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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바레인 1일차 (1) 심야의 멘붕과 함께 시작된 바레인 여행!

둘라 2014. 9. 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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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탑승 중입니다.)



카타르 도하에서 출발해서 UAE 아부다비를 거쳐 바레인 마나마로 가는 여정. 환승시간은 한 시간 반 정도 되었고, 시차가 한 시간 느려졌다 원상복구되는 기묘한 여정이기도 했습니다. 카타르와 바레인은 +3시간. UAE는 +4시간이거든요. (우리나라는 +9시간) 실제 비행시간은 한 시간도 채 안되지만, 시차 때문에 카타르에서 UAE를 갈때는 출발시간과 도착시간이 같고, UAE에서 바레인을 갈 땐 2시간 처럼 보이는 그런 길입니다.


카타르에서 아부다비행 에티하드 항공 비행기를 타면서 뭔가 조짐이 좋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작은 비행기라고 해도 예정된 출발 시간 5분전부터 보딩을 시작했거든요. 그러다보니 아부다비엔 예정시간보다 10여분 정도 늦게 도착.


한창 확장공사 중인 아부다비 국제공항 내에서 환승하는 것이 예전보다 더욱 불편해져 있었습니다. 비행기와 게이트를 오가는 버스들도 쉽게 출발하지 못하는데다 자기네들끼리 교통체증으로 길이 막혀 평소 같았으면 비행기에서 내려 터미널까지 도착했어야 할 시간임에도 그 중간 어디쯤에선가 헤메고 있었습니다. 지연 도착으로 환승시간은 줄고 있는 상황에서 터미널까지 가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버스들이 그렇게 답답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 터미널에 도착해서 바레인행 비행기가 있는 게이트로 정신없이 갔더니 보딩을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카타르 때와는 달리 출발시간보다 몇십분 일찍 보딩을 시작했더군요.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출발시간은 활주로 체증과 맞물려 예정된 일정보다 10여분 늦게 출발해서 바레인에도 10여분 늦게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은 대략 저녁 10시반쯤. 이번 여행지인 카타르와 알아인과 달리 공항에서 픽업을 나오기로 한 지인이 있었기에 늦게 도착했다고 문자를 남겨주면서 번거로웠던 환승 과정은 소소한 해프닝으로 끝나는 듯 했으나........................



1. 바레인 국제공항에서 맞이한 심야의 멘붕!

1) 낯선 화폐 단위, 그리고 지리한 입국심사대

다른 나라와 달리 바레인은 반드시 입국 신고서를 작성해야만 합니다. 오랫동안 써보지 않았던 입국신고서를 쓰려니 기분이 참 묘하네요. 기내에서 여유있게 쓰고 나오려고 했지만, 승무원도 펜을 제공해주지 않아 입국 심사대를 가기 전에 신고서를 작성해야만 했습니다. 거기에도 펜이 없어서 조금 헤메다 입국 심사대 앞 환전소에서 차례를 기다려 입국 신고서를 작성한 후 입국비자대를 내기 위해 소액을 환전했습니다. 신용카드 결제만 받는 카타르와 달리 바레인은 현금으로만 비자대를 내야하기 때문입니다. 비자비용도 국가마다 다르다며 환전소 직원도 잘 모른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환전된 바레인 디나르를 받고 나니 돈의 단위가 다른 이웃 걸프국가들과 달라 느낌이 낯섭니다. 0이 하나는 더 붙어 있어줘야 할 것 같은데 없네요!

(정확한 환율은 아니지만... 굳이 비교하자면 100 사우디 리얄, 100 UAE 디르함, 100 카타르 리얄만 보다가 나오는 100 바레인 디나르가 아닌 10 바레인 디나르! 게다가 소수점 아래 단위가 있거든요. 돈의 단위가 달라지면 아무래도 소비할 때 감이 없어집니다;;;;;;)


입국 신고서를 작성하고 입국비자대를 납부할 정도의 바레인 디나르를 확보한 후 입국 심사대에서 차례를 기다립니다. 어디나 마찬가지이듯 입국심사대 직원들의 업무처리 속도는 느리기만 해서 제 차례는 금방오지 않았습니다. 입국 신고서를 작성하랴 환전하랴 까먹은 시간들이 있으니까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바레인에 일하러 온 외노자들보다는 쬐~~~~끔 빠른 정도랄까요? 이들의 줄은 일반 입국심사 대기줄보다 몇 배나 늦게 줄어드는 듯 했습니다.


정작 입국심사대에서 하는 일은 많지 않은데도 한참을 기다린 끝에 4디나르를 내고 바레인 입국비자를 취득한 후 입국 심사대를 통과하여 맡긴 가방을 찾으러 갔습니다.


그런데...



2) 내 가방은 어디로???? 입국장을 빠져나가기 전부터 닥쳐온 멘붕!

