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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C&GU/UAE

[경제] K-한우, 양국간 첫 MOU 이후 10년 만에 UAE를 기점으로 한 중동시장 진출의 첫 발을 내딛다!

둘라 2025. 3. 29.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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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27일 서울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농협경제제주 축산경제, 한우수출조합협의회, (주)횡성KC와 함께 UAE를 비롯한 중동지역 한우 수출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네 기관은 UAE 등 중동지역 내 한우 수출시장 개척, 공동 마케팅 및 홍보 추진, 수출 활성화 등을 위한 전략 수입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올해 1월 (주)횡성KC가 국내 도축장 중 최초로 UAE 산업첨단기술부 (MoIAT)를 통해 UAE 국제 할랄 도축장 인증을 획득해 수출 기반을 마련하면서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횡성KC의 UAE 할랄 도축장 인증은 지난 2023년 3월 한다운FSL이 말레이시아 인증을 받은 이후 두 번째입니다. 말레이시아 인증이 동남아시아 할랄 시장을 여는 교두보였다면, UAE 인증은 중동 지역 시장을 여는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가 되죠.

 

UAE를 중심으로 한류 확산과 함께 코로나 이후 한국식 바비큐를 전문으로 다루는 대형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그 식당들의 메뉴에서 와규는 볼 수 있을지언정 한우는 볼 수 없었습니다. 무슬림 국가로 음식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해당 국가의 할랄 인증이 필요한데 국내에는 UAE 기준을 충족하는 인증 도축장이 없어 수출길이 막혀 있었거든요. 

향후 해당 작업장의 UAE 등록이 완료되면 본격적인 한우 수출이 시작될 예정이며, 그 누구보다 한우 수입을 기대하고 있는 한식당 하누는 한국에서 수입한 한우 요리를 선보일 시점을 6월로 예상하고 있다고 하네요.

 

그란데 말입니다....

따지고보면 국내 문제까지 더해져 여기까지 오는데 무려 10년이나 걸렸습니다........

 

 

한-UAE 정상회담에서 첫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가시적인 교두보 마련까지 걸린 시간, 10년....

사실, 가스라이팅 수준인 개신교 정치세력의 여론 조성으로 이슬람포비아가 심할 수밖에 없는 한국에서 할랄 식품 시장 진입을 시도했던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이 지지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시절이었던 2015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중동 4개국 순방차 UAE를 두 번째로 방문했던 박 전대통령이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왕세제 (현 대통령)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할랄 식품과 농산물의 중동 첫 진출과 보건의료 분야 협력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하며, 에너지/플랜트 협력을 고도화하는 등의 경제분야 MOU 14건을 체결한 것이 그 시작이었습니다.

당시 MOU를 통해 박 전대통령은 할랄식품 관련 정보 공유, 할랄 인증체계 마련, 한국 내 할랄 푸드 테마파크 조석 등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수출 품목을 다각화하며, 국가식품클러스터 내 전용단지 조성으로 할랄 식품기업 투자를 유치하는 등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를 추진하고자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할랄 도축장 건설 계획도 나왔지만, 몇 년간 지지부진하다가 결국 무산되고 말았죠.

 

이는 이슬람 채권 수쿠크를 도입하려다 반대여론에 실패하고 말았던 이명박 전대통령 때와 마찬가지로 "이슬람화", "이슬람 혁명"이라는 자극적인 표현을 남발한 개신교 세력의 반대로 무산되었던 것과 같은 과정이었습니다. 2010년대만 해도 일부 개신교 종파 사이에서는 "2020년까지 한국을 이슬람 국가로 만들려고 한다"는 뇌내망상 수준의 음모론이 이슬람포비아를 더욱 부추겼거든요. 

