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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C&GU/오만

[정치] 술탄 하이쌈, 건국 이래 최초의 크라운 프린스직을 신설하며 승계 리스크를 없애!

둘라 2021. 1. 13.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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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오만 건국의 아버지 술탄 까부스의 후임으로 2대 통치자에 취임했던 술탄 하이쌈 빈 타릭은 취임 1주년을 맞이하여 후계구도를 형식화하고 크라운 프린스직을 신설하는 두 개의 기본법을 발표했습니다. 오만의 성문헌법이자 초석인 기본법 (Basic Law)은 1996년 처음 제정되었으며, 오만의 술탄에게만 기본법 개정 권한이 부여되어 있습니다.


1996년 기본법에 따른 오만의 차기 후계자 선출은 술탄 사후 3일 내에 왕실 가족들이 차기 술탄을 선택하거나 전임 술탄이 죽기 전 서한에 남긴 자신의 후계자로 염두에 둔 사람이 차기 술탄이 되도록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술탄 하이쌈은 후자의 경우로 술탄 까부스의 친필 유서에 이름이 적혀져 2대 술탄에 취임한 바 있습니다.

2020/01/11 - [GCC/GU/오만] - [정치] 오만 건국의 아버지, 술탄 까부스 빈 사이드 알사이드 서거, 그리고 예상을 깬 2대 통치자 취임!


차기 왕위 계승자가 어느 정도 가시화된 이웃 걸프 국가들과 달리 오만이 예측이 불가능한 왕위 계승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었던 이유는 술탄이 통치자 외에도 주요 요직을 겸직하면서 지나치게 집중되어 있던 데다 이웃 나라에 다 있는 왕세자, 왕세제, 혹은 왕세질로 불리는 "크라운 프린스"라는 자리마저 없는 후계구도 부재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이는 술탄 까부스가 여러번의 결혼을 통해 많은 자녀를 둔 다른 통치자들과는 달리 이례적으로 1979년 자녀없이 이혼한 후 재혼하지 않고 죽을 때까지 독신으로 살았기에 자신의 권력을 넘겨줄 자식도 없으니 크라운 프린스라는 자리를 만들 필요성도 없었던데다, 술탄이 국가운영에 중요한 요직을 겸직하면서 누구를 후계자로 염두에 두고 있는지도 전혀 드러내지 않았기에 하마평만 무성했을 뿐 가시적으로 드러난 인물 자체가 없었습니다. 그 누구도 오만의 2인자가 누군지 모르는 특수한 상황은 술탄 까부스가 건강했을 때는 문제가 없었지만, 건강 악화로 잦은 치료를 받았던 그의 말년에는 결국 전례없는 승계 리스크를 자초한 셈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술탄에 오른 술탄 하이쌈은 자신이 겪었던 상황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취임 1주년에 맞춰 건국 이래 최초로 "크라운 프린스"직을 신설하고, 크라운 프린스가 될 후보의 조건을 명문화하는 기본법을 개정하게 된 것입니다.


새로운 기본법에 따르면 크라운 프린스는 술탄 투르키 빈 사이드 빈 술탄 (1832~1888/ 재임 1871~1888)의 남자 후손이면서 오만인 무슬림 부모의 아들 중에 선택하는 것으로 그 조건을 한정시켰습니다. 술탄 하이쌈은 그의 직계 현손입니다.


        

취임 1주년을 맞아 왕위계승 구도를 명문화한 기본법을 발표한 술탄 하이쌈은 다음날인 12일, 자신이 신설한 오만의 첫 크라운 프린스를 공표했습니다.


두둥!



오만의 첫 크라운 프린스는 자신의 장남 사이드 디 야잔 빈 하이쌈 알 사이드 (ذي يزن بن هيثم آل سعيد) 문화체육청소년부 장관입니다. 이름부터 특이한 새로운 오만의 왕세자 사이드 디 야잔은 1990년 8월 21일생으로 옥스포드 대학 정치학 학사이며, 2013년부터 외교부에서 근무를 시작해 2018년부터 주영 오만 대사관에서 2등 서기관으로 재직한 후 지난해 8월 18일 개각을 통해 새 내각의 최연소 장관인 문화체육청소넌부 장관에 지명된 바 있습니다. 


술탄 하이쌈은 자신의 아들을 크라운 프린스에 지명하면서 선대 술탄 까부스 말년과 같은 승계 리스크를 없앰과 동시에 자신처럼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가 얼떨결에 슬탄이 된 것과 달리 일찌감치 후계자 수업을 시작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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