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하 알카라마에서 바라본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
올해 첫 해외순방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이 베트남을 거쳐 24일부터 27일까지 UAE를 국빈자격으로 공식 방문합니다. 이번 방문은 연초부터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임종석 비서실장의 지난 1월 아부다비 방문 당시 UAE의 실질적인 통치자인 왕세제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이 친서와 함께 보낸 공식 초청에 따른 것입니다. 1 문 대통령은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이 이복형이자 현 대통령인 셰이크 칼리파 빈 자이드 알나흐얀이 지난 2014년 1월 뇌졸중으로 쓰러지면서 대통령 대행을 맡은 이후 방문했던 박 전 대통령에 이어 두번째로 UAE을 방문하게 됩니다. 결과론적으로 전임자의 방문은 세월호로 어수선했던 정국에서 잠깐 시간을 벌기 위한 도피성 일정이었던 터라 양국간의 관계를 감안해도 그야말로 굴욕적인 푸대접을 받은 바가 있기에 이번 문 대통령의 방문에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왕세제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큐] 푸대접을 자초한 UAE 방문, 그날 UAE에선 무슨 일이 있었을까? 참조)
셰이크 무함마드 왕세제는 사적인 자리에선 별다른 근접 경호없이도 일반 식당에서 사람들과 뒤섞여 식사를 즐길 정도로 소탈한 모습을 보이는 반면 ([생활] 평범하게 식당에 점심 먹으러 온 실질적인 UAE의 통치자, 아부다비 왕세제를 마주치다. 참조), 정치적으로는 무혈 쿠데타를 시도했던 자신의 친동생을 사실상 변경의 궁전에 가택연금을 시켜놓고 필요한 공식 석상에만 모습을 드러내게 한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냉정하고 격을 따지는 인물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성격이 우유부단하다는 평기를 받는 이복형 셰이크 칼리파 빈 자이드 알나흐얀 대통령에 비하면 강인한 성정을 가진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죠.
아무튼... 문재인 대통령의 UAE 국빈방문에 앞서 이번 방문에서 들르게 될 곳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첫날, 3월 24일
1)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 (아부다비)
셰이크 자이드 로드를 계속 달려 아부다비시 초입에 도착하면 UAE를 대표하는 모스크이자, 럭셔리함이 물씬 풍기는 현대식 모스크인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가 있습니다. 아부다비에 거주하는 무슬림 신앙의 중심이자, 아직까지는 볼거리가 많지 않은 아부다비에서 관광객들이 반드시 들르는 랜드마크입니다.
- [아부다비] 아부다비의 상징이자 UAE 신앙의 중심,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
작년 여름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모 드라마에서는 카타르와 UAE를 적당히 뒤섞은 것만 같은 가상의 나라 보두안티아국 국왕의 왕궁으로 등장하죠.
- [비평] 죽어야 사는 남자, 셰이크 만수르에 대한 한국 미디어의 지나친 관심이 빚어낸 총체적 난맥상
이슬람 세계의 문화적 다양성과 함께 과거와 현재의 건축 및 예술의 가치가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바램을 담아 20억디르함 (약 6천억원)을 들여 1996년부터 2007년까지 11년간에 걸쳐 지어진 그랜드 모스크 내에는 완공을 보지 못하고 2004년 서거한 국부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나흐얀의 묘소가 있습니다.
돌덩어리들을 쌓아올려놓은데다 그럴듯한 묘비조차 없는 사우디 국왕들의 무덤과 달리 묘비도 있지만, 그래도 그 위세에 비하면 단촐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2004년 11월 서거 당시에는 모스크 건설이 한창이었기에 모스크 건물 밖에 있었다가 모스크가 완공되면서 현재의 묘소로 이장되었습니다.
- [역사] 2018년 자이드의 해, 탄신 100주년을 맞이하는 UAE의 국부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나흐얀
둘쨋날, 3월 25일
1) 와하 알카라마 (아부다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첫 방문하는 곳
전몰장병 추념비가 있어 UAE의 현충원과 같은 와하 알카라마는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 바로 맞은편에 있으면서도 관광객들에게는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입니다. 부족사회의 성격이 강한 UAE가 2010년대 들어 국가라는 개념을 자국민들에게 심기 위해 징병제를 도입하는 등 애국심을 고취하고 있는 가운데 2015년 9월 4일 예멘에서 알후씨 반군의 공격에 의해 1971년 건국 이래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사건을 계기로 전시 여부에 상관없이 국가를 위해 헌신하다 죽은 순국자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공원을 조성하여 1년 뒤인 2016년에 문을 열었기에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방문하게 되는 곳입니다.
