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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아시안컵 8강전 직관기- 카타르가 귀화선수를 활용하는 방식의 전환, 그리고 달라진 카타르 축구

둘라 2019. 1. 26.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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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부다비의 자이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한국와 카타르의 8강전을 현장에서 지켜 보았습니다. 



이 곳에서 생활한지 5년차에 접어 들었지만 한국 사람이 이렇게 많았나 싶을 정도로 많은 교민, 혹은 관광객이나 축구팬들이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이날 경기에 입장한 13,000여명의 관중들 중 한국을 응원하는 팬들이 10,000여명을 넘어보였을 정도로 일방적인 응원 속에 경기가 펼쳐졌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형제 국가의 경기라며 주최국 UAE를 비롯한 많은 이웃 걸프국가의 축구팬들이 카타르를 응원했겠지만, 카타르에 대한 고립 상태가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카타르를 응원하는 팬들은 적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카타르인들의 입국은 안보 상의 이유로 많은 제약이 따르니까요. 대신 카타르와 무난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오만과 고립 상태와는 무관한 팬들이 카타르를 응원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미 다들 아시다시파 경기는 카타르의 0대1 신승으로 59년만에 아시안컵 탈환을 노린다던 한국 국대는 되려 8강에서 탈락했고, 지난 러시아 월드컵 최종 예선전 도하 홈경기에 이어 33년 동안 패배만 안겨줬던 한국을 상대로 2연승을 거둔 카타르는 사상 첫 아시안컵 4강에 진출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내 언론들은 충격패라느니, 아부다비의 쇼크라느니 등의 표현을 써가며 소식을 전하고 있지만, 나름 꾸준히 중동 축구를 지켜보고 있는 관찰자로서 카타르 축구의 변화에 대한 다른 시각으로 이를 풀어보고자 합니다.


바로 이웃 걸프국가들과는 사뭇 결이 다른 귀화선수를 중심으로 한 카타르 엘리트 스포츠 육성정책의 변화를 말이죠.


카타르가 21세기 들어 유치한 굵직굵직한 국제적인 스포츠 이벤트인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개최 준비과정에서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2000년대 들어 급속하게 유입된 외노자로 인해 총인구수가 18년 만에 4배 이상 늘어나 2019년 1월 현재 270만명이 넘었다는 카타르 총인구 중 순수 자국민 수가 30만명 남짓에 불과한 카타르에겐 국대 구성을 위한 귀화선수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나마 있는 순수 카타르인의 대부분이 운동과는 거리가 멀고, 극단적으로 호르10억이 넘는 인구를 갖고도 헤메는 중국을 생각해보면 쉽지않은 일임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좀더 구체적인 정보가 궁금하신 분들은 이미지를 클릭!)


지난 2017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33년만에 한국을 꺾은 카타르를 이끌었던 호르헤 폿사티 전 카타르 국대감독은 몇십년 동안 어려워했던 한국을 꺾고도 러시아 월드컵 본선 도중 카타르 언론에다 대고 늘 고만고만한 선수 중에서 국대에 소집할 선수를 고르는 것도 한계가 있다며 선수풀이 한정되어 있다고 불평한 바 있었습니다.


(카타르 생활을 시작한 알가라파에서 보낸 첫 시즌인 04/05시즌 세바스티안 소리아는 셰이크 자심컵과 리그 우승을 경험한 후 카타르로 이적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우리에겐 세바스티안 소리아 같은 공격수가 없다는 말을 했던 바로 그 우루과이 출신의 세바스티안 소리아는 모국의 마이너 리그에서 전전하며 축구선수로서의 앞날이 불투명했던 2004년 여름 당시 UAE 알아인 감독과의 계약을 파기하고 그의 실적에 매료되어 더욱 좋은 오퍼를 던진 카타르 알가라파 감독을 맡게 된 고 브루노 메추 감독으로부터 처음 영입제안을 받았을 때, 세계지도를 펼쳐 놓고도 어디 있는지 몰랐다던 카타르로의 이적을 택했습니다. 이적 첫 시즌에 생애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안정적인 축구선수 생활을 지속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게 된 그는 결국 카타르에 첫발을 내딛은지 2년 만인 2006년 23세가 되던 해에 카타르로의 귀화를 선택하며 카타르 국적을 취득하고 현재까지 활약하며 선수생활의 황혼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우리가 카타르 국대를 통해 본 세바스티안 소리아의 모습은 전성기, 혹은 전성기에서 내려오기 시작한 30대 초중반의 모습을 본거죠. 반면, 이번 대회에서 날라다니고 있는 수단계 출신의 알모에즈 알리나 이라크계 출신의 밧삼 알라위 같은 현 카타르 국대의 주력 선수들은 아직 23살이 되지 않아 피파의 국적 취득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지 않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단 두 선수의 적법성 여부를 제기했던 언론인은 AFC로부터 답을 얻을 수는 없었지만, 신뢰할 수 있는 소스로부터 두 선수의 어머니에게 카타르 출생 증명서가 있어서 카타르 국대가 되는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간주되어 선수등록이 된 것이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과연 그 서류가 적법한 서류인가에 대한 의혹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합니다만... 결국, UAE가 4강전에서 패한 후 AFC에 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죠.





