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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고에미요와 미슐랭 가이드가 주목한 젊은 아랍인 셰프의 두바이 스타일 오마카세 전문점, 문라이즈!

둘라 2022. 6. 27.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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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주간에 걸쳐 잇달아 발표한 프랑스의 양대 미식 가이드 고에미요 UAE와 미슐랭 가이드 두바이 소식을 정리하면서 접하게 된 많은 레스토랑 중에서 개인적으로 유독 호기심이 생긴 레스토랑이 있었습니다.


고에미요에서는 1토크와 올해의 퓨쳐 그레이트 셰프상을,
미슐랭 가이드에서는 미슐랭 셀렉티드와 올해의 영 셰프상을 받은 문라이즈와 셰프 술레이만 핫다드.

UAE에서는 보기 드문 아랍인 셰프가 운영하는 일식집도 아닌 오마카세 전문점.
작은 규모의 일식집이 많지 않은 UAE 내에서 호세키에 이어 두번째인 8석 규모의 오마카세 전문점.
그런데... 그 아랍인 셰프는 시리아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두바이에서 태어나서 자라 일식을 공부해서 조리한다!?

일단 프랑스의 양대 미식 가이드가 선정한 두바이 내 최고 일식집인 호세키를 2년 전에 경험해 봤기에 비슷한 컨셉이지만 여러가지 면에서 대조적인 문라이즈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당연한 수순이었을지 모르겠습니다. 대략 두 식당을 비교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호세키 문라이즈
위치 불가리 리조트 두바이 에덴 하우스
규모 8석 (+ 단체석) 8석
셰프 스기야마 마사히로 (일본인)
- 가업으로 6대째 초밥을 만들어 옴
- 긴자의 미슐랭 원스타 스시 카네사카 출신
술레이만 핫다드 (시리아인)
- 시리아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두바이에서 태어나 자랐으며 일식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일본과 런던에서 조리를 공부한 후 24세에 문라이즈 창업.
오마카세 스타일 정통 일식 스타일 중동식과 일식을 버무린 퓨전 스타일
식대 점심: 1,000디르함 (코하쿠)
저녁: 1,500디르함 (히스이) / 2,000디르함 (루리)
(2년 전만 해도 900디르함, 1,400디르함이었는데...)
점심: 없음
저녁: 550디르함
음료 및 주류 식대에 미포함/ 사케 등 다양한 술 취급 식대에 포함/ 물, 차, 커피, 무알콜 목테일만 취급
고에미요 UAE 2022 2토크 1토크
퓨쳐 그레이트
미슐랭 가이드 두바이 2022 1스타 미슐랭 셀렉티드
영 셰프


좌석수가 정해져 있기에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에 예약해야 합니다. (링크) 단, 예약과 동시에 선불이고 부득이하게 일정 변경시에는 변경비가 추가로 과금 (1석당 250디르함)되기 때문에 일정이 확실할 때만 예약하는 편이 낫습니다.

아울러 최소 8석 이상을 빌리면 통째로 빌릴 수 있습니다. 호세키가 가격을 인상하기 전 단체석을 빌릴 경우 최소 2만 디르함 이상을 팔아야 한다고 했던 점을 감안하면 8석 오마카세로서는 가성비만큼은 압도적으로 좋은 편입니다.

예약하면 식당측에서 몇 시간 전에 전화가 와 예약 관련 사항을 확인한 후 왓츠앱으로 약도를 보내줍니다.

저녁에만 영업하는 문라이즈는 호세키와 마찬가지로 두 타임 19:00~21:00 (8석) / 21:30~23:30 (8석)만 운영하는데, 초행길인데다 식사 후 집까지 한 시간 넘게 운전해서 돌아와야 했기에 19:00에 예약하고 여유있게 문라이즈가 있는 에덴 하우스에 도착했습니다.



UAE 내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들이 대부분 호텔이나 쇼핑몰 등 접근성이 좋은 곳에 입점하는 것과 달리 문라이즈가 들어선 에덴 하우스는 호텔이 아닌 일반 주거용 레지던스 건물입니다. 상업용 시설에 들어와 있지 않아 사람들이 잘 모를 수 밖에 없기에 왓츠앱으로 미리 약도를 보내주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나마 에덴 하우스 건물이 그 일대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라 막상 근처에 도착하면 찾기는 쉽습니다만, 운전하다 보면 안내판이 거의 없다시피 하기에 건물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있는 서비스 도로를 이용해 들어와야 해서 자칫 그 포인트를 놓치면 한 블럭을 다시 돌아야만 하는 점에 유의.


건물 앞에 바로 공영 유료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킬 수 있습니다. 식사시간 두 시간에 여유시간 포함해서 3시간 주차시키면 주차비는 12디르함 (일요일은 무료) 셰이크 자이드 로드의 스카이 라인을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고, 미래 박물관도 보입니다.


