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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개최지 확정보다 대회 일정 잡기가 더 어려운 2034 사우디 월드컵, 언제 열릴까?

둘라 2024. 12. 13.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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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는 당초 비전 2030의 마지막 해인 2030년에 월드컵을 개최하고 싶었지만, 2020년 카타르 월드컵 때문에 단독 개최로는 신청자격 자체가 주어지지 않았기에 이집트와 그리스 등을 엮어 유럽-아프리카-아시아 대륙간 공동개최를 추진하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나가리가 된 후, 리야드 엑스포 유치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FIFA가 2030 월드컵 개최지 선정과 관련하여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의 유럽-아프리카 공동개최에 월드컵 100주년 기념 개막전이라는 명목으로 아르헨티나-우루과이-파라과이의 남미 3개국을 한 세트로 묶어버리면서 2034년 유치 신청자격이 아시아에 주어지게 되자 덥썩 이를 물어버린 사우디는 2024년 12월 11일 FIFA 특별 총회를 통해 2034 월드컵 개최지로 최종 선정되면서 월드컵 유치의 꿈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사우디는 월드컵 유치 확정 후 사우디 도처에서 성대한 축하행사를 벌이고,

 

사우디 여권국은 이를 기념하는 특별 스탬프를 여권에 찍어주는 등 기쁨을 만끽하는 중입니다.

 

 

사우디 총리 겸 왕세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자가 FIFA의 개최지 확정 발표 후 몇 시간 뒤 바로 자신을 이사회 의장으로 하고 정부 각료들을 위원으로 하는 "2034 월드컵 개최를 위한 최고 위원회 (Supreme Commission for Hosting the 2034 World Cup)" 설립을 발표한 데 이어, 사우디축구협회는 2034 월드컵 조추첨식을 네옴에서 열 계획이라고 발표하며 사우디는 일찌감치 2034 월드컵 개최 준비에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사우디는 48개국이 출전하는 월드컵을 단독 개최하는 첫번째 국가로 완벽한 월드컵을 개최하겠다는 야심을 실현하기 위한 시작이기도 합니다. 

 

 

사우디의 월드컵 개최확정 소식에 인권문제를 들먹이며 인권단체들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아니러니하게도 이중잣대 쩌는 내로남불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들이 자랑스레 얘기하는 톨레랑스는 달리 말하면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의 관용, 꼴레랑스인 것처럼요. 요즘에는 아랍 국가들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보수적이었던 GCC 국가들마저 좀더 관용을 내세우며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점이 아이러니.

  • 인권문제를 얘기하지만... (2000년~2012년 사이에 살아봤던) 라떼에 비하면... 종교경찰로 상징되던 와하비스트들을 축출하면서 점차 나아지고 있는 사우디 상황에는 애써 눈감은채 예전 얘기만 하면서, 정작 실시간으로 이웃 국가들을 일방적으로 침략하며 자행하고 있는 야만적인 전범국가 이스라엘의 민간인 학살에는 찍소리도 못하고 있고 (가령, 이스라엘을 UEFA나 올림픽에서 러시아처럼 퇴출시키라는 목소리를 낸다던지), 카타르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이들과 서구의 미디어들은 카타르의 노동자 인권 문제를 지적한다며 사망자수를 악의적으로 조작하여 발표했다가 나중에 상관없는 사망자까지 포함한 수치였다는 사실이 뽀록났던 전례도....
  • 스포츠 워싱을 얘기하지만... 정작 스포츠와 컬쳐 워싱을 통해 제국주의를 앞세워 타대륙민의 피로 일구어낸 자신들의 역사를 숨기는 전례를 이미 보여준 것도 자신들인데도 말이죠.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는 바로 아직 결정되지 않은...

 

그래서 사우디 월드컵은 언제 열리는데?

 

개최시기 확정을 어렵게 만드는 여러 고려사항들

사우디 월드컵의 겨울 개최는 카타르 월드컵 때에는 고려할 필요가 없었던 제약사항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바로 1년에 11일 정도씩 앞당겨지는 이슬람력 때문에 생겨버린 제약들이죠.

 

1. 2034년 11월 중순~2034년 12월 중순?