카타르 국대의 세대교체

이러한 논란이 제기되는 건 바로 카타르의 운동선수 귀화정책이 이미 성인이 되어 자국 리그를 통해 검증받은 선수를 귀화시키는 것으로 부터 잠재력이 있는 10대 외국인 선수들을 일찌감치 귀화시켜 정신까지 자국민으로 흡수하는 정책으로 바뀐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성인이 된 선수를 귀화시켜봐야 국가도 따라부르지 못하는 무늬만 카타르 선수일 뿐인데다 20대 중반 이후에나 제 몫을 하지만, 어린 외국인을 직접 육성하면 자신들을 확실한 축구선수로 키워준 새로운 조국 카타르에 대한 애국심을 가진 선수로 더 오랫동안 뛰게 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이러한 귀화정책의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실제 카타르 국대의 세대교체는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최종 예선 기간 중에 시작된 바 있습니다. 최종 예선이 시작될 무렵에는 베테랑 고참 선수들을 골고루 기용했지만, 그럼에도 좀처럼 부진을 면치 못하자 호르헤 폿사티 감독이 결국 베테랑 선수들을 배제하고 어린 선수들을 주전으로 내보냈던 것이죠. 우리나라 국대가 2016년 이후 맞붙은 세번의 맞대결에 나온 선수들을 보면 카타르의 세대교체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이 세 번의 맞대결에서 1승 2패를 기록했는데, 우리에겐 2020년대의 중심이 될 어린 선수들이 본격 투입된 두 경기에서 연달아 패한 것이 함정이죠.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2019년 아시안컵

2016년 10월 6일 수원 월드컵 스타디움

2017년 6월 13일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

2019년 1월 25일 자이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

한국 3:2 카타르

카타르 3:2 한국

한국 0:1 카타르

 사아드 알쉬브 (1990년생)

 압둘카림 핫산 (1993년생)

 무함마드 카술라 (1986년생)

 로드리고 타바타 (1980년생)

 아흐메드 엘 사이드 (1990년생)

 핫산 알하이도스 (1990년생)- 골

 페드로 (1990년생)

 부알렘 쿠키 (1990년생)

 루이즈 주니오르 (1989년생)

 아흐메드 야세르 (1994년생)

 세바스티안 소리아 (1983년생)- 골


 교체

 이브라힘 마지드 (1990년생)

 카림 부디아프 (1990년생)

 아크람 아피프 (1996년생)

 사아드 알쉬브 (1990년생)

 무함마드 무사 (1986년생)

 압둘카림 핫산 (1993년생)

 무함마드 카술라 (1986년생)

 로드리고 타바타 (1980년생)

 알리 앗사달라 (1993년생)

 핫산 알하이도스 (1990년생)- 멀티골

 이브라힘 마지드 (1990년생)

 페드로 (1990년생)

 부알렘 쿠키 (1990년생)

 아크람 아피프 (1996년생)- 골


 교체

 무사아브 키디르 (1993년생)

 카림 부디아프 (1990년생)

 야세르 아부바크르 (1992년생)

 사아드 알쉬브 (1990년생)

 페드로 (1990년생)

 타렉 살만 (1997년생)

 압둘아지즈 하팀 (1990년생)- 골

 핫산 알하이도스 (1990년생)

 아크람 아피르 (1996년생)

 살렘 알하즈리 (1996년생)

 밧삼 알라위 (1997년생)

 부알렘 쿠키 (1990년생)

 압둘카림 살렘 (1991년생)

 알모에즈 알리 (1996년생)


 교체

 카림 부디아프 (1990년생)

 아흐메드 알라엣딘 (1993년생)



