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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알아인 3일차 (6) UAE 고대사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UAE 최초의 박물관, 알아인 국립 박물관

둘라 2014. 9. 9.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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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인궁 박물관을 마치고 알아인 국립 박물관을 찾아가는 길.

한낮의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터벅터벅 걷고 있다보니 자전거 타고 가는 행인이 왠지 부러워 보이더군요. 




알아인 오아시스만 가로지르면 도착할 줄 알았던 알아인 국립 박물관을 찾는데 은근히 길을 잃고 헤메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가장 뜨거울 한낮의 시간.


땀은 쏟아지고 사우나에서 걷고 있는 듯 후끈후끈해지는 가운데, 특이하게 생긴 우체국도 눈에 띕니다. UAE와 걸프지역 우편주소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P.O.Box, 즉, 사서함들만 모아놓은 우체국이 다 있네요. 보통은 건물 속 사물함처럼 사서함이 놓여져 있는데 말이죠.





무더위 속에 헤메다 지쳐갈 무렵 알아인 국립 박물관이 드디어 눈에 띄었습니다. 입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면서 나타나지 않아 슬슬 짜증이 일어나고 있었을 순간에 말이죠.






10. UAE 최초로 건립된 박물관, 알아인 국립 박물관


(바로 전날 휴관일이었을 당시 문이 굳게 닫힌 박물관의 입구)



알아인 국립 박물관은 UAE에서 최초로 건립된 박물관으로 3디르함의 입장료를 받습니다.









매표소 맞은 편에 가방을 맡기고 들어가도록 가방 보관실이 있었지만, 직원은 안 맡겨도 된다며 그냥 들어가라고 하네요.





정문에서 조금 더 걸어들어가니 오른쪽에 박물관 전시실 입구가 나타납니다.





아담한 박물관 입구에서도 알 수 있듯, 박물관의 규모는 아침에 들렀던 알아인궁 박물관에 비해 상당히 조촐합니다.





1) 박물관 로비

박물관 로비에는 안내 데스크와 전통 생활상을 보여주는 보트, 그리고 아부다비의 통치가문인 알 나흐얀 씨족의 족보를 좀더 자세하게 볼 수 있습니다.




알아인궁 박물관에 있는 알 나흐얀 씨족의 가계도가 셰이크 자이드 중심의 가계도였다면, 알아인 국립 박물관에 걸린 가계도는 물론 셰이크 자이드가 강조되지만, 알 나흐얀 씨족의 전체 가계도를 정리해 놓은 것이 차이입니다.





셰이크 자이드 중심의 가계도만 놓고 보면 19명의 이복형제들이 있으며 (물론 딸들은 제외), 첫째가 현 UAE 대통령 셰이크 칼리파, 셋째가 아부다비 왕세제 셰이크 무함마드, 그리고 우리가 아는 만수르는 12번째에 있습니다.





수렵과 어업에 종사했음을 보여주는 전시 모형





전시물이 거의 없었던 알아인궁 박물관과 달리 알아인 국립 박물관은 크기는 비할 바 없이 작지만 전시물 위주의 박물관입니다. 


박물관 내 전시물은 근대 UAE인들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민속 분야, 셰이크 자이드가 전세계로부터 선물을 모아놓은 선물 분야, 그리고 기원전 3천년경 청동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힐리 고고학 유적지 등 알아인 곳곳에서 발굴한 고대 유물을 모아놓은 고고학 분야 등 크게 세가지 범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이 고고학 유적지의 중요성 때문에 알아인 일대가 UAE 유일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최종 등재된 것이지만요.



