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는 다운타운에서 셰이크 칼리파 하이웨이로 연결한 네 개의 섬 사디야트 아일랜드, 알주베일 아일랜드, 지라아 아일랜드와 야스 아일랜드 등 아부다비 본토 동쪽의 네 개의 섬 중 가장 가까운 섬인 사디야트 아일랜드는 자연, 에미레이트의 유산과 문화가 함께하는 문화관광 프로젝트로 개발하면서 섬 서쪽 모서리에 세 개의 박물관이 중심이 된 사디야트 문화지구 (Saadiyat Cultural District)를 세우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가지 문제가 맞물려 야심찬 문화지구 개발 계획은 오랫동안 삐그덕거렸습니다.
UAE의 역사, 문화와 경제발전의 모습을 소개하고, 국부 셰이크 자이드가 사랑했던 매의 날개를 형상화한 외관이 인상적인 사디야트 문화지구의 중심, 자이드 국립 박물관은 2009년 대영 박물관과 10년 계약을 체결했지만, 여전히 감감 무소식이고...
3개 박물관 중 처음으로 2006년 7월 8일 솔로몬 구겐하임 재단과 계약을 체결하며 세계에서 가장 큰 구겐하임 박물관이 될 것을 목표로 삼았던 구겐하임 아부다비는 2011년 첫 삽을 뜨고 기반공사에 들어갔다가 중단된 이후 무기한 연장의 늪에 빠져 있는 가운데...
2007년 3월 7일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과 30년 계약을 체결했던 루브르 아부다비가 세 개의 박물관 중 처음으로 2017년 9월 공식 개관일정을 발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아부다비] 마침내 루브르 아부다비 개관 일정 공식 발표! 참조) 가뜩이나 리얼 심시티를 즐기고 있는 두바이와 달리 볼거리가 많지는 않은 아부다비여서 새로운 랜드마크의 탄생을 많은 이들이 손꼽아 기다려왔습니다.
루브르 아부다비는 11월 11일 오전 10시에 일반 관람객들에게 첫 선을 보이기에 앞서 11월 8일 밤 8시 반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개관식을 가졌고,
다음날인 11월 9일 밤 10시에는 공식 개관행사의 일환으로 불꽃놀이와 빛의 쇼를 선보이며 루브르 최초의 해외 별관 개관소식을 전하며 세계의 주목을 끌었습니다.
본진인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서도 상징물인 피라미드를 통해 첫 해외 별관인 루브르 아부다비의 개관 소식을 알리는 영상을 선보였으며,
루브르 아부다비의 공식 파트너 중 하나인 에티하드 항공은 루브르 아부다비의 개관을 맞이한 홍보영상을 선보이기도 했죠.
그리고 공식 개관일로부터 6일이 지난 개관 후 첫번째 금요일 오후에 직접 루브르 아부다비를 찾았습니다.
언제나 그랬듯 일단 열고 시작하는 이 동네 특성상 주차장을 찾기가 살짝 애매한 가운데 주차장인지 아닌지 애매한 구역에 차를 세우고 목적지를 향해 걸어갔습니다.
사전 티켓 구매열과 현장 구매열로 나뉘어진 대기열에 서서 문패를 보니 그 곳에 왔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아랍어 표기로는 루브르 (لوفر)가 아닌 알루브르(اللوفر)라고 적혀있는게 인상적이네요.
박물관에 도착했던 오후 3~4시 사이는 관람객들이 많이 몰리는 시간이었는지 대기열에 선 이후로는 기나긴 기다림의 시작이었습니다.
(짧아 보이는 줄이 현장 구매자 대기열, 서 있는 줄이 사전 구매자 대기열)
기다리면서 옆을 둘러보니 회전문으로 나가야만하는 출구가 보이네요. 재입장을 불허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보이는 비좁은 출구였습니다.
입구를 향해 다가가면서 보니 출구 반대방향으로는 저물고 있는 해와 함께 물 위에 떠있는 박물관에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홍보 영상과 달리 실제는 마냥 깨끗해 보이지 않는다는게 함정.
입구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검색대를 통과하고 안내 데스크를 만나게 됩니다.
안내 데스크에서는 유모차를 대여하거나 영상과 음성을 이용한 루브르 가이드 타블렛을 대여할 수 있습니다.
안내 데스크를 지나 박물관에 본격적으로 입장하기 위한 또다른 대기열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나올 때보니 이런 대기열이 없더란;;;;) 아직은 개관 초기인 탓인지 직원들의 업무가 어설픈 면이 엿보여 대기열이 더욱 어수선하고 혼란스럽다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했습니다.
이쯤에서...
루브르 아부다비의 입장료는 성인 기준 60디르함이고 특정 조건을 만족시키는 관람객에게는 반값 할인, 혹은 무료 입장이 허용됩니다. 물론, 각종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있음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는 갖춰가지고 가야겠죠. 그리고 월요일은 정기휴관일이니 방문 계획을 잡으실 때 참고하세요!
그리고 아트클럽이라 불리는 연간 회원권이 있는데, 450디르함짜리 회원권은 연중 동반 1인 무료 입장, 1,500디르함짜리 회원권은 동반 5인 무료 입장이 가능합니다.
