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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C&GU/UAE

[정치]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의 대통령 취임, 아부다비의 차기 크라운 프린스는?

둘라 2022. 5. 18.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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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복형 셰이크 칼리파 대통령을 대행하여 실질적으로 UAE와 아부다비를 이끌어 온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이 지난주 금요일 셰이크 칼리파가 서거함에 따라 서거 당일 제17대 아부다비 통치자에 취임한데 이어 다음날인 14일 제3대 UAE 대통령에 선출되어 정식으로 UAE와 아부다비를 대표하는 통치자가 되었습니다.

 

아직은 40일간의 애자신도기간이 진행 중인 조문 정국이고 특별한 지병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급한 사안은 아니지만, 그의 통치자 취임으로 공석이 된 차기 UAE 대통령 겸 아부다비 통치자 자리를 물려받을 크라운 프린스에 누구를 지명할지 궁금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왕세자에 지명된 후 통치자가 되기까지 35년 걸린 고 셰이크 칼리파와 18년이 걸린 자신의 경우를 되돌아보면 크라운 프린스에 지명되더라도 언제 통치자가 될지,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생길지는 그 누구도 모르긴 하지만요. 

 

현시점에서 그가 크라운 프린스로 지명 가능성이 높은 알나흐얀 씨족의 후보군들은 누가 있을까요?

 

 

1. 현재 요직을 맡고 있는 친동생 (왕세제)?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은 알나흐얀 씨족 내 최대 파벌인 바니 파티마 (셰이카 파티마의 아들들)의 여섯 아들 중 첫째입니다. 바니 파티마는 국부 셰이크 자이드와 그의 세번째 부인이자 국모 셰이카 파티마 사이에 낳은 6명의 아들로 살만 국왕이 마무리하게 될 사우디의 수다이리 세븐에 비할 수 있는 건국자의 수많은 아들 중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최대 파벌입니다.

 

워낙 사우디를 건국한 이븐 사우드의 아들 세대가 이미 고령이 되었기에 70~80대에 왕세제에 지명되고도 나이를 이기지 못하고 국왕이 되기 전 두 명이나 세상을 하직한 사우디는 이미 무함마드 왕세자로 대표되는 이븐 사우드의 손자 세대로 세대 교체를 단행했지만, UAE는 지난해 환갑을 맞이한 셰이크 무함마드가 이복형에 이어 새 대통령이 되었고 그의 친동생들이 국가 요직을 장악하고 있기에 세대 교체보단 친동생을 왕세제로 지명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입니다. 

 

그럼 그의 친동생 중 왕세제 지명 가능성이 높은 사람은 누가 있을까요?

 

이름 함단 빈 자이드 알나흐얀
나이 1963년생 (58~59세)
주요 직함 알다프라 (서부지역) 통치자 대리인 (2009년 7월 13일 ~ 현재)

바니 파티마의 둘째인 셰이크 함단은 차기 후계 구도에선 2009년에 일찌감치 탈락했습니다. 1997년부터 12년간 UAE 부총리를 역임했던 그는 2009년 7월 뜬금없이 알다프라 통치자 대리인에 지명된 이후 언론에선 거의 다뤄지지 않을 정도로 존재감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 좌천성 인사를 취하게 된 배경에 대한 정부 당국의 발표는 없었지만, 유출된 설에 의하면 UAE에 입헌 군주제를 도입하기 위한 무혈 쿠데타를 꾀하다 적발되어 (무슬림 형제단의 위상 강화에 대한 우려로 민주주의 도입엔 강한 거부감을 가진) 셰이크 무함마드에게 완전히 찍혔다고 하네요. 표면상으로는 알다프라 통치자 대리인이라고 하지만, 따지고 보면 (알다프라 지역이 아부다비의 광활한 사막지역 임을 감안할 때) 유배성 인사라고 하죠. 통치자 대리인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조차 아부다비 정부의 통제를 받는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말이죠....

 

 

이름 핫자 빈 자이드 알나흐얀
나이 1965년생 6월 2일생 (56세)
주요 직함 아부다비 집행 위원회 부회장 (2010년 12월 13일 ~ 현재)
연방 주민등록 세관 항만보안청 청장 (2012년 2월 29일 ~ 현재)

바니 파티마의 셋째인 셰이크 핫자의 이름은 전북 현대의 팬들이나 아시아 축구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것입니다. 2016년 전북 현대가 아챔 우승을 결정지었던 상대팀 알아인의 홈구장 이름이 그의 이름을 딴 핫자 빈 자이드 스타디움이니까요. 단순히 이름만 딴 것이 아니라 그는 알아인 구단의 집행이사회 및 명예이사회 부회장을 역임하고 있습니다. 그는 바로 위 형 셰이크 함단과 달리 셰이크 무함마드의 우호세력으로 알려져 있어 가능성은 있는데, 2016년 안보 보좌관 자리에서 물러난 후 국가 통치와 관련된 업무에서는 거리가 멀어져 있다는 것이 약점.

 

 

이름 타흐눈 빈 자이드 알나흐얀
나이 1969년 12월 4일생 (52세)
주요 직함 안보 보좌관 (2016년 2월 14일 ~ 현재)

바니 파티마의 넷째인 셰이크 타흐눈은 정치적인 직함은 안보 보좌관 밖에 없어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셰이크 무함마드의 총애 속에 아부다비 전반에 걸친 핵심 분야를 장악한 실세 중의 실세입니다. 특히 아부다비 경제와 외교에 있어서 그의 존재감과 영향력은 코로나가 발생한 2020년 이후 미친듯이 급부상했죠.