사상 첫 겨울 월드컵이었던 2022 카타르 월드컵은 결승전과 폐막식이 열리는 날을 카타르의 내셔널 데이인 12월 18일에 맞춰놓고 일정을 잡아 11월 20일부터 12월 18일까지 열렸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사우디 월드컵은 카타르 월드컵과 비슷한 시기인 11월 중순에서 12월 중순 사이의 일정을 잡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히즈라력 1456년의 라마단이 2034년 11월 12일부터 12월 12일 사이에 예정되어 있고, 12월 12일부터 3일간의 이드 알피뜨르 연휴가 이어지죠. 겨울의 라마단이라 단식시간이 여름에 비해 짧기에 무슬림 선수들이야 덜 부담을 갖고 어떻게든 뛸 수 있다지만, 축제 분위기를 만드는데는 아무래도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죠.

 

2. 2034년 12월 중순~2035년 1월 중순?

그렇다고 해서 이슬람의 라마단을 피해 일정을 잡는다면 전세계적으로 축제무드인 연말연시와 맞물리기 때문에 해외 팬들의 참여와 방송 편성에 여러가지 난제가 걸립니다. 프리미어 리그를 제외한 대부분의 유럽 리그 역시 휴식기니까요.

 

3. 2035년 2월 하순~2035년 3월 하순?

대략 2025년 2월 20일부터 3월 22일 사이에 히즈라력 1456년의 성지순례 시즌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무슬림의 가장 중요한 의무인 성지순례를 위해 매년 이 기간에는 전세계에서 수백만명의 무슬림들이 메카와 메디나를 찾죠. 네... 월드컵까지 이 기간에 예정될 경우 사우디가 아무리 열심히 준비한다한들 교통, 숙박, 공공 서비스를 포함한 사우디 인프라에 엄청난 오버로드가 걸리면서 두 이벤트를 다 망칠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래서 제시된 대안은?

여름 개최를 위한 6월과 8월의 혹서기를 피하고,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겨울 개최시 피해야 할 시기까지 피해야 한다면 선택가능한 기간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현재 얘기되는 옵션은 대략 두 가지 정도가 있습니다.

 

1. 2035년 1월 중순~2월 중순 개최?

라마단과 연말연시를 피하고 핫지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끝내는 방안으로 외국에서 제안하는 개최시기입니다.

 

2. 2034년 10월초~11월초 개최? 

10월초에 개막해서 라마단 전에 끝내는 방안으로 사우디에서 제안하는 개최시기입니다. 사우디가 이 시기를 제안한 이유는...

1) 혹서기가 끝나고 평균 기온도 15°C 사이로 30°C로 좋아지면서 경기를 즐기기에 좋은 기후란 점. 사우디하면 사막을 연상하지만, 정작 리야드는 해발 600미터대, 아브하는 해발 2,200미터대 산지에 자리잡고 있고, 네옴은 겨울에 눈도 내리는 사우디 북쪽에 자리잡고 있으며, 젯다와 알코바르는 해변 도시이기에 내륙 사막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기후를 즐길 수 있습니다. 참고로 2020 두바이 엑스포도, 2030 리야드 엑스포도 개막일이 10월 1일이죠.

2) 위에서 언급한 종교적이거나 문화적인 이벤트를 다 피할 수 있다는 점.

3) 추춘제를 채택한 리그는 시즌 초반, 춘추제를 채택한 리그는 시즌 막판이기에 상대적으로 일정 조율의 난이도와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도 있다는 점.

만약 이 안이 확정된다면, 개막식과 개막전을 내셔널 데이인 9월 23일에 맞춰 잡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 생각해 봅니다.

 

카타르 월드컵의 경우 12개 경기장을 세우겠다는 공약은 지키지 못했지만, 여름 개최를 공약하며 준비했던 냉방 경기장으로 혹서기에도 경기장 내 온도를 10도 이상 낮춰 경기하기 좋은 환경을 구현하는데 성공했음에도 FIFA가 겨울 개최를 확정한 바 있습니다.

 

과연 사우디 월드컵은 가을에 열리게 될까요? 겨울에 열리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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