵으로 연결됩니다.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김포 (Kimpo Korean Bar, 두바이 콘레드 호텔) 같은 한국식 술집이라던가, 2020년대 들어서는 두바이에 한국식 빵집, 카페도 잇달아 문을 열면서 장르도 다양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아쉬웠던 점은 역시나 전세계 다양한 나라에서 온 식당들이 영업하는 UAE 파인 다이닝 시장에 자리잡은 한식당은 많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정말 다양한 레벨의 일본 식당이 성업 중인것과는 다르게 말이죠. 두바이 구도심인 데이라에 있는 5성급 호텔인 아시아나 호텔의 시그내처 식당인 소나무가 두바이에서 오랫동안 터줏대감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아시아나 호텔은 한국인이 세운 호텔이라는 점에서 약간의 아쉬운 점이 있었죠.

 

소나무 (Sonamu)

주소: Mezznine Floor, Asiana Hotel, Salahuddin Road, Dubai
홈페이지: https://asianahospitality.com/hotel/asiana-hotel/dining/
 
2016년에는 지금은 힐튼 계열의 V호텔로 바뀐 W 두바이 알합투르 시티 31층 전망좋은 곳에 전혀 한식당 같은 인테리어와는 거리가 멀어 어른들을 모시고 가기엔 살짝 부담스러울 정도로 힙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던 한식당 나무가 문을 열면서 다국적 호텔 체인의 5성급 호텔에 처음 문을 연 한식당이 되었지만, 알합투르 시티가 메리어트와의 운영계약을 끝내고 힐튼과 계약하면서 자연스레 문을 닫은 바 있습니다.

 

나무가 문을 닫은 후 여러 한식당들이 들어서지 않았던 UAE에 코로나19 끝무렵인 2022년부터 해외 5성급 호텔 내에 한식당이 문을 열기 시작하게 됩니다.
 
그 시작은 의외로 두바이가 아닌 아부다비에서였습니다.

 

다온 (Taon Korean Restauant/ 2022년 2월 개장)

주소: Level P2, Sofitel Abu Dhabi Coniche, Conishe Road, Abu Dhabi 
홈페이지: https://taonkoreanrestaurant.com
메뉴: https://taonkoreanrestaurant.com/menu/

 
아부다비 5성급 호텔 식당가에 최초로 문을 연 다온은 한식당스러운 분위기에 정통 한식&일식당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보통 JAKO라고 해서 일식에 한식을 곁들인 것이 아닌 한식에 일식을 곁들인 식당이기도 하죠.
 
그리고 2023년 말과 2024년 초에 걸친 두 달 사이에 이례적으로 한식 고깃집 (스테이크 하우스)를 표방하는 두 개의 식당이 5성급 리조트에 나란히 들어서게 됩니다. 한정식이 아닌 고깃집으로 말이죠.
 

 

누리 (Nuri Grill & Bar/ 2023년 12월 8일 개장)

주소: Hilton Abu Dhabi Yas Island, Yas Island, Abu Dhabi
홈페이지: https://nurigrillbar.com/menu/
메뉴: https://nurigrillbar.com/menu/

 
제가 힐튼에 묵었던 개장 초기에는 없었던 식당 (개장 당시엔 뭐가 들어올지 알려지지 않았던 상황이었음...)인 누리는 아부다비 공항 근처의 맛집 한식당인 마당에서 운영하는 스테이크 하우스로, 다녀온 지인들의 반응을 보니 상대적으로 무난한 가격대에 아이들과 함께 가기에 부담없는 곳이라는 공통적인 평가가 있더군요. 아이들을 위한 메뉴가 별도로 구성되어 있고, 삼겹살 같은 돼지고기도 판매합니다.

 

스모키 모토 (Smoki Moto/ 2024년 1월 25일 개장)

주소: Marriott Resort Palm Jumeirah, Palm Jumeirah, Dubai
홈페이지: https://www.smokimotodubai.com
메뉴: https://www.smokimotodubai.com/our-menus

 
매리어트 리조트 팜 주메이라가 문을 열었던 2022년부터 예정이 되어 있었던 이름만 들어서는 전혀 한식당 같지 않은 스모키 모토가 두바이 최초의 (주류판매) 라이센스를 받은 한식 스테이크 하우스 (Dubai’s first licensed Korean steakhouse opens)를 표방하며 리조트 개장 1년을 훌쩍 넘긴 2024년 1월에 문을 열었습니다.

 

UAE에 있는 식당들이 공식적으로 술을 판매하려면 각 토후국 당국으로부터 라이센스를 취득해야만 가능합니다. 식당 메뉴 중에 술이 없거나, 있어도 다른 용기에 담아 비공식적으로 파는 식당들이 있다면, 바로 당국으로부터 주류판매 라이센스를 취득하지 않았거나, 못했기 때문이죠.