간판이 크게 달려 있는게 아니라서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당황하기 쉽지만, 일단 이 Beat X 표지판을 찾으면 되더군요.


그 옆에 보이는 건물 진입 통로에 크지 않은 글씨로 달아놓은 표식을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레지던스 건물 안으로 들어서서...


오른편에 나타나는 첫번째 문을 통해 로비를 가로질러 안쪽으로 들어가면...


엘리베이터 로비가 있습니다.


이 레지던스 건물은 올라갈 층을 패널에서 찾아 미리 선택하는 방식으로 세번째 페이지의 R층을 누르면 R층으로 올라갈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됩니다.


R층에 내리면 양쪽으로 문이 있고 꼭 왼쪽으로 가야할 것 같지만, 어느쪽으로 나가도 상관없이 문을 열고 나가 앞쪽으로 가면 됩니다.


셰이크 자이드 로드에서 좀 떨어진 곳에서 보는 셰이크 자이드 로드의 스카이 라인을 따라...


가다보면 지는 해를 바라보는 루프탑 수영장이 있는데...


문라이즈는 바로 이 레지던스 루프탑 수영장을 바라보며 자리잡고 있습니다. 조금 쌩뚱맞죠!?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눈에 보이는 공간이 전부.


앞에 놓여진 수건 위에 상호가 적힌 두꺼운 종이가 있는데,


뒷면의 QR코드를 통해 메뉴를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주방을 통해 셰이크 자이드 로드의 스카이 라인을 같이 즐길 수 있는 호세키와 달리, 문라이즈는 배경은 사이드와 뒤에 있고 오직 주방만을 바라보도록 되어 있습니다. ㄷ자형 바인 호세키와 달리 문라이즈는 일자형 바.


뒷편 대기석 테이블에 보니 고에미요 가이드북이 놓여져 있습니다. 디지털 버전만 나온 미슐랭 가이드 두바이와 달리 고에미요 UAE는 책과 디지털 버전 모두 제공됩니다. 실물은 처음 보는데 훑어보자니 제본 퀄러티가 떨어져서 105디르함인가 살까 생각했다 안 산 것이 다행이었달까요...


문라이즈의 셰프인 술레이만 핫다드입니다.


지난 두 주간 받은 상들이 부엌 한쪽 구석 선반에 모셔져 있었습니다. 식당을 연지 2년정도 되었는데, 지난 두 주간의 수상으로 인생이 바뀐듯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는군요. 하긴... 저도 그 소식을 전한다고 포스팅하지 않았으면 이런 곳이 있었는지도 몰랐었을테고, 이 포스팅도 없었겠죠.


웰컴 드링크를 포함한 모든 무알콜 음료는 식대 550디르함에 포함되어 있어 선불로 예약한 후 몸만 오면 됩니다. 어차피 술은 안 파니까요.


키가 의외로 작은 셰프 술레이만 핫다드. 양손을 가지런히 앞에 모으고 서서 사람들을 기다리는 아랍인을 본 기억은 개인적으로는 20년이 넘는 동안 거의 없었기에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른 목테일로 바꿔 목을 축이며 식사시간을 기다립니다.


식사 시작!

디저트를 포함해 총 9가지의 메뉴가 나왔습니다. 메뉴는 시즌마다 바뀌는데, 제가 먹었던 메뉴는…

푸아그라 푸리 (Foie Gras Puri)


푸아그라, 대추야자, 사프론과 파인애플 츄트니, 시촨 칠리 오일로 만든 푸아그라 푸리는 한 입에 먹을 것을 권장하는데, 매콤한 뒷맛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쇼 키친이 넓지 않은데다 보조 셰프들과 함께 메뉴를 준비하기에 호세키에 비해 조금 부산해보이는 면이 없잖아 있습니다.


츄토로 + 데이트 군칸 (Chutoro + Dates Gunkan)


대추야자와 로컬 꿀로 만든 니기리로 꿀이 들어가 있기에 빨리 먹지 않으면 꿀이 그릇 위로 흘러내립니다.


스파이시 하마치 (Spicy Hamachi)


노리 튀김 위에 새끼 방어 타르타르, 유자 드레싱, 블랙 트러플 캐비어가 얹어져서 제공됩니다.


미소 무함마라 + 유주 스트라치아텔라 (Miso Muhammara + Yuzu Stracciatella)


셰프가 두바이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시리아인임을 보여주는 메뉴로 시리아 알렙포에서 기원한 것으로 알려진 무함마라에 알렙포산 칠리와 샤워도우 미소를 섞어 유자가 가미된 스트라치아텔라을 얹었으며, 숯에 직접 구운 쿱즈와 함께 제공됩니다.


처음으로 나오는 숟가락에 떠서 먹어도 되고, 쿱즈에 얹어 함께 먹어도 됩니다.