- [아부다비] 와하 알카라마, 순국자들을 기억하기 위한 UAE의 첫 추모공원
2) UAE 대통령궁 (아부다비)- 셰이크 무함마드 왕세제와의 정상 회담, 공식 환영행사 등
아부다비 본토의 가장 안쪽 끝, 에미레이츠 팰리스 옆에 자리잡은 대통령궁은 4억9천만달러를 들여 지은 럭셔리한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에미레이츠 팰리스 앞에서 유턴을 하게 될 경우 지나치는 곳이기도 하죠. 대통령궁의 전경은 에미레이츠 팰리스 맞은편 에티하드 타워에서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 [아부다비] UAE 대통령궁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에티하드 타워스 전망대 300에서 본 아부다비 풍경
3) 루브르 아부다비 (아부다비)- 김정숙 여사 방문
지난해 11월 문을 연 루브르 최초의 해외 분관으로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박물관 건물과 별을 촘촘히 엇갈려서 붙여놓아 그 사이를 파고드는 햇살이 인상적인 건물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셰이크 무함마드 왕세제와 정상회담을 갖는 등 일정을 소화하는 동안 영부인 김정숙 여사는 UAE의 국모이자 왕세제 셰이크 무함마드와 셰이크 만수르의 친모 셰이카 파티마 빈 무바라크를 접견하는 등 여성계와 교류하면서 루브르 아부다비를 방문했습니다.
(UAE 국모 셰이카 파티마 빈트 무바라크 알깨트비)
- [아부다비] 사디야트 문화지구의 시작을 알린 루브르의 첫 해외 별관, 루브르 아부다비 방문기
- [아부다비] 루브르 아부다비 (2) 안개와 함께한 장 누벨이 선보인 빛의 소나기가 풍기는 마력!
4) 월드 트레이드 센터 수크 (아부다비)- 김정숙 여사 방문
아부다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쉬드 타워가 있는 월드 트레이드 센터 아부다비에는 더 수크와 더 몰의 두 쇼핑몰이 있습니다.
길 하나 사이로 자리잡고 있는 더 몰과 더 수크는 이름 그대로 현대적인 쇼핑센터 (더 몰)과 과거의 전통시장 (더 수크)의 컨셉을 빌려놓은 쇼핑몰입니다. 이집트나 시리아 등지에서 볼 수 있는 역사 깊은 전통적인 시장을 찾기가 불가능한 UAE에선 전통 시장의 컨셉을 쇼핑몰에 접목시켜 구현하고 있습니다.
5) 에미레이츠 팰리스 (아부다비)- 재UAE동포 간담회
아부다비에 왔으면 영화 패스트 퓨리어스 7에도 나왔던 에미레이츠 팰리스도 둘러보고 금박이 깔린 에미레이츠 팰리스 카푸치노 한 잔 정도는 마시고 가야겠죠???
- [호텔] 에미레이츠 팰리스 (1) 당신은 방문객 모드로 입장하셨습니다.
에미레이츠 팰리스에 투숙하게 되면 투숙객 전용 공간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 [호텔] 에미레이츠 팰리스 (2) 당신은 투숙객 모드로 입장하셨습니다.
- [호텔] 에미레이츠 팰리스 (3) 투숙객 모드로 입장하신 당신은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셋째날, 3월 26일
1) 바라카 원전 (아부다비- 알다프라 지역)
지난 연말과 연초를 장식한 논쟁의 중심지이자, 전임자의 지난 방문 당시엔 셰이크 무함마드 왕세제가 직접 안가고 친동생이자 대통령부 장관 셰이크 만수르를 보내는 굴욕을 안겨줬던 곳이기도 합니다. (트럼프 미대통령이 방한하여 미군 기지를 방문하는데 임종석 비서실장을 보내는 것과 비슷하달까요...) 셰이크 만수르와 화제의 주인공이었던 칼둔 알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 겸 에미레이츠원자력에너지공사 이사회 의장은 각각 맨체스터시티 구단주 (셰이크 만수르)와 회장 (칼둔 알무바라크)을 겸하고 있죠.
(최고제한속도 시속 160km를 자랑하는 UAE의 아우토반, 셰이크 칼리파 빈 자이드 로드)
아부다비에서 바라카 원전으로 가는 길인 마프락-구웨이파트 로드는 지난 1월말 대대적인 확장 공사를 마치고 셰이크 칼리파 빈 자이드 로드로 이름이 바뀐 바 있으며, 셰이크 칼리파 빈 자이드 로드는 통상적인 20km 버퍼를 적용하지 않고도 최고 제한속도 시속 160km로 UAE에서 가장 제한속도가 높은 도로입니다. 당초 최고 제한속도는 시속 140km (과속 단속은 161km부터..)였다가 확장 공사기간 동안 좁아진 도로에서 대형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자 제한속도를 20km 낮췄는데, 확장공사 완공 후 개통하면서 원래 속도로 복귀하게 된 셈이었죠.
