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껏 물어물어 알잣다프역을 찾아갔던 전날 "냉방 아브라의 연료가 떨어졌는데 주유할 방법이 없어 오후 및 저녁 운행을 중지했으니 내일 다시 오면 이용할 수 있을 거야. 인샤알라!" 예상치 못한 소식을 접하고 되돌아온 다음날 다시 한번 알잣다프역을 찾았습니다.
어제 한번 와봤다고 알잣다프 메트로역에 차를 주차시킨 후 메트로를 이용하여 한 정거장 떨어진 현재의 종점 크릭 메트로역으로 갔습니다. 크릭 메트로역에는 메트로 이용객을 위한 명목으로 7대만 주차할 수 있기에 혹시나 자리가 찼을까 싶어 바로 알잣다프역에 주차시킨거죠.
알잣다프역 터미널에서 선착장을 보니 때마침 크릭을 건넜다가 돌아오고 있는 냉방 아브라를 보고는 바로 매표소로 갔습니다. 예전에 타봤던 1디르함짜리 전통 아브라는 동전을 직접 줬던 걸로 기억하는데... 어라??? 티켓을 끊어주네요?
티켓에 대한 설명과 알잣다프역에서 두바이페스티벌시티역까지 냉방 아브라 탑승기는 아래 동영상으로 소개합니다. 유튜브를 검색해봐도 냉방 아브라 편도 이용기로는 세계 최초로 올라온 동영상이 아닐까 싶네요. 냉방 아브라의 사양 등에 대한 정보는 지난 포스팅 [교통] 두바이 크릭을 오가던 전통 보트 아브라의 업그레이드, 냉방 아브라 구경기 참조!
때마침 손님이 없었기에 승무원 두 명을 제외하고 아브라를 전세낸 듯 혼자 탑승한 채 7분여간 크릭을 넘어 반대편 목적지인 두바이페스티벌시티역에 도착했습니다.
두바이 페스티벌 시티 워터 프론트 한 귀퉁이에 자리잡은 두바이페스티벌시티역을 기준으로 왼쪽으로는 두바이 페스티벌 시티 몰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같은 패밀리인 인터컨티넨탈 두바이 페스티벌 시티와 크라운 플라자 두바이 페스티벌 시티가 이웃하여 들어서 있습니다.
두바이 페스티벌 시티 몰에서도 보이는만큼 걸어서 갈 수 있는 위치에 있기는 하지만...
워터 프론트 일대 정비 작업과 두바이 페스티벌 시티 몰 확장 공사가 맞물려 있어 현재는 두바이 페스티벌 시티 몰에서 역까지 도보로 직접 갈 수는 없습니다. 역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인터컨티넨털 두바이 페스티벌 시티를 거쳐 우회하여 갈 수 있지만요.
2층 건물로 된 알잣다프역과 달리 두바이페스티벌시티역은 다른 아브라 역들과 마찬가지로 단촐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매표 창구와 대기하며 앉을 수 있는 벤치가 있습니다. 이는 두 역의 역할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알잣다프역은 아브라에서부터 페리까지 다양한 수상교통수단의 정거장으로 역할을 할 예정이고, 두바이페스티벌시티역은 아브라와 수상 택시 정도의 제한된 수상교통수단을 지원하니까요.
아래 지도에도 보듯 두바이 내에는 생각 외로 많은 수상 택시 정류장이 있습니다.
두바이라는 이야기만 들으면 막연하게 초고층 건물과 사막이 연상되는 두바이에서 다양한 수상교통수단이 왜 필요할까요?
두바이는 현재 기존의 데이라 지역을 가로질렀던 두바이 크릭을 확장시켜 비즈니스 베이를 거쳐 주메이라 비치를 통해 아라비안 걸프로 연결되는 물길인 두바이 운하를 뚫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 부르즈 칼리파 포스팅 속의 사진을 통해 소개시켜 드렸던 물길이 바로 그 물길인 것이죠. 두바이 RTA도 2020년까지 수상교통수단을 위한 정거장을 77개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이미 발표한 상황이구요.
예정된 라스 알코르 야생동물보호구역 노선이 개통되고 추가 노선이 생기면 또 달라지겠지만 현 시점에서 냉방 아브라는 인터컨티넨탈이나 크라운 프라자 등 두바이 페스티벌 시티 일대 호텔 투숙객이나 두바이 페스티벌 시티 몰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에게 크릭을 너머 두바이 시내로 갈 수 있는 메트로역으로 연결되는 최적의 대중교통수단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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