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35년만에 돌아온 사우디의 첫 영화관 AMC 시네마 KAFD점의 이모저모

사우디에 석유를 시추하러 들어온 서양의 석유업자들을 통해 들어오게 되었던 사우디 내 영화관은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과 이에 영감을 받아 진행된 메카 그랜드 모스크 점거 사건의 여파로 극보수 원리주의 성향의 와하비스트들이 득세하면서 사우디 곳곳에 성업 중이던 영화관들이 폐쇄되었습니다. 그 후로 30년 넘게 암흑기를 맞이한 사우디 영화산업은 비전2030을 앞세워 강경 보수 이슬람 국가에서 온건한 이슬람 국가로 탈바꿈하려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실권을 쥐게 되면서 지난해 12월 11일 사우디 문화정보부가 영화산업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영화관 부활을 공식으로 선언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문화] 그동안 폐지했왔던 사우디의 영화관 부활 공식 발표로 본 사우디 영화 약사! 참조) 그리고 4월 초 사우디 문화정보부는 미국의 멀티플렉스 체인인 AMC에게 첫 영화관 운영허가를 발급하였으며, 4월 18일 영화관 부활을 알리는 첫 상영을 개시할 것이라고 발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문화] 사우디, 4월 18일 리야드에 첫번째 영화관 공식 개관! 참조)

사우디 영화관 운영허가를 처음으로 받으며 시장 선점에 들어가 10억달러로 추산되는 사우디 영화시장의 50% 점유율 달성이라는 야심찬 계획을 세운 AMC 시네마의 첫 영화관은 리야드의 킹 압둘라 파이낸셜 디스트릭트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극장이 될 것이라고 자신하는 아담 애런 AMC CEO가 LA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자신했던 것처럼^[각주:1], AMC가 사우디에 진출하며 첫 선을 보이는 영화관은 일반적인 영화관과는 사뭇 다른 외관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 건물은 KAFD 컨퍼런스 센터로 센터 내 공연홀을 AMC가 영화관으로 개조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부 역시 외관 만큼이나 어마무시한 스케일을 자랑합니다.

4월 18일 밤 첫 선을 보이는 AMC 시네마의 첫 상영작은 블랙팬서로 첫 상영은 국내외 귀빈 및 각종 매체 등 약 400여명의 초청받은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제한 상영입니다. AMC 시네마는 20일 금요일 티켓 가격 및 예약 방법 등을 공개하여 5월초 일반 영화팬들을 상대로 공식 개관할 예정입니다.

AMC 시네마 KAFD점은 5월 초 1개관으로 영업을 시작하여 여름 이후 현재 준비 중인 3개관의 마무리 작업이 끝나면 총 4개관으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당초 심포니 콘서트홀을 목표로 만들어진 공간인만큼 우리에게 익숙한 영화관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구조로 일단 손님을 맞이하게 됩니다. 운영허가를 받은지 2주만에 공식 이벤트를 개최하다보니 화려한 외관에 비해 영화관으로서는 보완해야 할 점이 많아 보입니다.

VIDEO: Al Arabiya #Saudi producer @majedalhazzaa brings us live images from inside the first #SaudiCinema hall.

Read more: https://t.co/S8frGZWlNZ pic.twitter.com/SLnQTcR6Hb

— Al Arabiya English (@AlArabiya_Eng) 2018년 4월 18일

현재 설치되어 있는 관객석은 영화를 보기엔 어울리지 않는 의자인데, 

AMC 시네마는 현재 설치된 의자를 전부 영화관에 걸맞는 의자로 교체할 예정입니다.

AMC 시네마에서 35년만의 영화관 부활을 알리는 날, 사우디 문화정보부는 AMC에 이은 두번째 영화관 운영허가를 발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번째로 사우디 내 영화관 운영허가를 받은 업체는 UAE 두바이의 마지드 알푸타임, AMC보다는 사우디인들에게도 많이 친숙한 브랜드인 VOX 시네마를 운영하는 업체입니다. 한국으로 비교하자면 UAE의 CGV와 같은 UAE내 최대 영화체인인 VOX 시네마는 UAE 외에도 오만, 바레인, 카타르, 레바논, 이집트 등 중동-북아프리카 국가에 300여 상영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5년내 600여 상영관을 사우디에서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VOX 시네마는 영화관 운영허가가 발급되기 전인 지난 3월 1일 사우디 알츠하이며 질병 협회의 지원 하에 야외에서 일반인들을 상대로 한 상영회를 개최한 바 있어 언제 운영허가를 받아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VOX 시네마의 플래그쉽 상영관인 몰 오브 에미레이트점은 용아맥에 앞서 2015년 북미와 영국을 제외한 지역에서 최초로 아이맥스 레이저관을 개관한 바 있으며 ([영화관] 아이맥스 레이저와 함께 새단장을 마친 에미레이츠몰의 멀티 플렉스 복스 시네마 이용기! 참조), 일찌감치 상영관 내 차등 요금제를 적용하고 있는 곳으로 별다른 투자없이 차등 요금제를 도입했던 국내 멀티플렉스 체인보다는 합리적인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영화관] 국내 영화관의 꼼수 차등 요금제와 비교될 수 밖에 없는 UAE 영화관의 차등 요금제 참조)

1. http://www.latimes.com/business/hollywood/la-fi-ct-amc-saudi-arabia-20180404-story.html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