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이크 이사 하우스를 둘러보고 나온 뒤 구시가 무하르라끄 일대를 걸었습니다. 오래되고 낙후된 동네임을 과시라도 하듯 골목길은 좁고 건물의 외벽은 세월의 흔적과 함께 색이 바랬습니다. 그냥 딱봐도 시대를 역행하는 듯한 후진 느낌? 그나마 이 구시가의 장점은 지역의 명소가는 길을 알려주는 이정표였습니다. 설치한지 얼마 안된 듯 전체적으로 헤줄그레한 동네의 분위기에 비해 상당히 화사한 느낌의 이정표.
그렇게 길을 걷다 도착한 곳은 셰이크 에브라힘 문화센터였습니다. 그 곳을 가겠다가고 작정했다기 보다는 상대적으로 연식이 낮아 보이는 눈에 확 띄는 건물이라 들어갔다는 표현이 정확하겠죠.
5. 낙후된 구시가에서 철학과 문학, 그리고 전통을 논하는 문화공간, 셰이크 에브라힘 센터
정식명칭인 셰이크 에브라힘 빈 무함마드 알 칼리파 문화연구센터 (Shaikh Ebrahim bin Mohammed Al Khalifa Center for Culture and Research)의 약칭으로 널리 알려진 셰이크 에브라힘 센터는 센터명에서도 알 수 있듯 셰이크 에브라힘 빈 무함마드 알 칼리파가 2002년에 세운 문화센터입니다. 2층 건물인 이 센터에서는 철학자와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서로 교감하는 포럼을 설립했고 200여명이 넘는 연사들이 강연을 펼쳐왔다고 합니다. (좀더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들은 공식 홈페이지 http://www.shaikhebrahimcenter.org/index.html 참조)
센터 안에 들어서니 1층은 모임을 위한 공간이, 2층에는 센터 사무실과 다양한 서가가 꽂혀 있는 서재가 놓여져 있어 낡은 인상을 주는 바깥 동네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고풍스러운 느낌을 안겨주었습니다. 휴일이고 곧 문을 닫을 예정이었던터라 센터 안은 한가했습니다.
2층 건물이라고 해도 작아보이는 센터. 포럼이나 강연을 개최한다는데 둘러본 곳만으론 도통 어디서 하는지 감을 잡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두꺼운 문을 열자 그 안에 있던 새로운 공간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강연자들의 초상화가 걸려있는 다소 어둑어둑한 통로를 지나고 나니...
클래시컬한 느낌의 사무공간과는 다른 모던한 느낌의 강연장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낙후된 구시가에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그런 공간이 말이죠!!!
강연장의 가장 안쪽,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통로 사이에 화장실이 있고...
2층에 올라가 강연장을 둘러 보았습니다.
동네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센터 내 분위기에 깜짝 놀란채 문닫을 시간이 되어 센터를 나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차피 센터에 있어도 할 일은 없었지만요.
셰이크 이사 하우스와 셰이크 에브라힘 센터.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두 곳을 둘러보니 커피를 한 잔하고 싶어졌습니다. 오는 길에 이정표에서 봤던 "커피 하우스"란 이름이 뇌리에서 벗어나지 않았던 탓도 있고, 우리가 이 일대를 구경하는 동안 딴 곳에 있던 기사를 다시 불러도 오는데 시간이 걸릴테니 기다릴 겸해서 말이죠.
그래서 커피 하우스를 찾아 다시 길을 나섭니다.
이정표를 따라 구시가 골목을 걷고 있자니 동네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정원이 뜬금없이 나타나고...
계속해서 걷다보니..
목적지인 커피 하우스에 도착했습니다. 점심 시간이 끼어있어 문을 닫았던 다른 곳들과 달리 이 곳은 영업 중이어서 얼른 들어갔습니다.
6. 구시가 방문자들의 쉼터이자 명소, 커피 하우스 (House of Coffee)
커피 하우스는 2009년 4월 2일 개업한 이래 각종 유적지들과 함께 이정표에 등장할 정도로 이 지역의 명소가 된 커피숍입니다. 중간 휴식시간이 없이 계속 영업하기 때문에 구시가와 구시가 내 명소들을 둘러본 관광객들이나 주민들이 커피 한 잔과 함께 쉬어 갈 수 있는 명소가 된 셈이죠.
카페 안으로 들어가니 한쪽 테이블을 차지한 예닐곱명의 바레인 아주머니 분들이 평화롭게 담소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셰이크 에브라힘 센터와 마찬가지로 그야말로 전체적인 동네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모던한 느낌의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곳에선 왠지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내부 분위기와 함께 말이죠.
심지어는 화장실마저도 뭔가 느낌있는!!!
이미 시간이 지나 뭘 주문해서 마셨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분위기만 좋은 곳이 아니라 커피맛도 좋은 그런 곳이었습니다.
휴식을 취하고 담소를 나누다보니 어느덧 기사로부터 근처에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 카페문을 나섰습니다. 다음 목적지는 바로 트리 오브 라이프 (Tree of Life), 생명의 나무. 이름 그대로 나무를 보러 갑니다!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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