입장할 때는 프린트된 종이티켓이나 바코드가 있는 온라인 티켓을 가지고 가면 바코드 리더기로 이를 확인하면서 입장을 하게 됩니다. 대기열에 있다보면 오른쪽 벽으로 첫번째 전시물을 볼 수 있습니다.
전시물을 보다보면 안내문을 보기가 쉽지 않은데, 루브르 아부다비 가이드 앱을 핸드폰에 깔아두고 방문하면 좀더 편하게 관람을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안내 데스크에서 대여해주는 가이드 타블렛도 결국 이 앱의 컨텐츠더군요.
(앱스토어에서 다운받자!) (가이드앱 타이틀 화면)
가이드 앱의 장점은 루브르 아부다비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기본으로 현재 위치를 파악하고, 전시관 내 진열된 어떤 전시품이 전시 중인지...
(가이드앱 메인 화면) (당신은 제8전시관에 있습니다.)
각 전시물에 대한 정보 제공은 물론, 관심있는 전시물을 스크랩해 둘 수 있습니다.
(당신은 제8전시관에서 루이 13세 그림을 보고 있습니다.) (고흐의 자상화를 스크랩해두었습니다.)
챕터로 불리는 전시공간은 인류의 역사, 문화, 종교, 예술작품을 포괄하는 연대기적으로 구성된 12개의 전시관과 통로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전시관 중에는 부속 갤러리가 딸려있는 전시관이 있습니다. 각 전시관의 이름은 아래와 같습니다.
서장: The Great Vestibule
제1전시관: The First Villages
제2전시관: The First Great Powers
제3전시관: Civilisations and Empires
제4전시관: Universal Religions
제5전시관: Asian Trade Routes
제6전시관: From The Mediterranean to The Atlanctic
인터섹션: Cosmography
제7전시관: The World in Perspective
제8전시관: The Magnificence of The Court
제9전시관: A New Art of Living
제10전시관: A Modern World?
제11전시관: Challenging Modernity
제12전시관: A Global Stage
기타 전시관: 어린이 전시관 (6~12세 아동 대상)
상설 전시관 외에 1년에 4회 정도 단기 특별전을 열 계획으로 알려져 있으며, "하나의 루브르로부터 또다른 루브르로 (From One Louvre to Another)"라는 주제로 열릴 첫 특별전은 12월 21일부터 시작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막상 전시관 내에서는 앱이나 안내 타블렛을 이용하지 않으면 전시관에 대한 정보를 찾기가 쉽지 않은 것이 흠이라 길만 따라가면 되는 간단해 보이는 동선임에도 불구하고 헤멜 수 있다는 점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루브르 아부다비에 상주할 영구 전시물과 파리 루브르 본관, 오르세 미술관, 퐁피두 센터 등 프랑스 내 주요 13개 미술관, 혹은 박물관 등의 소장품 중 서 임대한 전시물 등 약 700여점의 전시물이 있는 개관 당시 루브르 아부다비 내에서 볼 수 있는 일부 전시물을 사진으로 소개합니다. 모든 사진은 아이폰X의 스와이프 기능을 활용하여 사진앱과 ProCamera앱을 상황에 따라 번갈아 바꿔가면서 찍어봤습니다. 전시관 내에서 사진 촬영은 자유롭지만, 전시물 보호를 위해 다른 전시관과 마찬가지로 스트로보나 플래쉬를 터뜨리면 보안요원들의 제지를 받게 된다는 점을 감안하세요.
(미라를 감싸는 붕대)
연결 통로를 지나다보면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는데.... 방문 시간이 시간이니만큼 해가 지고 있네요;;;;
바다 건너 보이는 중심부의 고층건물이 세워진 곳이 림 아일랜드.
(바벨탑)
기사 대 사무라이
전시관을 둘러보고 나오니 루브르 아부다비의 자랑거리인 돔 지붕이 모습을 드러냈지만, 이미 해가 지고 밤이 찾아왔기에 보고 싶었던 아름다운 햇살을 볼 수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전시관은 아니지만 공간의 여백을 활용한 전시물들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보고 싶었던 햇살은 없었지만 곳곳에 설치된 조명을 볼 수 있습니다.
밀폐된 공간이 아니기에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아부다비의 야경을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박물관 한쪽 구석에는 박물관 내 유일의 식음료 매장인 식당과 카페가 있습니다.
사진에 담지는 못했지만 아무래도 박물관 자체가 물 위에 있는 탓인지 일반 보안요원 외에도 수상안전요원들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다니다보니 그냥 지나쳤지만 전시관 지하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어린이 전시관이 따로 있고, 돔 지붕 밑에는 추가 공사작업으로 볼 수 없었던 공연장이 있습니다. 전시관 입구 근처에는 기념품 매장이 있다는 건 덤.
저녁 6시반 무렵쯤 첫 관람을 마치고 나오니 입구는 언제 그랬냐는듯 썰렁하기 이를데 없었습니다.
낮에 입구에 도착했지만 전시관을 둘러보고 나오니 저녁이 되어 오아시스에 영감을 받았다는 햇살이 깔리는 박물관 풍경을 직접 보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음 장소로 향했습니다. 다음에 다시 한번 제대로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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