2) 민속 분야 전시물들
































(알아인 일대의 일곱 요새)



3) 셰이크 자이드가 받았던 선물들

인근 걸프 국가에서부터 멀리 일본에서 받은 다양한 선물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4) 고고학 분야 전시물

바레인에 딜문 문명이 있었다면, 알아인에는 힐리 문명이 있었습니다. UAE 중 아라비아 반도 내륙에 위치한 알아인에 청동기 시대부터 시작하여 철기 시대로 이러지는 가장 많은 고고학 유물이 발굴된 이유이자, 셰이크 자이드가 알아인을 기반으로 세력을 키웠던 것도 역시 석유가 발굴되기 이전 가장 중요한 권력의 상징이었을 오아시스 덕분입니다. 








































알아인 국립 박물관에는 전시물들이 있는 박물관 외에 또 하나의 역사적 건물이 들어서 있습니다. 바로 박물관 맞은편, 정문에서는 오른쪽에 있는 술탄 빈 자이드 요새가 말이죠.





5) 술탄 빈 자이드 요새




동쪽의 요새라고도 불리는 술탄 빈 자이드 요새는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 나흐얀의 아버지 셰이크 술탄 빈 자이드 알 나흐얀에 의해 1910년에 세워졌습니다.





이 작은 요새 주변에 알아인 국립 박물관을 세워둔 이유는 바로 UAE의 국부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 나흐얀이 1918년에 태어났던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1962년 석유를 본격적으로 수출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변화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아부다비 통치자이자 이복형인 셰이크 샤크부트에 불안감을 느낀 알 나흐얀 씨족 전체와 영국군의 지원 하에 일으킨 무혈 쿠데타로 이복형 셰이크 샤크부트를 쫓아내고 아부다비의 통치자가 된 1966년 8월까지 알아인에서 살았습니다. 





아쉽게도 요새 안에 들어가 볼 수는 없었지만, 박물관에는 요새의 구조를 엿볼 수 있는 미니어처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박물관과 요새를 둘러본 후 박물관을 빠져 나갔습니다.







박물관 내 기도실은 모스크의 형태가 아닌 볏짚으로 얼기설기 만들어져 독특한 인상을 안겨주기에 충분했습니다. 물론, 남녀 기도실은 별도구요.







라반 (아랍식 요구르트)과 알아인궁 박물관 내 자판기에서 뽑은 커피 한 잔만 먹고 4~5시간을 뙤약볕 아래서 걷다보니 너무 허기가 진 나머지 바와디몰에 가 점심을 먹으려던 생각을 바꿔 박물관 인근을 헤메다 눈에 띄었던 식당에 들어가 때늦은 아점을 먹기로 했습니다.





식당 주인의 추천으로 먹게 된 치킨 비리야니. 보통 비리야니는 밥 위에 닭이 올라오는데, 이 곳에서는 그냥 밥 따로, 닭 반마리가 별도의 접시에 나오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닭 반마리, 산처럼 쌓인 밥 한 접시, 간이 안 된 야채 샐러드 한 접시, 레몬, 무식하게 매운 고추, 피클 등 강한 맛이 있는 야채 샐러드 한 접시, 서로 다른 스프 두 사발, 그리고 알아인 생수 한 병까지 내 앞에 푸짐하게 놓인 치킨 비리야니의 가격은 17디르함 (약 4,744원)이었습니다. 바와디몰의 푸드코드에서 먹으려면 못해도 25~30리얄, 좀더 제대로 먹으면 그 이상의 식사비용이 나오기에 훨씬 싼 가격에 맛나고 더욱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셈이죠.





너무나도 배가 고팠던 탓에 얼마나 정신없게 먹었는지 식당 직원이 어떠냐고 물어보길래 맛있다고 답했더니 더 먹겠냐면서 처음 나왔던 밥보다 훨씬 많이 담은 추가 한 접시를 줄 기세여서 극구 사양하고 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밥까지 다 먹었음 배터졌을지도....)


밥을 먹고 나오니 어느덧 두시 반. 여덟시에 시작되는 경기를 보러 가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고, 한참 무더운 시간에 어딜 가기도 애매해서 일단은 샤워와 휴식을 취하면서 카메라의 배터리를 충전시키기 위해 호텔로 일단 돌아갔습니다.


결국, 호텔로 돌아가기로 한 결정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 되었는데.....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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