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7월 1일 세계 최초의 완전 기능성 3D 프린트 건물을 짓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던 두바이는 10여개월이 지난 5월 23일 "미래의 사무실"이라는 슬로건을 건 두바이 미래 재단의 사무실을 공개했었습니다. 지난 2015년 중국에서 사무실 건물과 주택을 먼저 짓기는 했지만, 보여주기용일 뿐 실제로 거주하거나 생활할 건물은 아니었던 것에 비해 250평방미터 부지 위에 세운 이 사무실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세계 최초의 3D 프린트 사무실이라는 타이틀을 선점할 수 있게 된 셈이었습니다.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첨단 기술의 도입과 실용화에 주력하고 있는 두바이답게 단순히 사무실 하나를 짓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이 아닌, 3D 프린팅 기술을 진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 사무실은 2030년까지 신축 건물의 25%를 3D 프린트 건축술로 세워 3D 프린팅 건축술의 글로벌 센터가 되겠다는 두바이의 미래 준비 프로젝트 중 하나인 2030 3D 프린팅 발전계획의 일환입니다. 두바이는 개소식을 한달여 정도 앞두고 이 계획을 공식 발표했죠.
언론으로만 접했던 이 사무실을 주말인 금요일 저녁 찾아가 보기로 했습니다. 위치는 두바이의 또다른 트윈 타워인 에미레이츠 타워스 단지 뒷편이자 두바이 국제금융센터 DIFC 앞쪽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휴일인 금요일 저녁이었음에도 사무실엔 불이 켜져 있었습니다. 단순히 켜놓은 것이 아니라 경비원과 근무하는 직원을 볼 수 있었습니다만...
사무실이 세워진 지역의 중심에는 어김없이 금빛의 세 손가락 경례 (Three Finger Salute) 조각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세 손가락 경례하면.... 영화 헝거 게임에서 영상화되어 태국의 반군부 시위에서도 사용되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엄지와 약지를 제외한 가운데 세 손가락을 모으고 허공을 향해 뻗는 인사가 연상되겠지만....
다운타운 두바이 내 부르즈 칼리파 근처 부르즈 파크 한 가운데에서도 볼 수 있는 두바이 세 손가락 경례상의 손가락 모양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 경례와는 조금 다른 모양을 갖고 있습니다.
두바이에서 유명한 이 세 손가락 경례는 지난 2013년 2월 두바이 세계정상회담에서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쉬드 알막툼이 사용하면서 두바이의 상징이 되었으며, 이 손가락 모양의 의미는 W (Win), V (Victory), L (Love)를 상징한다고 하네요. (원문은 클릭!)
붙어있는 사무실 건물과 달리 사진에 담지는 못했지만, 야외 휴게실을 사이에 두고 앞뒤로 볼 수 있는 회의실 같은 공간을 볼 수 있습니다.
사무실로 향하는 입구.
건물을 구경 온 관광객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은 바로 티비 스크린을 통해 소개 동영상을 틀어주는 사무실 입구까지입니다. 티비 맞은편에는 경비 데스크가 있으며, 경비원은 밖에서는 맘대로 찍어도 되지만 내부에서는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더군요.
사무실로 향하는 안쪽 문에는 "미래는 그것을 상상하고, 설계하며,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자들에게만 속한 것이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이는 2015년 2월 세계정상회담 당시 셰이크 무함마드가 제안한 이니셔티브의 앞부분으로 두바이 미래 박물관의 역할을 정의하는 문구이기도 합니다.
두바이 미래 재단의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과는 조금 다르지만 스크린 속에서는 높이 6미터, 길이 36미터의 이 사무실 단지를 짓기 위해 3D 프린팅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여 지었는지 소개하는 영상이 반복해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나무와 함께 어우러진 사무실 단지의 뒷모습.
기네스 세계기록 인증서는 없지만, 그래도 세계 최초의 3D 프린트 사무실이라고 적인 표지판이 세워져 있네요.
두바이 미래 재단의 사무실로 사용되고 있는 이 사무실은 지난 2015년 3월 발표한 두바이 미래 박물관 (Museum of the Future) 프로젝트의 일환입니다.
2018년 12월 2일 UAE 건국 기념일에 맞춰 개관 예정인 이 박물관은 에미레이츠 타워스와 셰이크 자이드 로드 사이에 들어설 예정으로 미래를 보고 미래를 창조한다'는 주제로 미래 기술과 디자인 육성의 인큐베이터를 자임하고 있는 박물관입니다.
미래적인 비대칭 도넛 모양의 건물 외관과 전통적인 아랍어 글씨체를 활용하여 건물의 외관을 장식하는 디자인이 인상적으로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하여 지을 예정이라고 하죠. 이미 들어선 두바이 미래 재단 사무실은 일종의 프로토타입인셈.
두바이 미래 재단 사무실 옆 에미레이츠 타워스의 두 건물을 연결하는 아케이드인 에미레이츠 타워스 불바르 한 켠에는 미래 박물관의 맛보기라고 볼 수 있는 체험 공간이 있습니다.
내부에 시커먼 공간에 들어가면....
방의 이미지가 보여지는 두 개의 스크린이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입구쪽 스크린은 서서 체험하는 공간이고...
안쪽의 스크린은 가운데 있는 좌석에 앉은채 체험하는 공간입니다.
뭘 체험하냐구요??? 그래서 준비한 영상입니다.
앉아서 찍다보니... 안마기능이 있는 의자였더군요!!!!
그리고 불바르 한 가운데에는 가운데 기둥을 중심으로 세 개의 연단이 서 있는 기이한 코너가 있습니다.
이 공간의 이름은 UAE 하이퍼 마인드라고 하는군요!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수렴하여 최적의 결정을 내려주는 인공지능 슈퍼컴퓨터라는 소개글이 있습니다.
실제로 연단 위의 스크린을 터치하면 언어 선택 후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같은듯 다른 양자택일을 요구하는 세 개의 질문이 랜덤하게 나오고, 이를 답하게 되면 감사의 메시지와 함께...
참여자가 내놓은 세 가지 답변에 대한 분석 결과를 보여줍니다..
불바르에서 시간을 보내다보니 어느덧 저녁이 가고 두바이의 밤이 찾아왔습니다. 온 김에 담은 야경을 끝으로 포스팅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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