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어드레스 불바르 편에서 언급했듯 개인적으로 1박 숙박비가 1000디르함 (세전)을 넘어가는 호텔은 묵기를 꺼려하는 편이기에 겨울 성수기엔 1박에 그 두 배가 넘는 2000디르함 이상을 상회하는 에미레이츠 팰리스 역시 그림의 떡이었지만, 1박에 800디르함 정도하는 할인 오퍼- 그것도 아침식사가 포함된!!! -가 나왔기에 이때다 싶어 덥썩 오퍼를 물고 금박 카푸치노를 마시러가 아닌... 숙박을 하러 오게 된 것이었습니다.
체크인 카운터에 자리잡은 기둥을 감싸는 듯한 금빛 찬란한 조명과 디테일을 다시 한번 감상하게 됩니다.
기둥 한 켠에 자리잡은 웰컴 드링크. 화면 중심에 자리잡은 이마라티 의상을 입은 남성과 코트를 걸친 듯한 여성은 호텔 직원입니다.
체크인을 하면 호텔 직원이 방까지 안내를 해주고 금색의 종이첩을 받게 되는데 그 속에 방 열쇠가 들어있습니다.
방 열쇠는 호텔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카드키가 아닌 대형 은화처럼 생긴 코인키입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언급했던대로 일반 객실 280실은 동관 (East Wing)과 서관 (West Wing)에 있고, 스위트룸 114실은 본관에 있습니다.
아래 사진 우측에 보이는 파란색 부분이 본관, 좌측에 보이는 부분이 서관 건물입니다.
위의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 건물이 완벽하게 좌우가 대칭되지 않고 각종 부대시설로 인해 본관이 건물 전체의 중심에 있는 것이 아니기에 서관보다는 동관으로 가는 회랑이 훨씬 더 오래 걸어가야 합니다.
투숙객 모드로 건물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항상 코인키를 지참하고 다녀야 하는데, 이는 코인키가 단순하게 객실에 들어가는 용도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본관에서 동관, 혹은 서관으로 들어가거나 건물 외부에서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용도로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키가 없으면 커피 마시러 갔다가 객실이 있는 건물 자체를 들어가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코인키로 입장 권한을 얻은 후 육중한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하는데 이런 곳에도 디테일은 살아있습니다.
본관과 서관, 혹은 동관으로 들어가는 입구 근처에는 투숙객들을 도와주는 버틀러 데스크가 있습니다.
그리고 근처엔 엘리베이터가 있습니다. 동관과 서관은 5층짜리 건물로 5층엔 라운지가 있으며, 1층을 통해 스파, 헬스장, 비치 클럽, 해변가로 나갈 수 있습니다. 에미레이츠 팰리스는 특이하게 그라운드 플로어가 없이 1층부터 층이 시작됩니다. (보통은 그라운드 플로어, 1층, 2층 순입니다...)
엘리베이터를 감싸고 있는 나선형 계단 주위에도 살아있는 디테일을 볼 수 있습니다.
"ㄴ"자 형태로 꺾이는 동관과 서관의 복도 구조는 같습니다. 중앙 공간을 비워놓고 양측면에 객실이 있는 구조이죠.
중앙 회랑의 중요 시설물은 1층에 자리잡고 있는데...
입구에서 쭈욱 직진하는 회랑에는 밤에는 작동하지 않는 작은 분수대가 설치되어 있고,
쭈욱 직진한 뒤에 한번 꺾으면.... (동관의 경우 좌회전, 서관의 경우 우회전)
본관 1층에서 봤던 것처럼 대추야자 나무가 심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끝에는 꺽어지는 곳과는 달리 원형으로 된 공간이 있습니다.
코인키가 있으면 동관과 서관 모두 들어갈 수 있습니다. 통로를 둘러봤으니 방으로 가봅니다.
제가 묵게 된 방은 동관 2층 5호실을 의미하는 3-2-05실입니다. 1은 본관을, 2는 서관을, 3은 동관을 의미한다고 하네요.
객실을 알려주는 푯말 아래에 키 인식과 요청사항을 알려주는 안내판이 있습니다.
방으로 들어가 봅니다.
