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정부는 다가오는 15일을 히즈리력 신년 휴일 (의미는 딱히 없지만 우리로 치면 설날)로 지정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히즈리력 1437년 1월 1일은 원래 10월 14일 수요일이지만, 수요일 쉬고 목요일 일하고 주말을 맞이하는 징검다리 휴일을 피하기 위해 1월 1일인 14일 대신 15일을 공휴일로 지정한 것입니다.
아직까지는 1년이 채 안된 UAE 생활보다는 6년 가까이 살았던 사우디 생활이 아직까지는 더 익숙한 저로서는 히즈리력 신년 휴일이란게 참으로 어색하기만 합니다. 히즈리력 새해가 시작되든, 서력 새해가 시작되든 주말이 아닌 이상 아~~~무 의미없이 일하는 날 중의 하나였기 때문이죠.
사우디의 공휴일에 대해서는 과거 포스팅을 통해 소개드린 바 있기에 ([경제] 개정된 공휴일법에 따른 사우디의 공휴일 및 각종 휴가 제도 참조), 이번엔 사우디와는 그야말로 대조적인 UAE의 공휴일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사우디의 휴일은 내셔널 데이와 양대 이드 (이드 알아드하, 이드 알피뜨르)만 있는 대신 이드 연휴기간이 걸프국가들 중 가장 긴 것이 특징인 반면, UAE의 휴일은 이드가 걸프국가들 중 가장 짧은 대신 별의별 명목으로 공휴일을 많이 만들어 놓은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UAE의 휴일은 어떤 날들이 있을까요?
1. 주말:
매주 금토 (주6일로 움직이는 민간 부문은 금요일만 쉬는 경우가 많다. 주5일인 공공 부문은 금토가 휴일)
2. 국가 공휴일:
1) 양력 기준
1월 1일: 신년 (새해 맞이 카운트 다운 및 불꽃놀이를 성대하게 펼침, 기네스북에 오른 2015년 맞이 불꽃놀이 하이라이트를 보자.)
11월 30일: 순국자의 날 (Martyr's Day/2015년 신설)- 사우디 주도 연합군에 합류하여 예멘 알후씨 반군과의 전쟁에 참전한 군인들 중 전사자가 늘기 시작하자 조국을 위해 싸우다 순국한 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다며 8월 19일 셰이크 칼리파가 제정했다. 콕 찝어 11월 30일인 이유는 이란과의 전투에서 사망한 UAE의 첫 전사자로 여기는 살림 수하일 카미스가 전사한 1971년 11월 30일을 기념하기 위해서이다. ([역사] UAE의 새 공휴일 순국자의 날은 내셔널 데이 연휴로 인해 제 날짜에 쉬지도 못하는 11월 30일일까? 참조)
공교롭게도 순국자의 날 공휴일 선포 후 얼마되지 않아 UAE는 금요일 새벽 알후씨 반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52명이 전사하면서 건국 이래 최대 전사자가 발생하는 비극을 경험했다. 이는 지난해 9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의무징병제와도 연관되어 국민들의 애국심을 고취하는 계기로 삼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안보] UAE군, 의무병역제 도입에 따른 첫 신병소집은 9월초부터! 참조) 예멘에서의 전사자가 늘어나면서 UAE 정부는 VIP들만이 이용할 수 있는 개인 비행기 전용 공항인 바틴 공항에서 운구된 시신을 받고 있으며, 각 토후국들의 지도자와 후계자들이 전사자들의 장례 기도에 직접 참석하면서 유족을 직접 찾아가 위로하고, 자신의 아들들을 전장에 투입하여 참전시키는 등 갑작스런 전사자 발생으로 흔들릴 수 있는 민심을 안정시키고 우리는 하나라는 의식을 고취시키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2016년에는 우리나라의 현충원 같은 와하 알카라마가 개장했다. ([아부다비] 와하 알카라마, 순국자들을 기억하기 위한 UAE의 첫 추모공원 참조)
12월 2일: 내셔널 데이 (UAE 건국일, 1971년 12월 2일을 기념하는 날)- 공공 부문은 2일 연휴
2) 히즈리력 (이슬람력) 기준.
