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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전북 현대의 아챔 출전 박탈 및 CAS 패소, 사우디 리그에 비해 관대한 연맹의 선처가 자초한 국제망신

둘라 2017. 2. 4.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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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 역사상 첫 1부 리그 승격에 감격해 마지않는 알무잣잘 구단 관계자들.)



전북 현대는 아시아축구연맹의 신설 독립기구인 '출전 관리 기구((Entry Control Body)'가 K리그에서의 승부조작을 빌미로 올해 아챔출전자격을 박탈한 징계에 불복하며 CAS에 제소했지만, CAS 역시 아시아축구연맹의 손을 들어주고 전북 현대의 항소를 기각하면서 지난 시즌 아챔 우승팀인 전북 현대는 출전자격을 박탈당하며 2연패 도전이 불발로 돌아갔습니다.


아시아축구연맹측에서 전북 현대의 출전권 박탈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할 무렵 국내의 일부 스포츠 매체와 팬들 사이에서 아챔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K리그 팀들을 견제하기 위한 중동 리그측의 의도가 담긴 것이 아니는 모종의 음모론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만, 심지어 스포츠 매체 기자들도 알았든 몰랐든 언급하지 않은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우리가 하찮게 여기는 그 걸프지역 리그조차 승부조작한 구단과 관계자에게 만큼은 인정사정 없는 철퇴를 내린다는 사실을 말이죠.


지난해 7월 21일 15/16시즌 사우디 2부 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1975년 창단된 이래 구단 역사상 첫 1부 리그 승격을 앞두고 카이로에서 전지훈련 중이던 알무잣잘 구단은 사우디 축구협회가 내린 청천벽력과 같은 징계를 받게 됩니다. 알질을 꺾고 2부 리그 우승 및 1부 리그 승격의 기쁨과 감격을 맛본 지 불과 3달만의 일입니다. 2부 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것으로 적발된 승부조작 스캔달이 모든 관련 당사자들의 진술을 통해 사실임이 확인되자 사우디 축구협회는 주모자 및 공모자, 그리고 알무잣잘 구단에게 이에 상응하는 징계를 내렸기 때문입니다. 


사우디 축구협회가 내린 징계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각주:1]

1) 아흐마드 나세르 압둘라 (알무잣잘 구단주): 축구 관련 활동 영구 정지. 사면 없음 / 벌금 30만 디르함 (한화 약 9천만원)

2) 무타입 까으단 알오타이비 (알무잣잘 구단 프런트): 축구 관련 활동 영구 정지. 사면 없음 / 벌금 30만 디르함 

3) 반다르 무함마드 알도사리 (알무잣잘 선수): 축구 관련 활동 영구 정지. 사면 없음 / 벌금 30만 디르함

4) 무함마드 알리 알무알리즈 (하즈르 감독): 축구 관련 활동 영구 정지. 사면 없음 / 벌금 30만 디르함

5) 누르 앗딘 유스프 샤리프 (알파이하 감독): 축구 관련 활동 영구 정지. 사면 없음 / 벌금 30만 디르함

6) 이브라함 무스타파 무지 (알리야드 물리치료사): 축구 관련 활동 1년 정지. / 벌금 30만 디르함

7) 핫산 만수르 가와스 (알질 선수): 축구 관련 활동 징계일로부터 1년 정지. / 벌금 30만 디르함

8) 압둘라 알리 알하므얀 (알질 선수): 축구 관련 활동 징계일로부터 1년 정지 / 벌금 30만 디르함

9) 알무잣잘 구단: 1부 리그 승격대신 3부 리그로 강등 / 벌금 50만 디르함 (약 1억 5천만원)

10) 당사자들은 상기 징계에 이의가 있을 경우 항소할 수 있음.

* 한국과 사우디의 물가차이를 감안한 체감 물가로는 그 두 배 이상에 해당하는 1억 8천만원에서 3억원 상당의 벌금임.


알무잣잘 구단은 이 징계에 대해 항소했지만, 사우디 축구협회는 1부 리그가 시작되기 11일 전인 8월 3일 징계안을 그대로 확정했습니다. 알무잣잘 구단으로서는 두 명의 선수들이 승부조작에 개입한 것이 입증된 알질 구단에게는 구단 차원의 징계를 내리지 않고 자신들만 징계를 받는 것이 억울하다고 항변했지만, 사우디 축구협회에서는 선수는 물론이요 구단주와 프런트까지 승부조작에 개입한 구단과 함께 구단 차원의 징계를 내리기에는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본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1부 리그 승격의 꿈을 접고 20개팀이 두 개조로 나뉘어 2부 리그 승격을 겨루는 3부 리그로 강등된 알무잣잘은 시즌 초반 멘탈 붕괴를 벗어나 2부 리그 복귀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만...


반면, 그로부터 약 두 달이 채 안된 9월 30일 프로축구연맹은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듯 3년전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된 전북 현대에 대해 승점 9점 삭감과 구단에 대해서만 벌금 1억원이라는 징계를 빙자한 선처를 내리면서 국내 언론과 팬들 사이에서 논란을 불러 일으켰고, 이는 결국 전북 현대의 무모한 CAS 항소 시도 및 패소로 연결되는 국제망신을 자초했습니다. 전북 현대가 연맹으로부터 그에 걸맞는 징계를 받은 뒤에도 이렇게 항소를 할 수 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데 말이죠.


승부조작한 구단과 관련자들에게 선처를 내린 프로축구연맹이 같은 상황에서 철퇴를 내린 사우디 축구협회를 상대로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승부조작에 대해 겨우 승점 9점 감점과 벌금 1억원의 선처를 받은 전북 현대는 자신들이 프로축구연맹을 잘 만난 것에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1. http://www.thesaff.com.sa/NewsDetails.aspx?NewsID=14469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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