 

이 음모론이 뇌내망상인 이유는 간단합니다. 무교가 최다 종교인 한국에서 한 세기가 넘게 개신교가 배타적이고 유별난 선교활동을 펼쳐도 작년에서야 고작 전 국민 중 20% 정도의 신자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미 자신들의 맹활약으로 이슬람포비아가 극대화되어 있는 한국에서 한국전쟁 이후 이슬람이 들어온 지 70년여 만에 한국인의 종교관을 깡그리 뜯어고쳐 한국을 이슬람 국가로 만들 수 있다면, 지금까지 그 난리를 쳐온 개신교는 대체 뭘 하고 있었단 얘길까요? 라는 얘기 밖에 안되거든요. 신도 증가추세도 떨어지고 있는 와중에 코로나와 내란 사태를 거치면서 정치화된 개신교 세력은 안 그래도 부정적이었던 이미지를 스스로 깎아먹고 있는 상황이란 인식도 못하면서 말이죠.

시대별 한국의 종교 (위키피디아)

 

그나마 그들의 뇌내망상이 깨진 2020년 이후에는 "한국을 20**년까지 이슬람 국가로 만들려고 한다"는 구체적인 타임라인을 제시하지는 않은 듯 하지만요.

 

개인적으론 전혀 좋아하지 않는 대통령들이지만, 이 전대통령 시절에 도입하려던 수쿠크나 박 전대통령 시절에 조성하려던 할랄 전용단지 조성만큼은 사실 종교보다는 국가의 경제적 실익을 위해 나온 그나마 앞을 내다보는 정책이었습니다. 

 

수쿠크를 도입해 잘 활용할 수 있었다면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막혀 자원 조달에 겪고 있는 요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자금원이 될 수도 있었을 테고, 할랄 전용단지 조성이 이뤄졌다면 2010년대 중반 이후 K-한류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치는 중인 지금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많은 업체들이 개별적인 할랄 인증 관련 시행착오를 덜 거치지 않고 시장에 진출하는 길이 열렸을 수도 있으니까요. 할랄 전용단지는 외국인까지 다 합쳐봐야 꼴랑 50만 명도 안 되는 한국 시장이 아닌, 어디까지나 20억에 가까운 세계 시장을 가장 큰 장애물 없이 열 수 있는 교두보인데도 말이죠.

 

개신교 세력이 난리 부르스를 치고, 표심을 지켜야만 하는 의원들은 여당 의원들조차 반대해거 결국 무산되는 시나리오로 말이죠.

 

국내의 부정적인 여론 속에서도 한우는 결국 2023년 5월 말레이시아에 할랄 인증을 받은 한우를 수출하는 데 성공하면서 처음으로 할랄 시장에 진출하게 됩니다. 2016년부터 시작된 7년 동안의 기나긴 검역 협상 끝에 2023년 3월 한다운FSL이 국내 도축장 중 처음으로 할랄 인증을 받으면서 성사된 일이었죠. 

2023년 5월 1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한우 첫 수출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기념사직을 촬영하는 모습.

 

해외시장에서 한국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탓인지 말레이시아로의 할랄 인증 한우 수출길이 열리고 석 달 뒤, 홍준표 대구시장은 5년간 연간 50억 원이 투입되는 할랄식품밸리 조성을 추진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물론.... 개신교 언론이나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박 전대통령 때와 마찬가지로 난리를 치고 있지만요. 

클릭하시면 더 많은 비판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극성적인 이슬람포비아 행위로 논란을 셀프 야기하고 있는 이 동네의 개신교 비율은 국내 최저 수준.

"[2024 종교인식조사] 종교인구 현황과 종교 활동"

 

위에서 언급했듯 지난 10년 동안 달라지지 않은 국내의 부정적인 인식 속에서도 UAE에서 할랄 인증을 받고 정식으로 수입된 횡성 한우를 맛볼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사실은 고무할만한 점입니다.

 

얼마 전 두바이가 2010년에 처음 발표했지만 사문화되었던 알코올이 함유된 음식 (와인이 들어간다거나...)의 조리 금지 규정을 재활성화시키고, 불과 몇 달 전에는 성분에 포함된 주정을 이유로 청정원 고추장, 된장 등이 통관에 막혀 수입금지되었다가 인증을 받아 다시 수입될 때까지 몇 달 동안 한인슈퍼에서조차 물건이 없었던 해프닝이 있었을 정도로 식자재 규정을 강화하고 있는 중이었으니까요. 비무슬림 (Non-Muslim) 식품으로 들여오기엔 시장 확대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에 이번 일을 계기로 아랍지역에도 한우가 와규처럼 자리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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