어린 카타르 귀화 선수에게서 볼 수 있는 애국심

카타르 고립사태가 시작된 몇 개월 뒤인 지난 2017년 러시아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의 패배 당시 아크람 아피프의 세리머니나 이번 아시안컵 이라크와의 16강전에서 모국을 상대로 결승골을 기록한 밧삼 알라위의 세리머니에 많은 이라크 팬들이 격분한 것에서 보여지듯 카타르가 이웃국가들과의 고립사태 이후 국론 담합을 위해 애국심을 고취하는 수단으로 스포츠를 활용하는 건 이미 유명하거든요. 특히 국내 언론들이 손흥민 비하 세리머니라며 논란을 부추겼던 아크람 아피프의 세리머니는 사실 한국과의 경기 한달 반 전인 2017년 4월 28일 비야레알과 스포르팅 히혼의 프리메라리가 경기에서 멀티골을 기록한 비야레알 선배 세드릭 바캄부가 보여준 골 세리머니를 응용하여 자신의 애국심을 표출한 세리머니였습니다. (그의 트윗을 보면 카타르에 대한 애국심을 드러내는 트윗이 종종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당시 아크람 아피프는 소속팀인 비야레알에서 스포르팅 히혼에 임대 중이었죠. 경기에는 후보 명단에도 오르지 못했지만, 그의 세리머니를 인상적으로 본 것이 아닌가 싶네요. 한국전이 끝난 후 한 달 뒤, 스포르팅 히혼 임대생활을 마치고 비야레알로 복귀해서 다음 시즌의 행보가 결정되기 전 남긴 트윗을 통해 한국전에서 보여준 자신의 세리머니가 그의 세리머니를 모방한 것임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비야레알로 완전히 복귀하지 못한 채 그 트윗으로부터 2주 뒤 벨기에 리그의 오이펜으로 임대되었지만요. 



아시안컵 8강전에서 한국을 꺾고 경기장에서 찍은 기념사진을 보면 순수 카타르 선수와 귀화 카타르 선수의 경례 포즈가 상당히 자연스럽다는 점을 볼 수 있습니다. 논란의 세리머니 주인공이었던 아크람 아피프의 거수경계를 포함해서 말이죠. 걸프지역 축구를 10년 가까이 지켜보면서 블로그를 통해 소식을 전하게 되면서 느꼈던 우리나라 스포츠 언론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팩트를 전한다기보다 기자의 감정이 노골적으로 개입되어 아무것도 아닌 일을 논란거리로 만들어 확대 재생산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기본적인 사실확인 따위는 하지도 않지만, 어쩌다 걸프지역 축구소식을 다루면 기본적으로 이 동네는 침대축구, 오일머니 홈 텃세로 모든 걸 설명할 수 있는 지저분한 축구를 한다는 점을 전제로 깔고 기사를 쓰곤 하니까요.




어스파이어 아카데미와 펠리스 산체스 국대 감독

어린 귀화선수를 받아들여 국대에 편입시키는 새로운 정책의 중심에 2004년에 설립된 어스파이어 아카데미라는 기관이 있습니다. 어린 외국인 선수들에게 축구 훈련 및 고등 교육을 제공하고, 가능성있는 재원들을 귀화시켜 아카데미가 소유하고 있는 스페인과 벨기에 리그팀으로 보내 경험을 쌓게 하면서 유럽 진출을 시키거나, 카타르 리그를 대표하는 쌍두마차인 남태희의 알두하일이나 정우영의 알사드에서 프로 선수로 키우는 것이죠. (최근 카타르와의 맞대결에서 당했던 2연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아크람 아피프는 비야레알 소속으로 알사드 임대 중입니다.) 그렇다보니 당연히 국대에서도 청소년 대표부터 연령별 국가대표로 단계적으로 키워 나갈 수 있는 셈이죠. ([2019 아시안컵] 어스파이어 아카데미에서 발굴하고 알사드, 알두하일에서 단련 중인 카타르 돌풍의 주역들 참조) 여기에 덧붙여 이웃 걸프 국가들은 엄두도 내지 않는 차비 에르난데스, 사무엘 에투, 베슬레이 스네이더르 등 유럽 리그에서 전성기를 보냈던 레전드급 선수들을 지속적으로 리그로 영입하면서 함께 뛰게 하여 그들의 노하우를 간접적으로나마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죠.