숙성된 하마치 사시미 (Cured Hamachi Sashimi)


숙성된 방어회에 레몬 스킨 퓨레, 옻나무 쇼유 드레싱, 회향, 딜 오일이 함께 제공됩니다.


메뉴가 나오기 전 스푼과 함께 젓가락.... 아니 특이한 모양의 핀셋이 함께 나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A5 츠쿠네 + 캐비어 (A5 Tsukune + Caviar)


사로마 A5 (BMS 10+) 츠쿠네와 블랙 트러플 폰즈, 칼루가 케비어 위에 라임을 얹은 메뉴로 가장 맛있었습니다. 셰프 술레이만도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메뉴라고 하더군요. 같은 타임에 식사하던 이마라티 여자 손님이 닭고기가 좀더 추가되었으면 좋겠다고 얘기하는 걸로 봐서 그 분에게도 잘 맞았던듯 싶네요.


그 다음부터는 디저트스러운 메뉴들이 나옵니다.

다크 초콜렛 (Dark Chocolate)


미소가 가미된 다크 초콜렛 소벳에 다크 초콜렛 커피 크럼블이 들어가며 금박이 얹어지는 것이 포인트!


딸기 + 바스크 치즈케이크 (Strawberry + Basque Cheesecake)


프로즌 바스크 치즈케이크, 딸기 젤리, 으깬 딸기, 딸기 튈, 헤이즐넛 크럼블을 층층이 겹쳐 제공되는 메뉴로 숟가락으로 으깨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호지차, 로컬 허니, 바닐라 (Hojicha, Local Honey, Vanilla)

마지막 메뉴는 꿀과 바닐라 가나슈 트러플에 속을 편하게 해주는 호지차가 함께 제공됩니다. 호지차 역시 무한 리필 가능.


제가 먹었던 시간대에는 6명의 이마라티 여성 그룹과 이탈리아 커플 1쌍, 그리고 저까지 9명이 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셰프가 자신이 어떤 과정을 거쳐 일식 셰프가 되었는지 이야기를 하는데, 일식집이 많은 두바이에서 자랐기에 부모님을 따라 5살 때부터 (이름은 까먹었지만...) 유명한 일식집을 다니면서 일식에 눈을 뜨게 되었다는 에피소드에 그 곳을 기억하는 듯 이마라티 여성 손님들의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식사 전 꽤나 시끌벅적한 여성 손님 일행으로 인해 레이디스 나잇에 온 것 같다고 셰프 술레이만에게 얘기했더니, 정부 고위 관계자의 손님이니 양해해 달라고 하더군요. 나중에 보니 그 일행 중에 뉴스에서 종종 봐 내적 친밀감은 없지만 왠지 낯이 익은 인물이 일행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여성 손님들 사이에 있어서 굳이 사진에 담진 않았지만, 긴가민가해서 몇 번을 보니 누라 알카아비 문화청소년부 장관이더군요. 식당에서 밥먹다가 UAE 고위 인사를 마주친 건 5년전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현 UAE 대통령 (당시 아부다비 왕세제)에 이어 두번째.

누군지 설명하기 위한 참고용 사진이나 의상은 비슷했습니다.


만족스럽게 두 시간에 걸쳐 저녁을 먹고 나온 후 둘러본 두바이의 야경.




셰이크 자이드 로드에서가 아닌, 조금 떨어진 곳에서 보는 야경도 색다른 느낌을 줍니다.


이제 식사를 마치고 돌아가야 할 시간.


문라이즈는 정통 일식 오마카세와는 한참 거리가 멀지만, 그야말로 두바이에서나 가능한 두바이 스타일의 퓨전 오마카세 전문점이었습니다.

시리아인과 프랑스인 부모의 정서를 이어받아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문화가 어우러진 두바이에서 태어나 생활하며 일식을 배운 후 재해석한 오마카세점.


셰프 특유의 아랍+유럽+일식의 백그라운드가 한데 어우러진 문라이즈의 스타일은 이들이 가진 단점을 적절하게 상쇄시킨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건강한 음식을 만들고 싶다는 셰프의 컨셉이 반영되어 메인이든 디저트든 헤비한 성향이 가능한 아랍식 메뉴를 헤비하지 않게, 주마 같은 컨템포러리 일식집 메뉴에서 접하게 되는 유럽인 취향의 다소 적응 안되는 맛도 최대한 억제하면서 적절하게 일식과 식자재를 가미했달까요?

이러한 점들이 두바이에서 자생한 젊은 셰프와 식당으로 프랑스 양대 미식 가이드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식사 도중 얘기를 듣다보니 확장 이전해서 점심을 추가할 계획도 있다고 하니 언제까지 이 곳에서 영업할진 모르겠지만, 일반 레지던스 루프탑에서 색다른 오마카세를 경험하는 것도 어찌보면 두바이스럽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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