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한 번 가보고 싶었지만, 쉽사리 갈 기회가 생기지 않던 곳 중 하나가 두바이 내륙 사막지역 안에 있다는 알꾸드라 호수였습니다. 두바이 도심에서는 내륙으로 30분만 달리면 갈 수 있는 곳이라지만, 제가 살고 있는 곳에서는 편도로 한 시간 반 거리였기에 귀찮았다고 할까요? 그러던 차에 마음이 동해 훌쩍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마땅히 쉬거나 먹을 곳이 없을 것 같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말이죠.
알꾸드라 호수는 두바이 내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로드 (E311)나 에미레이츠 로드 (E611)에서 알꾸드라 로드 (D63)을 타고 내륙으로 들어가다 보면 길 끝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왕복 4차선 국도인 알꾸드라 로드 주변은 거주지역으로 개발 중인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그야말로 단조롭습니다. 길 가의 표지판도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샤낭 금지 안내문, 낙타 주의, 혹은 가젤 주의 경고판이 지나가는 차량을 맞이하고 있을 뿐이니까요.
알꾸드라 로드의 끝에는 푸드트럭 테마 휴게소인 라스트 엑시트 D63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워낙 통행량이 많은 셰이크 자이드 로드에 자리잡은 라스트 엑시트에 비하면 상당히 아담한 공간입니다. 푸드트럭도 몇 개 없고, 그나마도 정오부터 시작하는 곳이 태반일 정도니 말이죠.
다른 라스트 엑시트와 차별점이라면 이 곳에는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호수 일대에 차량출입을 통제하는 대신 호수 일대를 누빌 수 있는 총 85km 구간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갖춰놨기 때문입니다. 사막여우부터 오릭스까지 다양한 야생동물들과 170여종의 새들이 살고 있는 사막의 호수 일대에서 자전거를 타고 환상적인 일출, 혹은 일몰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자전거 대여소는 아침 6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하며, 대여료는 1시간에 60디르함, 4시간에 90디르함이라고 하네요. 아침에 방문하기는 했지만, 별 다른 정보없이 왔던 탓에 자전거를 타고 달릴 준비가 전혀 안 되어 있기에.... 일단 자전거 투어는 다음 기회로 패스.
그냥 헛탕치고 가나 싶었는데 어쩌다 근처 도로에서 호수쪽을 향해 달리다 좌회전하면 오아시스로 갈 수 있다는 표지판을 보고 따라 들어갔습니다. 몇 분 정도 비포장 도로를 달려 사막을 향해 들어갔는데.... 그 안에는 달리는 차를 세우고 차 밖으로 튀어나가게 만든 아름다운 광경이 눈 앞에 펼쳐져 있었습니다.
수심도 그리 깊어보이지 않는데다 워낙 물이 맑아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모습도 빤히 비치는 호수 너머에 보이는 조형물은 전망대라고 하네요. 나선계단을 따라 올라가 이 곳 일대를 조망해 볼 수 있는 곳으로 무료에 연중 무휴.
큰 도로에서도 많이 떨어져 있고, 상대적으로 이른 아침에 이 곳을 찾은 탓인지 바람 소리와 새 지저귀는 소리마저 없으면 시간이 멈춘 듯한 정적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하는 고요한 분위기는 20년전 이집트 시와 오아시스를 찾았을 때의 그 느낌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만들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하늘에서 드론으로 담은 알꾸드라 호수 일대 풍경 (이미지를 누르시면 출처로 연결됩니다.)
두바이 거주자들에게 소풍 및 겨울의 캠핑 장소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 곳은 지난해 12월 두바이 당국이 이 일대의 환경 보존을 최우선시하는 규제책을 내놓으면서 방문객들의 이용패턴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1
별다른 정보 없이 그냥 온 탓이기도 하지만, 접이식 낚시 의자를 갖고 왔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처음 갖게 한 곳이기도 했습니다. 나무 밑 그늘에 자리잡고 않아 새 지저귀는 소리와 바람에 몸을 맡긴채 주변의 경치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힐링이 될 것 같으니까요. 다음에 다시 한번 들러야겠습니다.
- https://www.khaleejtimes.com/nation/dubai//no-more-camping-barbecue-at-al-qudra-lake-in-dubai- [본문으로]
'중동여행정보 > 관광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부다비] 까스르 알호슨, 대대적인 공사 끝에 역사공원으로 탈바꿈한 아부다비 최초의 건물 (0) | 2019.01.20 |
---|---|
[두바이] 고든 램지의 헬스키친 레스토랑, 첫 해외 진출지로 두바이의 새 인공섬 블루워터 아일랜드에 개점! (0) | 2018.11.18 |
[아부다비] 야스 아일랜드에 드디어 문을 연 대형 실내 테마파크, 워너 브라더스 월드 아부다비 방문기! (0) | 2018.07.30 |
[두바이] 40m 공중에서 360도로 회전하며 JBR 일대 경치를 감상하는 보급형 디너 인 더 스카이, 플라잉컵 (0) | 2018.05.09 |
[호텔] 금빛 넘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호텔 제보라 호텔 옥상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두바이 풍경 (2) | 2018.03.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