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휴가를 맞아 한국에 체류 중인 둘라는 잠실에 있는 롯데월드몰을 찾았다가 입점준비 중인 한 매장 간판에 시선이 꽂혔습니다. 한국에서 보기드문 아랍어 간판에 선명하게 적힌 그 이름 바틸 (Bateel).
UAE 거주자 입장에서야 자주 가지는 않지만 한국에 오는 길에 챙기는 선물로 친숙한 브랜드이긴 하지만, 이 브랜드의 매장을 아랍 식당들이 제법 있는 이태원이 아닌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보게될 줄은 몰랐으니까요.
바틸 (Bateel)?
바틸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유기농 프리미엄 데이츠(대추야자)를 생산, 판매하는 '럭셔리 고메 브랜드입니다. "새로운 나무로 자랄 수 있는 대추야자의 어린 가지"를 의미하는 아랍어 단어에서 이름을 따온 바틸 (بتيل)은 1930년대에 사우디 리야드에서 첫 데이츠 농장을 운영하기 시작하다 1991년 리야드, 이듬해인 1992년 두바이에 첫 바틸 부티크를 개점하면서 지역의 F&B 시장에 뛰어듭니다. 네... 두바이가 아닌 사우디에서 시작된 브랜드에요.
아랍에선 가장 인기있는 먹거리 중 하나인 데이츠 매장으로 자리를 잡아나가던 바틸은 2000년 데이츠 초콜릿을 발명하면서 손님접대용으로 까후와와 함께 내주던 데이츠의 고급화를 진행하면서 해외진출에 나서게 됩니다. 데이츠를 단순히 가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데이츠에 고급스럽고 화려한 초콜릿을 결합하여 제품을 다양화하고
고급화에 걸맞춰 포장지마저 재질을 다변화하면서 고급화하는 전략을 택해 럭셔리 데이츠 브랜드로 자리잡게 됩니다.
이름에서도 드러나는 다양한 상품 개발을 통한 데이츠의 고급화 전략은 성과를 거두어 글로벌 명품 브랜드인 LVMH와의 파트너쉽 체결, UAE 왕실 및 에미레이츠 납품 등의 성과를 거두며 중동의 고디바와 같은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바틸은 시장에 따라 두 개의 매장을 내놓는데, 데이츠 초콜릿과 관련 상품을 파는 바틸 부티크와
식당을 겸한 카페 바틸이 있으며,
공홈을 보니 이번에 한국에 들어오는 1호점은 바틸 부티크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바틸의 서울 진출이 꽤나 의외로 다가오는데, 그 이유가...
두바이에서 온 초콜릿?
바틸은 회사의 역사를 놓고 보면 분명 사우디에서 온 브랜드지만, 현재 탕후루에 이어 광풍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두바이 초콜릿의 후광을 입기 위함인지 바틸 코리아는 두바이에서 왔음을 어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데이츠를 베이스로 하는 바틸은 태생 자체가 두바이 초콜릿과는 분명 거리가 있습니다. 핵심 식자재가 다르고, 급이 다르죠.
게다가 롯데월드몰에는 이미 두바이 초콜릿의 영향을 받은 팝업 스토어와 카페가 이미 영업 중이기도 하구요.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에서의 광풍과 더불어 대란템이 되어 버린 두바이 초콜릿의 원조 FIX Chocolate는 홈페이지도, 어딘가에 상설이든, 팝업이든 입점한 매장도 없이 딜리버루라는 UAE의 배민 같은 배달앱을 통해 오후 2시와 5시의 정해진 시간에만 주문해 두바이 내에서만 배송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영세업체라는 점이 함정.
이렇기에 바틸에 가서 광풍의 두바이 초콜릿을 찾아봐야 팔지 않기에 "두바이에서 왔다"는 홍보는 두바이 초콜릿에 꽂힌 소비자들에겐 되려 혼선을 줄 가능성도 없잖아 있습니다.
먹거리로서의 데이츠는 한국인들에겐 호불호가 강한데?
아랍에서야 사막 유목생활에 필수인 완벽한 음식으로 손꼽히는 식자재이자 까후와와 함께 손님 접대의 필수템인 데이츠지만, 한국에선 아무래도 생소할 수 밖에 없는 식자재이기도 합니다. 특히 단 대추야자와 초콜릿 등이 합쳐져 한국인 입맛엔 꽤나 달게 느껴질 수 밖에 없어서 바틸을 맛본 사람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큰 편이거든요.
얼마전 스레드 계정에 이 소식을 살짝 올렸을 때, 의외로 많은 댓글이 달렸었는데 그 댓글들 조차도 호불호가 갈릴 정도였으니까요.
호 | 불호 |
과연 중동에서 파는 그대로를 팔지, 아니면 조금 덜 단 품종의 데이츠를 사용해 당도를 조금 낮춰서 들여올지 사뭇 궁금해지는군요. 데이츠 역시 품종에 따라 덜 단 품종부터 혈압과 혈당을 증폭할 정도로 미친듯이 단 품종이 있기에 덜 단 데이츠를 베이스로 만들면 우려되는 당도를 낮출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높은 가격대의 럭셔리 브랜드?
기본적으로 중동에서도 고가의 럭셔리 고메 브랜드다 보니 가격대를 어떻게 책정할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두바이에서 사는 가격과 별차이가 없다면 굳이 들어올 때 선물로 챙길 필요가 없지만, 터무니없이 비싸면 사들고 들어오는게 싸게 먹힐 수도 있을테니까요.
싱가포르에서 바샤커피를 들여와 고가에 판매해 재미를 보고 있는 롯백인만큼 바틸 역시 싸게 팔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어쨌거나 커피는 대부분의 한국인들에게 친숙한 상황에서 고급 원두라는 명목으로 차별화를 꾀할 수가 있지만, 데이츠는 그런 메리트가 없다는 것이 문제죠.
- 데이츠라는 낯선 식자재
- 당도에 만감한 한국인들에겐 과할 수 있는 당도
- 낯설고 지나치게 달 수도 있는데, 게다가 가격대가 있는 고가의 럭셔리 디저트.
대부분의 한국인들에겐 낯선데다 상대적으로 높은 당도로 호불호를 야기할 수 있는 데이츠를 한국 시장에 소개한다는 점에선 긍정적인데, 과연 이를 어떻게 정착시킬까는 성패여부를 결정짓는 큰 과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음에 한국에 다시 들어왔을 땐, 자리를 잘 잡아 확장할 수 있을까...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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