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웨스틴 두바이 알합투르 시티 (2018년 8월 1일부터 힐튼 두바이 알합투르 시티)의 개장과 함께 호텔 객실이 10만실을 돌파한 두바이는 여전히 각양각색의 컨셉을 앞세운 호텔들이 계속해서 들어서고 있습니다. 럭셔리 투어를 컨셉으로 잡은 두바이의 관광정책의 영향인지 호텔 건설붐을 주도한 것은 5성급 이상의 럭셔리한 호텔들이고, 부킹닷컴 같은 사이트에서 평점 8.0 이상을 받는 상당수의 호텔들이 5성급 호텔이기도 합니다. 시설과 평판이 좋지 못한 1~4성급 호텔, 아니면 우수한 4~5성급 호텔로 나뉘는 것이죠.
그렇게 양분화 되다보니... (사실 서울 호텔 숙박비보다는 싸다고 느껴집니다만...) 로컬 호텔체인들은 럭셔리한 호텔 광풍 속에서도 주머니 사정이 얇은 틈새시장을 노리게 됩니다. 바로 중간에 있는 가성비 좋은 3~4성급 호텔이 바로 그것입니다. 업스케일 된 가성비 좋은 호텔을 표방한 4성급 같은 3성급 호텔 말이죠. 그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든 것은 어드레스 호텔로 유명한 에마아르 호텔 체인이었습니다. 5성급 어드레스, 4성급 비다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에마아르는 지난 2016년 젊은 관광객을 겨냥한 3성급 호텔 로브 호텔 브랜드를 런칭했었죠. ([호텔] 숙박비 비싼 다운타운 두바이에서 실속을 중시하는 젊은 여행객들을 위한 저가 호텔 브랜드의 시작을 외친 로브 다운타운 두바이 이용기! 참조) 1호점인 로브 다운타운을 시작으로 로브 시티센터, 로브 트레이드 센터, 로브 헬스케어 센터, 로브 두바이 마리나 등 불과 2년 사이에 두바이 내에 많은 호텔을 세운데 이어 최근에는 두바이를 벗어나 사우디아라비아와 라스 알카이마 시장 진출을 발표할 정도로 큰 반향을 얻고 있습니다. ([호텔] 에마아르, 어드레스와 로브 호텔로 라스 알카이마 시장에 본격 진출! 참조)
에마아르가 로브 호텔로 먼저 시장을 선점하며 재미를 보자 UAE의 대표적 5성급 호텔 전문 브랜드인 주메이라 호텔도 이 시장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주메이라 호텔을 대표하는 호텔이라면 바로...
부르즈 알아랍, 주메이라 비치 호텔, 그리고 알까스르를 필두로 미나 앗쌀람, 알나심, 다르 알마스야프의 4개 호텔과 수끄가 어우러진 매디나 주메이라 리조트를 들 수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패스트 퓨리어스 7로 주메이라 에티하드 타워스가 전세계 영화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바 있죠. ([호텔] 분노의 질주로 유명해진 주메이라 에티하드 타워스 호텔 참조)
UAE 내 럭셔리 호텔 브랜드를 대표하던 주메이라 호텔 체인도 "자빌 하우스"라는 이름의 업스케일 중저가 호텔 브랜드를 런칭하고 그 시작으로 두바이 크릭 일대 부르 두바이에 현재 개발 중인 신흥 관광지 알시프에 가장 막내격인 3성급 호텔 자빌 하우스 미니 알시프와 4성급 호텔 자빌 하우스 알시프를 개장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알시프는 두바이의 원점이라 할 수 있는 부르 두바이에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컨셉으로 현대적인 감각을 앞세운 관광지입니다. ([두바이] 두바이 크릭을 따라 현재와 과거가 만나는 곳, 알시프 두바이 참조)
지난 3월에 문을 연 자빌 하우스 미니 알시프는 달리 말하면 주메이라 버전의 로브 호텔인 셈입니다. 과연 어떻게 생겼을까요?
로브 호텔과 마찬가지로 발렛파킹은 제공되지 않으며, 호텔 옆에 붙어 있는 주차빌딩에 셀프 주차를 해야 합니다. 호텔 입구에 들어서면 천정에 매달린 그네와 함께 체크인 카운터가 나타납니다.
체크인 카운터 너머 건물 안쪽에 사람 얼굴모양의 벽화가 눈에 띄는데, 이 벽화에는 30~40대 이상 세대라면 추억에 젖을 수 있는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무심코 지나가면 모를 수도 있는데, 이 벽화를 가까이 가 들여다 보면 지금은 추억의 저편으로 사라진 형셩색색의 3.5인치 플로피 디스크를 조합하여 만든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디스크들을 찬찬히 훑어보다보면 뜬금없이 나타나는 한국어를 찾아볼 수 있는데.... 고밀도 디스커라니!!!! 얘는 대체 어디서 구한걸까요? 중국? 북한?
대충 로비를 둘러봅니다...
천장에 유인원도 매달려 있고... 벽화나 초상화 대신 점묘화 같은 느낌을 주는 셰이크 무함마드 부자의 초상화가 시선을 끄네요.
입구쪽 근처에는 컨테이너 박스를 개조한 상점이 있고...
컨테이너 박스 옆에는 술을 팔지 않는 카페 바가 있습니다.
체크인 카운터 반대편이자 바 옆에는 건물 사이에 둘러쌓인 마당이 있습니다.
낮에는 조용하게 일광욕을 즐길 수도 있겠고...
겨울의 밤이라면 이벤트 장소로도 활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요가 수업 등도 할 수 있을테구요.
심지어 G층의 공용 화장실 인테리어 속에도 확 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엘리베이터 앞에는 다양한 아이템들이 놓여 있는 선반과 함께 기린 두 마리가 보입니다.