- [아부다비] 알다프라 지역의 대표적인 산업도시 루와이스로 가는 길
- [아부다비] 사막섬에서 한식당까지, 루와이스 일대에 갈만한 곳들
26일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의 원자로 1호기 완공식 기념행사 참가에도 불구하고 실제 바라카 원전의 가동 일정은 2019년으로 늦춰질 것이라는 현지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는 바라카 원전을 운영하기 위해 한전과 에미레이츠원자력에너지공사 (ENEC)가 조인트벤처로 설립한 나와 (NAWAH)가 운영인력의 훈련 미비 등을 이유로 UAE의 원자력 규제기관인 FANR (Federal Authority for Nuclear Regulation)으로부터 운영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
2) 까스르 알사랍 리조트 (아부다비- 알다프라 지역)
당초 예정에는 없었던 일정이지만 문 대통령에 반한 무함마드 왕세제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이뤄진 사막체험은 리와 사막 한 켠에 자리잡은 고급 사막 리조트 까스르 알사랍 리조트에서 이뤄졌습니다. ([아부다비] 리와 오아시스에서의 숙소 선택, 외딴 곳에 있는 럭셔리 리조트? 좋은 입지를 가진 보급형 호텔? 참조)
까스르 알사랍은 지난 2월 9일 아부다비 클래식의 초청을 받은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아부다비 두번째 공연이 펼쳐진 장소이기도 합니다.
3) 까스르 알바흐르 (아부다비)
까스르 알바흐르 (바다궁)는 아부다비 시내 인근에 자리잡고 있는 무함마드 왕세제의 사저입니다.
4) 아부다비 국립극장 (아부다비)
2253석규모의 공연홀을 갖추고 있는 아부다비 국립극장에서 26일 6시 에이핑크, 린, 밴드 두번째 달이 출연하는 무료 공연과 함께 한국문화행사가 열립니다. 사전예약에 따른 선착순 무료 입장. (링크) 비록 아버지가 계신다고 했던 사우디가 아니긴 하지만 리드보컬 정은지에게는 나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에이핑크가 데뷔할 무렵 한국에서 CD까지 공수해오면서 딸자랑에 여념이 없으셨던 정은지 아버지와 같은 회사에서 일했었던 기억이 있기도 합니다만...
넷째날, 3월 27일
1) 아크부대 (아부다비- 알아인 지역)
연말-연초 논란의 대상 중 하나였던 아크부대는 2016년 기존 주둔지인 알아인에서 아부다비와 두바이, 알아인의 중간쯤에 자리잡은 사막지역인 스웨이한으로 이전한 바 있습니다.
** 알다프라 지역과 알아인 지역에 대해서는 [아부다비] 동부 지역과 서부 지역의 행정구역명을 새롭게 변경! 참조
2) 자빌궁 (두바이)
두바이 통치자이자 UAE 부통령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쉬드 알막툼이 있는 자빌궁은 부르즈 칼리파가 있는 다운타운 두바이, 셰이크 자이드 로드, 두바이 디자인 디스트릭트 사이에 있는 자빌 지역의 녹색지대 내에 있습니다.
두바이는 부도 직전까지 내몰렸던 경제위기로 휘청거렸던 2010년대 초반 국운을 걸다시피 총력으로 도전하여 아랍지역 최초로 유치한 2020년 두바이 엑스포 준비를 위해 두바이 내 미개발지에 들어서고 있는 엑스포 부지 및 메트로 레드 라인 확장 등 관련 인프라를 확충 중에 있으며, 지난 20일 아일랜드가 공식 참가계약을 체결하는 등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 [두바이] 2020년 세계 엑스포 개최지로 최종 선정!
- [두바이] 2020년 두바이 엑스포의 새로운 공식 로고와 그 속에 담긴 의미, 그리고 주요 전시장 디자인
- [두바이] 두바이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 곳에 담은 초대형 황금빛 액자, 두바이 프레임 방문기
3) 아르마니 호텔 (두바이)
한-UAE 미즈니스 포럼이 열릴 아르마니 호텔은 세계 최고층 건물 부르즈 칼리파 내에 있습니다. 지난 1월에는 두바이 분수쇼 최초의 K-Pop곡으로 선곡된 엑소의 파워 최초 공개를 위해 엑소가 미니 팬미팅을 겸한 기자회견을 가진 후 첫 공개되는 장면을 감상한 곳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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