입국 심사대에서 꽤나 시간을 허비한 탓에 상당량의 가방이 나온 가운데 제 가방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가방은 다 나왔다고 하는데, 주위를 몇 번을 훑어봐도 제 은색 캐리어는 모습을 찾을 수가 없는 겁니다!!!! 멘붕!!!


개인적으로 제 때 가방이 도착하지 않은 건 일하러 처음 사우디를 나갔던 2000년 9월 이후 근 14년만의 일입니다. 그때는 비행기 사정으로 일정이 아예 하루 연기된 끝에 출발했었다면, 이번엔 환승시간이 짧았다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더 당혹스러웠던 것은 그때는 아예 체류를 하러 나간 것이었기에 하루이틀 늦게 와도 상관없지만, 이번엔 바레인에서 2박 밖에 않하는데다 갈아입을 옷과 컴퓨터, 모바일 등 전자제품의 충전기가 다 가방에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나마 가지고 탔던 백팩에는 컴퓨터와 카메라 등 전자기기 밖에 없었거든요. 당장 갈아입을 옷도, 핸드폰도 배터리가 더 소모되면 충전조차 하기 힘든 상황.


일반 가방이 도착하지 않았음을 신고하러 갑니다. 신고 데스크에는 이미 여러 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을 정도였습니다. 마중나온 지인에게 짐이 도착하지 않아 좀더 늦게 가게 될 것이란 메시지를 남기고 제 차례를 기다립니다. 


약 30여분 가까이 기다리다 보니 어느덧 제 앞에 대기하고 있는 영국 여성분의 차례까지 왔습니다.


차례를 기다리면서 얘길 나눠보니 그 분은 맨체스터에서 아부다비를 거쳐 바레인에 왔는데 맨체스터에서 출발이 지연되면서 짧아진 환승시간이 문제가 되었던 것이고, 비즈니스 클래스를 타고 온 그녀와 그녀의 가족들이 부친 가방 중 3개씩이나 도착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것도 다 애들용 가방;;;;;;;; 맨체스터에 돌아가면 강하게 클레임을 걸겠다고 흥분하는 그녀 앞에서 전 화도 내지 못하겠더군요;;;;


그러다가 온 제 차례. 입국편명을 얘기하니 데스크의 직원이 되묻습니다. "너도 에티하드 항공???" 그렇습니다. 그녀 뿐만 아니라 제 앞에서 가방 분실신고를 했던 사람들이 다 아부다비에서 온 승객들이었던 겁니다. 


미처 바레인에 도착하지 못한 캐리어어 대해 신고하고 한 장의 종이를 받았습니다.  


(화물로 부친 가방 분실 신고서)



언제쯤 가방이 도착할 것 같냐고 물어보니 직원은 아부다비에서 오는 다음 비행기편이 될 것 같다고 얘기해주네요. 다음 비행기편의 바레인 도착시간은 새벽 2시.


어차피 더 할 일도 없는 상황이어서 당장 갈아입을 옷도 없고 핸드폰이나 노트북 충전도 불가능해진 상황으로 인해 멘붕에 빠진 채 백팩 하나를 덜렁메고 입국장을 빠져 나와 시간맞춰 공항에 도착했음에도 예상 외로 오랜 시간 기다려 준 지인과 만났습니다. 멘붕에 빠져있는 절 위로해주더군요;;;;


예상하지 못한 일이 발생한데다 늦은 시간이어서 더 피곤했던 탓에 일단 예약해 둔 호텔로 갑니다. 그런데, 지인은 택시를 잡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기사를 부르네요??? 제가 워낙 늦게 나오는 터라 기사가 공항을 빠져나간 터라 기사가 다시 돌아오는 시간까지 좀더 기다리고 나서야 그 차를 타고 나름 시내 번화가에 잡은 호텔에 체크인을 했습니다. 


그런데 숙소로 잡은 호텔. 가이드 지도에도 나올 정도로 유명하지만, 분위기는 왠지 묘~~~~합니다. 걸프지역에서 보기 힘든 노출심한 여성들이 다니고 있는데다, 건물 내 조명이 UAE나 카타르에서 묵었던 호텔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음침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어두웠습니다. 복도는 물론이요. 방도 마찬가지로 조도가 낮은 편이었습니다.


그 지인 말로는 바레인 호텔들의 조명이 상당히 어둡게 세팅되어 있다고 하네요.




호텔방에 도착하니 이미 시간은 자정을 넘겼고, 일련의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멘붕으로 인해 급피곤해진데다, 짐을 풀어야 할 가방조차 없으니 더 휑합니다. 사실 어디를 둘러볼지 정해놓지 않은 상황이었던터라 정상적으로 도착했으면 가볼 곳을 체크해보겠지만, 이미 그럴 정신은 안드로메다로 가버린 상황. 그래서 본격적인 바레인 여행은 일단 아침에 생각하기로 하고 지인을 돌려보낸 후 샤워를 하고 잠을 청했습니다.


여기서 잠깐, 왜 지인은 공항에서 택시를 잡지 않고 기사를 불렀을까요??? 그 지인이 개인 기사를 고용한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죠...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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