 

이름부터 낯선 스모키 모토는 필리핀 마발라카트의 클락 메리어트 호텔에서 시작된 브랜드입니다. 한국인이 일식당을 운영하는 것처럼 이젠 다른 나라에서 만든 한식당들을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죠. 아무래도 두바이의 부촌인 팜 주메이라 내 5성급 리조트에 있다보니 가격대는 높은 편이고, 왠지 옷을 잘 입고 가야할 것만 같은, 아이들과 동행하기엔 살짝 부담스러운 고급 스테이크 하우스라는 지인의 공통적인 평가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올 연말에는 팜 주메이라에 스모키 모토에 이어 또다른 파인 다이닝 한식당이 개장을 앞두고 한찰 막바지 준비 중에 있습니다.
 

한우 (HANU/ 2024년 4분기 중)

주소: St. Regis Gardens, Palm Jumeirah, Dubai
홈페이지: https://hanu-restaurant.com/ 
 

기사에 소개된 내용으로 봐선 한우(로 읽는 게 맞는거 같은데...)가 들어설 세인트 레지스 가든스는 뭔가 거창한 장소로 보이지만, 사실 미슐랭, 고에미요 등의 레스토랑 가이드북과 The World 50 등이 주목하는 인도식당 트레신드 (Tresind Studio)를 필두로 모노레일 정류장도 있는 나킬몰 옥상에 조성 중인 파인 다이닝 식당가입니다. 

 

쇼핑몰 옥상에 호텔의 이름을 딴 식당가가 들어서게 된 이유는 세인트 레지스 두바이 더 팜이 가늘고 높기만 한 팜 타워의 저층부에 자리잡았기에 식당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극히 제한되어 한 몸통인 나킬몰의 옥상을 확장해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인트 레지스 가든스에서 본 팜 타워. 저 타워 꼭때기에 전망대 더 뷰, 스시삼바, 아우라 스카이 풀이 있다.

 
 

한우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세인트 레지스 가든스에서 보이는 팜 타워 51층에 자리잡은 전망좋은 맛집이자 명소로 자리잡은 스시삼바 (Sushisamba)의 성공을 이끈 문경수 셰프가 준비 중인 한식당이기 때문입니다. 아키라 백 (아키라 백), 하워드 고 (셀라비), 블라디미르 김 (미미카쿠시) 등 두바이에서 파인 다이닝 일식당을 이끄는 한국계 셰프들은 있지만, 한식당을 이끄는 경우는 흔치 않거든요.

 

개장일정이나 메뉴가 공개되진 않은 상황이라 이름만 봐서는 역시나 스테이크 하우스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근처에 있는 스모키 모토와 어떤 차별점을 둘지도 궁금해지는 가운데, 한국인 셰프가 두바이 파인 다이닝 계열의 한식당과 일식당을 동시에 이끄는 첫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그리고 한우 역시 스시삼바처럼 성공시킬 수 있을지 더욱 흥미로울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한식당과 일식당으로 두바이에서 성공한 외국인 셰프가 있거든요.

 
 

두바이 미슐랭 가이드에 2024년 처음으로 한식당이 이름을 올렸는데... 이름이 뭐라고???

UAE 파인 다이닝계에 고깃집을 중심으로 한식당이 하나둘씩 문을 열고 있는 가운데, 올해로 세번째를 맞이하는 두바이 미슐랭 가이드 2024에서 한식당이 처음으로 빕 구르망에 선정되면서 한식당이 미식 가이드에도 이름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아이러니한건, 두바이 미슐랭 가이드에 처음 선정된 퓨전 한식당 홀리카우 (Hoe Lee Kow)는 어떻게 읽어야 할지도 모를 낯선 이름에 걸맞게 한국인 셰프가 아닌 외국인 셰프가 운영하는 식당이라는 점입니다.

 
싱가포르 출신으로 부르즈 알아랍의 알마하라 레스토랑, 주마를 거쳐 두바이에서 오너 셰프로 자리잡은 리프 오스만 (Reif Othman)은 자신의 이름을 건 일식당인 Reif Japanese Kushiyaki에 이어 한식당인 홀리카우 (Hoe Lee Kow)까지 미슐랭 빕 구르망에 잇달아 이름을 올리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자기 나라 음식이 아닌 셰프에겐 외국 음식인 일식과 한식만으로 올해 선정된 18개 빕 구르망 식당 중 3개의 식당이 그의 식당 (Kushiyaki 2곳, Hoe Lee Kow)이니 말이죠. Kushiyaki 본점은 2022년부터 3년 연속 선정되었고, 두바이 힐스에 문을 연 Kushiyaki 분점과 Hoe Lee Kow는 올해 처음 나란히 이름을 올렸으니까요.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