1월 1일: 히즈리력 신년 (2015년 기준 10월 15일)
3월 12일: 마울리드 (사도 무함마드 탄신일) (2015년 기준 1월 3일, 12월 24일)- 사우디에서는 유일신 사상에 위배된다하여 휴일제정을 죄악시하는 날이기도 함. (무함마드는 알라의 말씀 최종판을 전해주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사람일 뿐, 숭배의 대상은 아니라는 것이 이유. 그런 의미에서 바로 그 전 사도인 예수를 신성시하지 않고 성탄절 따위를 안 챙기는 것과 같은 이유임)
7월 27일: 이스라 왈 미라즈 (사도 무함마드 승천, 혹은 야간 여행일) (2015년 기준 5월 16일)
10월 1일: 이드 알피뜨르 (라마단 종료와 함께 무사히 단식월을 보낸 것을 축하하는 양대 명절)- 3일 연휴 (2015년 기준 7월 17일)
12월 10일: 이드 알아드하 (성지순례를 마쳤음을 축하하고 제물을 바치는 양대 명절)- 이드 알아드하 전날인 아라파트 데이부터 통상 4일 연휴 (2015년 기준 9월 23일)
** 단, 양대 이드의 경우 공공부문에 비해 민간부문은 각각 2일, 3일로 하루씩 짧다.
** 2019년 업데이트: UAE 정부는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의 휴일 기간이 달랐던 양대 이드 휴일 기간을 공공부문 기준으로 단일화하는 대신 마울리드와 이스라 왈 미라즈 휴일을 공휴일 목록에서 제외했다.
3. 휴일은 아니지만 큰 이벤트가 있는 날
양력 11월 3일: UAE 국기일 (Flag Day)- 현 UAE 대통령 셰이크 칼리파 빈 자이드 알나흐얀의 취임일 (2004년 11월 3일)을 기념. UAE 국기를 활용한 기네스북 도전 등 각종 이벤트가 펼쳐지는데.....
4. 공휴일 지정의 추가 원칙
(1) 공휴일이 월요일이나 수요일 등 주말이 붙은 두 업무일 사이에 낀 징검다리 휴일이 생기게 될 경우 대체 휴일제를 적용하여 당일에는 근무하고 공휴일 자체를 일요일이나 목요일로 변경하여 주말과 연계된 3일 연휴로 만들어 버린다. (이번 히즈라력 신년 휴일이 대표적인 예로 확정발표된 공휴일인 10월 15일은 실제로는 히즈라력 1437년 1월 1일이 아닌 1월 2일이다.)
(2) 달의 움직임에 따라 앞뒤로 하루이틀 보정되는 히즈라력의 특성상 이슬람 휴일의 경우 정확한 날짜는 휴일 며칠전에 정부에서 공식 발표한다. (아래 (3) 참조) 1년에 약 354일, 혹은 355일인 히즈리력 특성 상 양력 기준 매년 11~12일씩 앞당겨진다. 그러다보니 보기 드물게 무함마드 탄신일이 올해의 경우 1월 3일과 2월 24일, 다른 이슬람 휴일 역시 1년에 두 번에 발생하는 경우도 생긴다.
(3) 신월 관측에 따른 휴일 결정: 이드 알피뜨르 (히즈리력 10월 1일), 이드 알아드하 (히즈리력 12월 10일)의 경우 전월 말일 (히즈리력 9월, 11월)을 앞두고 사우디 에서는 사우디를 포함한 전세계 무슬림들에게 말일이 될 것으로 특정된 날의 초저녁 하늘에서 신월을 육안으로 목격할 수 있는지 관측할 것을 요청한다.
신월 관측 결과에 따라 10월 1일 (이드 알피뜨르), 12월 1일 (9일 아라파트 데이)이 확정되며 이에 따라 이드 일정이 정해지게 된다.
가령 10일 초저녁 하늘을 관측하기로 요청했을 경우
ㄱ. 신월 관측 성공시: 10일 밤으로 히즈리력 9월 (라마단), 11월 종료. 다음날인 11일부터 새로운 달인 10월 (이드 알피뜨르)과 12월 (9일 아라파트 데이)시작.
ㄴ. 신월 관측 실패시: 다음날인 11일에 히즈리력 9월 (라마단), 11월 종료. 12일부터 새로운 달인 10월 (이드 알피뜨르)과 12월 (9일 아라파트 데이) 시작.
ㄷ. 모래바람 등으로 인해 신월 관측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 보기 드물게 발생하며, 이럴 경우엔 다음날인 11일에 관측을 재개해 그 결과를 따른다. 이럴 경우 10월과 12월은 12일, 혹은 13일부터 시작.
(4) 갑자기 누가 서거한다든가 등의 이유로 임시 공휴일이 급선언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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