책부터, 장식품까지 다양한 아이템들이 진열되어 있네요.
이 선반을 넘어 엘리베이터를 따라 우측으로 가면 호텔 유일의 식당 키친이 나타납니다. 입구부터 범상치 않은 식당은 마지막에 따로...
지금까지 본 G층의 풍경 속에서도 아기자기함과 레트로한 감성이 살아있는 곳이라는 느낌을 안겨줍니다. 그럼 방으로 가봅니다. 5층짜리 건물의 1~4층은 객실, 5층은 풀장과 헬스장이 있는 체력단련층입니다. 제 방은 3층입니다.
엘리베이터 조차 범상치 않은 포스가 엿보입니다.
검은색으로 도배된 양 옆 벽과 베이지색의 천장과 문이 투숙객을 맞이합니다.
객실 문도 숫자와 그림을 통해 적절히 활용하고 있습니다.
로브 만큼이나 넓지 않은 방은 두바이 내 호텔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인테리어를 선보입니다.
호텔에서 볼 수 있는 일반적인 옷장 대신 프레임으로 짜여진 선반이 옷장 겸 수납장 겸 등을 맡고 있습니다.
검빨의 조화가 느껴지는 커피 세트.
방에는 3성급 호텔에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비싸고 예쁘기로 유명한 스메그 냉장고가 있습니다. UAE 내 다른 5성급 호텔에서도 보통은 서랍장 안에 들어가 있어서 좀처럼 볼 수 없는데 말이죠. (대신 냉장고엔 물만....)
방이 좁은 편이다 보니 화장실에 욕조는 없습니다.
샴푸 등은 여느 3성급 호텔들과 마찬가지로 리필식....
침실입니다. 이불에 ENTER가 선명히 보이네요.
왼쪽에는 별도의 사이드 테이블 없이 LED 스탠드와 1970년대 락음악사 책이 꽂혀 있고...
오른쪽의 사이드 테이블은 동아줄에 매달린 나무 상자처럼 걸려 있습니다.
방 안의 다이얼식 전화기는 제가 어렸을 때나 사용했던 것 같은 추억의 전화기네요.
침대에 누우면 천장을 가득 메운 두바이 지도를 볼 수 있습니다.
뭐... 이런 느낌이랄까요?
선반 옆이자 침대 앞에는 책상과 TV가 걸려 있습니다.
책상에 놓여진 건 스탠드와 디지털 액자....
가 아니라 방 제어가 가능한 태블릿이 있습니다. 5성급 호텔에도 그리 많지 않은 태블릿을 갖춘 3성급 호텔이라뇨!
벽에 걸려있는 건 LG LED TV지만, 안테나 달린 빨간 나무박스 안에 TV를 설치하여 요즘 세대들은 모르는 추억의 브라운관 TV를 보는 듯한 느낌을 안겨주는 것이 특징입니다. KBS 월드가 잡힙니다. TV 앞에 달려있는 조명등도 평범함을 거부하는 디자인이죠.
작은 소파와 의자가 TV 밑에 놓여 있습니다.
체력 단련장이 있는 5층에 가봅니다. 헬스장이 있고...
옥탑 수영장이 있습니다.
비록 작은 수영장이지만...
야외 수영장에 일광욕을 즐기기 위해 일반적으로 설치된 선배드가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옥탑에서는 주변 경치를 둘러 볼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 우측 중앙에 있는 건물이 바로 형님격인 4성급 호텔 자빌 하우스 알시프로 6월에 개장했습니다. 자빌 하우스 알시프 소개는 다음 포스팅에...
두바이 크릭과 알시프 일대를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두바이 크릭을 중심으로 크릭 너머에는 데이라 지역, 크릭 앞에는 알시프 두바이, 그리고 눈 앞에 보이는 두 건물은 쿠웨이트 영사관과 사우디 영사관입니다. 앞에 보이는 것이 쿠웨이트 영사관. 사진에는 담겨져 있지만 알시프는 관광지이면서도 동시에 사우디 영사관 옆에 미국 영사관과 영국 대사관이 있는 외교 단지 지역을 이웃으로 하고 있습니다.
5층에서 내려다 본 호텔 마당 풍경.
마지막으로 앞에서 잠깐 소개시켜 드렸던 키친 역시 독특한 인테리어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바에서 팔지 않는 술도 판매합니다.
아침 조식은 로브와 마찬가지로 전채, 샐러드, 빵, 쥬스 등은 직접 가져다 먹고 따뜻한 메인 음식은 주문하는 방식입니다.
계란 요리. 사이드에 버섯이 들어가 있는게 눈에 띄네요.
플레이팅은 거꾸로 되었지만, 샤크슈카에도 사이드에 버섯이...
와플에는... 없네요.
주메이라 버전의 로브 호텔인 자빌 하우스 미니 알시프는 로브 호텔이 가지고 있는 아기자기함을 업그레이드시키고, 레트로한 감성을 조화시켜 투숙객에게 독특한 감성을 제공하는 호텔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나중에 알시프 지구의 개발이 완공되고 날씨만 좋으면 걸어서 알시프를 가로질러 바스타키아가 있는 알파히디 역사지구까지 갈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 될 듯 싶네요. 상대적으로 오래된 지역이라 낡은 건물이 많은 부르 두바이에 들어선 최신식 중저가 호텔이니 말이죠. 대중교통으로는 조금 많이 걸어야 하긴 하지만, 부르즈만 메트로역에서 오갈 수 있습니다.
* 자빌 하우스 미니 알시프 호텔은 2019년 12월 운영주체가 주메이라에서 힐튼으로 바뀌어 햄튼 바이 힐튼 두바이 알시프로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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