그리고 어스파이어 아카데미를 활용한 카타르 세대 교체의 중심에는 2017년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탈락 직후 사의를 표한 호르헤 폿사티 감독 후임으로 부임하여 현 카타르 국대를 이끌고 있는 펠릭스 산체스 감독이 있습니다. 국대 감독을 맡은 이후 첫 대회인 아시안컵에서 카타르를 아시안컵 역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시킨 펠리스 산체스 감독은 국대 감독으로는 초짜지만 어린 선수 육성과 현 국대의 주역인 어린 카타르 선수들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난 그는 현역 경험은 없지만 1996년부터 2006년까지 10년 동안 바르셀로나 유스 주베닐 A 코치를 맡으며 쌓은 경험치를 바탕으로 2006년부터 2013년까지 어스파이어 아카데미를 이끌면서 일찌감치 어린 선수들을 육성해왔고, 2013년부터는 19세 이하 대표팀 감독을 맡아 처음 출전한 2014년 AFC U-19 축구 선수권 대회에서 카타르의 사상 첫 우승을 이끌었습니다. 그리고 20세 이하 대표팀, 23세 이하 대표팀 감독을 맡다가 호르헤 폿사티 감독이 사임한 2017년 공석이 된 카타르 국대의 감독을 맡게된 것은 필연적인 결과일 것입니다. 세대교체의 중심에 있는 선수들을 직접 키운 장본인이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의 선수들이 리그나 국대에서 몇 년씩 손발을 맞추다 보니 이전 세대 카타르 국대에 비해 신세대 카타르 국대의 조직력이 강해진건 필연적일 수 밖에요. 조직력으로 다져진 수비벽을 허물어서 골을 만들거나 빈 틈을 열어주는데 필요한 닥돌형 선수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었던 우리의 창은 끈끈한 수비벽을 뚫기엔 너무나 무뎠죠;;; (지난 몇 년간 알사드 수비진을 맘껏 농락하는게 익숙했던 그 선수가 없는게 더 아쉬웠다는;;;;.) 그리고 그 코스를 밟고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카타르의 사상 첫 4강 이상을 노릴 수 있게 된 아시안컵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지금의 96년생 전후의 선수들이 이변이 없는 한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포함해 2020년대 카타르 축구를 이끌 주축선수들이 되겠네요. 현 세대의 성공을 경험삼아 몇 년 뒤 카타르 국대에는 2000년대에 태어난 제2의 알모에즈 알리, 밧삼 알라위 같은 선수들을 계속해서 뽑을 수 있겠죠. 이 과정의 연장선상에서 카타르는 선수들을 더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세계적인 명장을 알아보는 중이라고도 하구요,


오늘의 결과를 충격패라고 얘기하는건 평소에 관심도 없이 어쩌다 기사란걸 쓰려니 검색도 제대로 못해서 헛소리나 늘어놓거나, 오일머니 듣보잡으로 취급하던 기레기들이 침대축구나 하는 애들이라고 상대를 너무 안이하게 인식한 결과가 아닐까 싶네요국내 언론들은 로테이션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고 하지만 (물론 사실이죠), 카타르 또한 경고 누적으로 인한 결장자 두 명을 제외하면 이라크와의 16강전과 같은 선수 구성으로 우리와의 8강전을 뛰었고 교체카드는 경기 막판 시간벌기용으로만 사용했기에 오히려 그 점에서는 한국과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최근 몇 개월간 혹사 당했던 손흥민은 예외입니다만...) 이번 시즌 리그에서 꾸준히 뛰었던 알모에즈 알리, 아크람 아피프의 어린 선수와 부상에서 복귀한지 얼마 안되는 고참 핫산 알하이도스의 세 공격수는 조별예선전부터 꾸준히 매경기 선발출전하면서 풀타임 혹은 최소 70분 이상을 뛰었으니까요. 그 중 어시스트를 기록한 아크람 아피프는 전경기 풀타임 출장 중이었죠. 이번 대회에서 카타르의 교체카드는 공격수보다는 경기를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수비 강화, 혹은 시간 벌기용의 수비쪽의 교체카드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카타르전을 직관하면서 가장 씁쓸했던 건 카타르가 리드 상황에서 침대축구를 예상 외로 덜 시전했다는 점입니다. 이 동네의 침대축구는 전력이 상대적으로 열세인 쪽에서 경기를 앞서나가고 있을 때, 이 리드를 지키면서 따라 붙고자 하는 상대의 조바심을 극악하게 활용하는 심리전의 일환입니다. 실력이 떨어지거나 속도가 느릴지는 몰라도 리그 축구에서는 침대축구를 좀처럼 볼 수 없거든요. 오히려 현재 알라이얀에서 뛰는 고명진이 카타르전을 앞두고 가진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언급했듯 한국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고 있는 카타르에겐 굳이 침대축구를 시전하지 않아도 한국을 상대로 자신들의 리드를 지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니까요.


덧, 이러한 카타르의 귀화선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엘리트 스포츠인 육성정책은 애시당초 인구수가 적고 논란을 감수하고서라도 일을 벌릴 수 있는 여윳자금이 넘쳐나는 카타르에서나 가능한 방식이지, 다른 나라에서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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