용도를 알 수 없는 검은 봉 두 개가 맞이하고 있는 방 현관에는 현관 조명과
특이하게 원형 카펫이 깔려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화장실.
샤워실의 밸브는 직관적으로 놓여져 있어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없습니다. 위의 밸브는 고정식 샤워기, 중간 밸브는 온도 조절, 아래 밸브는 이동식 샤워기를 컨트롤합니다.
욕실의 어메니티는 아랍의 전통적인 요소를 럭셔리하게 구현하는 호텔 컨셉에 걸맞게 유럽이나 미주쪽 브랜드가 아닌 오만의 럭셔리 브랜드 아무아지 (Amouge) 제품입니다.
긴 가운과 짧은 가운이 동시에 제공되는 것과...
손톱, 각질을 손질하는 어메니티가 제공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욕조는 엔간히 덩치 큰 사람도 여유있게 자세를 잡을 수 있으며, 몸을 담궜다가 그대로 편안하게 잠들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욕실에 비해서는 단촐해 보이는 수납공간.
일반적인 옷장 외에 칸두라, 쑵, 아바야 등 전통적인 긴 복장을 걸기 좋은 수납공간이 따로 있습니다.
그리고 침실 겸 거실.
상당히 단촐해 보이는 침실 전등도
세세한 디테일이 살아있습니다.
방의 분위기에 비해 침구류는 수수한 편입니다.
거실 공간의 테이블에는 3개의 과일이 놓여져 있습니다.
아이패드 미니를 이용해 방 안 전기 장치를 컨트롤 할 수 있습니다.
침대 옆에 제공되는 비품 중에는 다른 호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아이젤이 있습니다.
금색 커버라고는 해도 다소 올드하게 보이는 조명 스위치지만, 일반적인 조절장치와 달리 방의 전체적인 조도를 밝거나 (Raise) 어둡게 (Lower)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기본적인 방의 조명은 확 밝은 것보다는 은은한 조명을 컨셉으로 잡고 있으며, 스위치를 올리면 바로 켜지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켜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거실 공간에 자리잡은 TV와 책상 세트.
다소 구형인 삼성 TV 밑에 JBL 사운드바가 추가로 장착되어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당연히 TV 음향은 사운드바를 통해 나오며, 블루투스로 핸드폰과 연결하여 음악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올해 개장한 어드레스 불바르에는 사운드 시스템이 벽 속에 매립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은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객실 엔터테인먼트로 오래된 영화부터 최신 영화까지 호텔에서 엄선한 97편의 영화를 무료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에미레이츠 팰리스가 등장하는 패스트 앤 퓨리어스 7도 볼 수 있어 색다른 묘미를 줍니다. (아래 사진 속 영화 장면은... 에미레이츠 팰리스가 등장하는 장면 중 유일하게 일반적으론 보기 불가능한 상황이라는게 함정)
비교적 단촐한 목재 책상과 의자세트.
측면 책상에 다양한 수납공간과 더불어...
각종 전원 연결장치가 있습니다.
침실 부분의 입구에는 미니바와 먹거리가 들어있는 협탁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소개했던 호텔 포스팅과 달리 뭔가 이상한 점을 못 느끼셨나요?
일반적인 호텔들과 달리 커피와 차를 직접 해먹을 수 있는 커피 포트나 전기 주전자가 따로 없습니다.... 방 안에서 커피나 차를 마시고 싶다면 룸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는 군요....털썩;;;;
커피와 차 인심은 야박한 대신 과일 인심이 풍부해서 과일을 체크인 당일 웰컴 어메니티로 제공하는 다른 호텔과 달리 매일 새로운 과일을 3개씩 제공해줍니다.
그리고 모든 객실에는 전용 발코니가 있습니다.
전 싼 오퍼를 이용하기 위해 환불이 불가능한 산호실을 예약했었는데, 실제로 묵게 된 방은 체크인 과정에서 직원이 그냥 업그레이드도 아닌 더블 업그레이드를 해줬다고 극구 강조하면서 안내해 준 다이아몬드실이었습니다. 3층 이상 방에 묵었으면 더 좋은 바다 경치를 볼 수 있었겠지만, 아쉬운대로 바다를 바라보며 묵을 수 있었습니다.
밤
아침
오후
그리고 해질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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