 

최근의 존재감과 영향력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잠룡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공식 석상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심지어는 장례식 중에도)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있는 그의 모습에서 보듯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점을 감안한다면, 왕위 승계보다는 배후에서 셰이크 무함마드와 그의 후계자를 지원하는 실세 of 실세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오히려 더 높이 보입니다. 굳이 아부다비를 통치하지 않아도 2020년대 이후 그의 회사와 계열사를 활용한 지속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동생 셰이크 만수르의 일부 사업을 포함해 인프라부터 서비스까지 다양한 아부다비 내 핵심 사업을 그의 손아귀에 넣고 있으니까요.

 

이름 만수르 빈 자이드 알나흐얀
나이 1970년 11월 20일생 (51세)
주요 직함 부총리 (2009년 5월 10일 ~  현재) (내각 서열 3위)
대통령부 장관 (2009년 11월 1일 ~ 현재)

바니 파티마의 다섯째인 셰이크 만수르는 맨시티를 인수하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가장 유명한 알나흐얀 씨족의 최고위 인사로 셀럽처럼 취급을 받지만, 그는 UAE 내각 서열 3위의 정치인이기도 합니다. 아버지 셰이크 자이드가 통치하고 있던 1997년 대통령실 (Presidential Office) 실장에 지명되면서 공직을 시작한 그는 이복형 셰이크 칼리파의 취임과 함께 교체될 가능성도 있다는 세간의 추측이 무색하게 대통령실 실장에 유임되었으며, 오히려 2009년 5월에는 UAE 부총리에, 2009년 11월에는 대통령실과 대통령 법원 (Presidential Court)이 합병하면서 격상된 대퉁령부 (Ministry of Presidential Affairs/ MOPA)의 초대 장관으로 취임하며 현재까지 25년째 UAE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습니다. 셰이크 무함마드의 다섯 동생 중 국가 운영 전반에 가장 근접해 있던 동생이랄까요. 

 

이런 점을 감안하면 계속해서 대통령부 장관을 유지할 수도 있겠지만, 셰이크 무함마드의 친동생 중에서 크라운 프린스를 지명한다면 상당히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네요. 최근 2년간 그의 일부 비즈니스가 비즈니스를 무한확장 중인 친형 셰이크 타흐눈에게 넘어간 것도 어찌보면 사전 포석이 아닐까 싶은 느낌적인 느낌...

 

 

이름 압둘라 빈 자이드 알나흐얀
나이 1972년 4월 30일생 (50세)
주요 직함 외교국제협력부 장관 (2006.02.09~현재) (내각 서열 5위)

UAE를 대표해 아브라함 협정에 서명하는 등 UAE 외교의 얼굴을 맡고 있지만, 아무래도 막내다보니 그에게까지 차례가 오진 않을 것 같네요. 이 동네 정치 구도에서 외교는 내무부, 국방부, 안보국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한 편이기도 하구요.

 

 

2. 사우디, 카타르와 마찬가지로 또래로 세대 교체 (왕세자)?

워낙 아직은 중장년이라고 할 수 있는 셰이크 자이드의 아들 세대가 국가 권력의 중심을 장악하고 있고, 그들의 어린 자녀들은 아버지와 함께 일찌감치 공직에 뛰어들어 수십년 째 여전히 현역인 아버지 세대로 인해 표면상으로 드러난 인물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그나마 드러나는 인물이 있다면....

 

이름 칼리드 빈 무함마드 알나흐얀
나이 1982년 1월 8일 (40세)
주요 직함 국가안보국장 (2016년 2월 15일 ~ 현재)
부 안보 보좌관 (2017년 1월 16일 ~ 현재)
아부다비 집행 위원회 회원
아부다비 행정실 실장
UAE 실행 위원회 회장

건강문제로 인해 언제 서거해도 이상하지 않을 살만 국왕의 뒤를 이어 차기 사우디 국왕이 될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왕세자 (1985년생)과 일찌감치 취임하여 내년이면 재임 10년을 맞이하는 카타르의 현 통치자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싸니 (1980년생)와 또래인 셰이크 무함마드 UAE 대통령의 장남 셰이크 칼리드 빈 무함마드 알나흐얀이 세대교체 시 부상되는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겉으로 드러난 아부다비 토후국 내 업무와 잘 드러나지 않는 국가 안보 관련 업무로 경험을 쌓고 있으나, 쟁쟁한 삼촌들을 제끼고 바로 왕세자로 지명되기는 아직은 쉽지 않아 보이죠.

 

개인적으로는 친동생 셰이크 만수르를 왕세제로 지명하고, 장남 셰이크 칼리드를 셰이크 만수르 후임 대통령부 장관에 지명하여 자신을 보좌하며 국가 운영의 경험을 쌓게하지 않을까 싶네요. 샌드허스트를 수료한 후 군생활로 정치적 기반을 다져온 자신과 달리 아들 셰이크 칼리드는 군을 맡기기 교육이나 경험이 없기도 하니까요.

 

과연 셰이크 무함마드는 자신의 첫 크라운 프린스로 친동생과 아들 중 누구를 지명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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