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에서 시작해 바레인을 거쳐 알아인으로 이어지는 이번 여름 걸프여행의 마지막 날.
아부다비발 서울행 에티하드 항공 EY876편은 밤 비행기이기에 마지막날은 알아인에서 아부다비로 넘어가 아부다비에서 근무하는 지인들을 오랜만에 만나기로 했습니다.
아부다비에서 지인과 만나기로 한 약속시간을 감안해서 아침 9시 15분에 아부다비 국제공항으로 떠나는 에티하드 익스프레스를 타기 위해 일찌감치 체크아웃하고 호텔을 나섰습니다.
13. 알아인에서 아부다비로....
(에티하드 익스프레스를 타면 승객들에게 주는 생수)
알아인에서 버스를 타고 아부다비 국제공항으로 가는 방법은 알아인 버스 터미널에서 아부다비 국제공항 제2터미널까지 가는 490번 시외버스와 에티하드 항공이 제공하는 고속버스인 에티하드 익스프레스의 두 가지 버스가 있습니다.
매 2시간마다 운행하는 490번 시외버스는 아부다비 국제공항까지 가는데 걸리는 소요시간은 3시간 40분이며 버스요금은 40디르함, 하루 네 번 운행하는 에티하드 익스프레스는 에티하드 항공 승객만 이용가능하고 아부다비 국제공항까지 2시간 걸리며 버스요금은 무료. 두 버스의 운행시간이 다른 이유는 에티하드 익스프레스는 E22 고속도로를 타고 직행으로 운행하는 반면, 490번 시외버스는 수십개의 정거장에서 정차하는 완행버스이기 때문입니다.
9시에 떠나는 490번 버스와 9시 15분에 떠나는 에티하드 익스프레스를 놓고 고민했던 이유는 알아인행 버스와 달리 아부다비행 버스를 에티하드 항공 홈페이지에서 예약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에티하드 익스프레스를 못타서 11시에 떠나는 490번 버스를 타게 될 경우 지인과 약속시간에 아부다비에 도착할 수 없었거든요.
그래도 아부다비에 여유있게 도착하려면 에티하드 익스프레스를 탈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일단 에티하드 익스프레스 정거장으로 향했습니다. 다행히 별도의 예약 없이 이용할 수 있더군요.
버스를 타자마자 눈을 붙이고 나니 어느덧 목적지인 아부다비 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지인을 만나러 아부다비를 다니기에는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것이 부담되서 제1터미널과 제3터미널를 연결하는 통로에 있는 공항 서비스 센터에 맡기고 공항을 나섰습니다. 맡기는 짐의 무게에 따라 보관료는 다른 듯 했습니다. 제 캐리어는 30디르함의 보관료를 받더군요.
공항에도 약속시간보다 훨씬 빨리 도착했고 캐리어도 맡겨 홀가분했기에 공항 내 카페테리아에서 커피와 간단한 샌드위치로 허기를 달래면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아침부터 아부다비로 상경하는 버스를 타러 나오다보니 굶은 상태였거든요.
14. 지인들과 함께 한 아부다비에서의 여유있는 오후
지인과의 약속장소인 두짓타니 호텔로 가기 위해 공항에서 택시를 타려고 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공항에서 호텔까지 가는 버스가 있다고는 합니다만, 미처 몰랐거든요.
하지만, 공항에서는 아부다비 공항택시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공항버스 요금은 만만치 않기에 일반 택시를 이용하려고 했지만, 일반 택시를 타고 공항 밖으로 나간다는 것은 안된다고 하네요.
선택의 여지가 없는 덩치부터 부담스럽게 생긴 아부다비 공항택시 (무려 벤츠!)는 기본요금부터가 달랐습니다. 일반 택시 기본 요금이 4디르함인데 비해 공항 택시 기본 요금은 무려 25디르함이더군요!
택시를 타고 약속 장소인 두짓타니에 도착해서 내려보니 맞은편엔 지난 시즌 신형민이 뛰었으며 맨시티의 구단주인 셰이크 만수르가 구단주를 맡고 있는 UAE리그 클럽 알자지라의 홈구장 무함마드 빈 자이드 스타디움이 있었습니다.
처음 방문한 두짓타니는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고층 엘리베이터가 보는 사람을 압도하더군요.
지인과 만나 근처에 있는 레바논 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후 다른 지인을 만나러 아부다비를 상징하는 쇼핑몰인 와흐다몰로 향했습니다. 와흐다몰은 공교롭게도 작년에 아부다비를 여행했을 때 묵었던 그랜드 밀레니엄 알와흐다 호텔 옆에 있는 쇼핑몰입니다. 작년 여행시엔 바로 옆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들어가보진 않았지만요...
쇼핑몰이 확장된 탓에 꽤나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어 지인을 기다리다 길을 잃고 살짝 헤맸습니다;;;; 다니다보니 쇼핑몰 이름부터 와흐다몰이라 그런지 쇼핑몰 내에는 UAE리그 축구클럽 알와흐다의 구단 팝업 스토어가 있더군요.
1년만에 만나는 지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와흐다몰 내 식당에서 저녁을 해결한 후 서울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아부다비 국제공항으로 갔습니다.
15. 애증의 에티하드로부터 받은 선물, 그리고 서울로...
아부다비 국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캐리어를 맡겼던 공항 서비스 센터로 가 30디르함을 내고 캐리어를 찾은 후 비행기를 타기 위해 체크인 카운터로 갔습니다.
체크인 카운터에서는 애증의 에티하드 항공으로부터 온 깜짝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로 좌석 업그레이드! ([EY] 에티하드, 왜 내게만 이런 일이! 바레인에서 3일간 옷도 못 갈아입고 전자기기 충전도 못했던 사연;;; 그 뒷이야기, 에티하드로부터의 선물 참조)
다른 항공사를 이용하면서 경험해보지 못했던 다채로운 악몽을 안겨줬던 에티하드로부터가 준 뜻밖의 선물 덕분에 편하게 잠들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무더위 속에서 며칠 동안 여행하고 왔던 둘라를 반겨주듯 촉촉히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