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리그 알아흘리는 지난 2015년 2월 영입하여 14/15시즌 16라운드부터 16/17시즌 전반기까지 2시즌 동안 팀의 중앙 수비수 혹은 수비형 미드필더, 그리고 스로인을 전문으로 맡았던 아시안 쿼터 한국 선수 권경원의 송별회 사진을 SNS에 공개하며 중국 슈퍼리그로의 이적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그의 송별회에는 전 소속팀인 전북 현대의 두바이 전지훈련 중 그를 눈여겨보고 영입한 코스민 올라로이우 알아흘리 감독 이하 코칭 스탭 및 선수들이 참석하여 알아흘리에서 크게 성장해서 떠나는 그의 성공을 기원했습니다.
이미 국내 언론을 통해 알려진대로 권경원은 1,100만달러에 텐진 취안젠으로 이적하면서 3,000만유로에 토트넘으로 이적했던 손흥민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역대 2위의 이적료를 기록함과 동시에 지난 2015년 여름 알아인에서 2,000만유로에 상하이 상강으로 이적했던 아사모아 기안에 이어 UAE 리그에 있어서도 역대 2위의 이적료를 안겨주고 떠나게 되었습니다. 전 소속팀에서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한 상황에서 두바이에 전지훈련 왔다가 얼결에 눌러앉게 된 그로서는 UAE에서의 2년이 자신에게 있어서나 팀에 있어서나 급성장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알아흘리가 공격력의 기복에도 불구하고 리그에서도 최근 몇 시즌동안 최소 실점팀 1, 2위를 다투는 견실한 수비를 자랑하는 팀이기도 했지만, 공교롭게도 권경원이 이적하여 자리를 잡은 이후 더욱 견고해진 짠물 수비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10경기 밖에 못 뛰었던 14/15시즌에는 경기당 1.04골 (26경기 27실점), 풀타임을 소화한 15/16시즌에는 경기당 0.77골 (26경기 20실점), 그리고 이적하기 전까지 전반기를 마친 16/17시즌에는 더욱 낮아진 경기당 0.62골 (13경기 8실점)이라는 역대급 실점률을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수비진을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권경원은 비교적 어린 나이에 중동 리그로 이적한 센터백 겸 수비형 미드필더를 겸하는 선수로 현재 상화이 선화에서 뛰고 있는 김기희가 국대에 차출되는 것에 비하면 적어도 국대에서는 상당히 저평가를 받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동료 선수들의 레벨차를 감안하더라도 말이죠. 알아흘리는 권경원의 성장과 함께 안그래도 낮은 실점률을 더욱 낮춰왔던 반면, 김기희는 슈틸리케 감독과는 단 한 경기, 한 시즌을 센터백으로 뛰었던 알사일리야에서 베테랑 수비수가 영입되어 자리를 잡은 리그 막판까지 자동문 수비로 높은 실점률을 기록했으니 말이죠.
권경원은 포지션의 특성상 알아흘리에서 총 5골 (14/15시즌 1골, 15/16시즌 3골, 16/17시즌 1골)을 넣었을 정도로 많은 골을 기록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그 와중에도 불과 넉 달만에 아챔에서의 알아흘리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최고의 골과 최악의 골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1. 2016년 아챔 진출을 좌절시키는 빌미를 자초한 최악의 자책골 (2015년 6월 3일 대통령컵 결승전)
안정된 수비력을 지원해주지 못한 빈약한 공격력으로 인해 14/15시즌을 7위로 마감한 알아흘리로서는 대통령컵 우승을 통해 2016년 아챔 직행티켓을 손에 넣고자 했습니다. 대통령컵 최다 우승팀이기도 한 알아흘리의 상대는 26년간 대통령컵에서 우승해보지 못한 알나스르로 가능성은 더욱 높아보였습니다. 하지만, 전반에 넣은 아흐마드 칼릴의 선제골을 잘 지켜 우승을 눈 앞에 두는 듯했던 알아흘리는 후반 44분 권경원의 자책골로 결국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 끝에 알나스르에게 패해 손에 다 넣은 듯했던 2016년 아챔 직행티켓을 날려버리고야 말았습니다. ([14/15 대통령컵 결승] 다잡은 승리를 놓친 권경원의 자책골, 알나스르가 26년만에 대통령컵 우승! 참조)
하지만, 이적 첫 시즌 아챔 진출 실패의 빌미를 제공한 그는 4개월 뒤 영웅이 되는데...
2. 알아흘리 역사에 남을 93분 18초의 영웅이 된 최고의 결승골 (2015년 10월 20일 아챔 4강 2차전)
알아흘리는 일곱번을 만나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었던 2년 연속 결승 진출을 노리던 알힐랄과 홈에서 아챔 4강 2차전을 치루고 있었습니다. 일찌감치 홈팬들 앞에서 두 골을 뽑아내며 알힐랄을 상대로 첫 승과 결승행 티켓을 잡는 듯 했지만, 후반에 내리 두 골을 허용하며 동점으로 경기가 끝나는 듯 했습니다. 후반 인저리 타임에 들어갔지만 추가골이 터지질 않아 이대로 끝날 경우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알힐랄의 2년 연속 결승 진출이 확정되는 상황. 권경원은 리베이로의 프리킥에서 이어지는 혼전 상황에서 알힐랄 골문을 가르는 93분 18초에 터진 천금같은 결승골로 알힐랄을 상대로 첫 승을 거둠과 동시에 알아흘리를 사상 첫 아챔 결승에 진출시키는 극적인 골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2016년도 아챔 진출의 실낱같은 희망을 날리는 빌미를 제공한 그가 불과 넉 달만에 알아흘리 역사의 새로운 한 페이지를 쓰는 주인공이 되리라고는 아무도 상상 못했겠지만요. ([2015 ACL 4강 2차전] 권경원, 극적인 역전 결승골로 알아흘리를 사상 첫 아챔 결승에 올려놔!!!!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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