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보다 오랜 시간이 걸려 에미레이트ID를 발급받고 차를 구매한지 벌써 1년이 지나 차량등록증을 갱신해야할 시기가 찾아왔습니다. 블로그에 포스팅한다고 그러다 때를 놓쳤지만, 한국 운전면허증 소지자는 별도의 절차없이 안과 검사만 받으면 UAE 운전면허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한국면허를 가지고 나와 대사관에서 공증을 받아야 합니다만... 2/3가 실격한다고 전해지는 악명높은 UAE 운전면허 취득시험을 봐야하는 것에 비해서는 분명 헤택이긴 합니다. 최근 관련 당국은 응시자의 부담을 줄여준다며 도로주행시 시험관을 동승시키지 않는 것으로 운전면허 시험방식을 바꾼다고 밝혔습니다만... (전자적으로 체크할 수 있기에 운전자의 긴장감을 줄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군요...)
차량등록 갱신은 운전면허를 발급받았던 교통경찰과에 가서 진행해야 하지만, 오후 2시면 문을 닫기에 주간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은 사무실을 비우지 않으면 찾기가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과거 라스 알카이마는 1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제한된 시간 안에 몰려들어 몇시간씩 기다리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심지어는 몇시간씩 기다리고도 차량등록을 신청조차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악명높았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사우디에서 은행 근무를 했던 기억으로는 충분히 이해가 되는 상황이긴 합니다만....)
교통경찰과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샤밀 (Shamil)이라 불리는 곳입니다.
아부다비를 제외한 두바이와 북부 에미레이츠 (두바이 3개소, 아즈만, 움 알꽈인, 라스 알카이마, 푸자이라 각 1개소)에서만 운영되는 "샤밀"은 UAE 정유업체 중 하나인 에마라트 (Emarat)와 UAE 내무부 (MOI) 및 도로교통당국 (RTA) 간의 협업으로 운영되는 민관협동 프로젝트입니다. 아부다비의 경우 ADNOC (아부다비 국립 정유회사) 독점으로 운영하고 있기에 에마라트가 운영하는 샤밀이 들어설 수가 없죠. (각 토후국별 샤밀의 위치가 궁금하신 분들은 클릭!)
저녁까지 운영되는 샤밀을 통해 한정시간만 운영하는 교통경찰과의 업무부담을 덜어주는 것은 물론 한 곳에서 차량검사와 정비, 보험 가입, 차량등록증 갱신 후 주유까지를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아래서 설명하겠지만 진정한 의미의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않더군요.)
매년해야만 하는 UAE 차량등록증을 갱신하기 위해서는...
1) 갱신이 필요한 구 차량등록증
2) 차량 검사증 (구매일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은 신차는 면제)
3) 연장된 보험가입 증명서
4) 갱신비 100디르함 (약 3만원)
이 필요합니다.
저는 작년에 차를 구매했기 때문에 차량 검사는 패스....
차량 검사소 옆에는 차량등록증을 발급해주는 교통경찰과와 여러 자동차 보험사들의 판매창구가 있습니다. 샤밀은 저녁까지 열지만, 보험사 사무실은 대체로 오후 5시 이전에 닫기 때문에 샤밀에 도착하기 전 미리 자동차 보험을 연장하지 않았다면 5시 이전엔 도착해서 번호표를 받고 자동차 보험을 갱신해야 합니다. 영업시간이 끝날 무렵이 되면 아예 번호표 발권기를 꺼놓더군요. 만약 샤밀에 도착했는데 보험사 창구 발권기가 꺼져 있으면, 그날 갱신은 불가능하다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는 오후 5시 너머 도착했지만 샤밀에 가기 전 미리 자동차 보험 연장을 완료했고 보험 연장정보를 교통경찰 전산망에 등록시켜 놨기 때문에 차량 등록증 발급창구로 바로 가서 번호표를 받고 차량 등록증 갱신을 시도했습니다.
자기 차례가 도착해 구비서류를 제출하고 연장비를 내면 갱신된 차량 등록증 발급까지는 불과 몇분도 걸리지 않아 완료됩니다. 제 경우 처음 차량 구매시 차량 등록증의 유효기간이 지난주에 이미 완료되었지만 지연 연장에 대한 별도의 페널티는 없었습니다. 유효기간 만료 후 1달 내에 연장할 경우에는 범칙금이 부과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1달을 넘었을 경우엔 10%인 10디르함)
창구에 앉아 차량 등록증 갱신을 위한 서류를 제출했더니 전산망을 통해 보험연장 정보를 확인한 경찰이 긴 것과 짧은 것 중 어떤 번호판을 원하냐고 물어봅니다. 모르고 있었는데 라스 알카이마가 지난해 연말 즈음하여 소리소문없이 차량 번호판의 디자인을 변경한 탓입니다. UAE의 차량 번호판을 소개했던 지난 포스팅에서 따라쟁이 라스 알카이마의 차량 번호판이 어떻게 바뀔까...를 언급했었는데, 사실은 이미 바뀌었었다는거죠. ([교통] 아부다비의 새 차량번호판 발급을 통해 본 UAE 내 각 토후국별 차량 번호판 참조)
관광 브랜드 로고가 삽입된 신형 번호판 디자인을 공개하며 추가비용 400디르함 정도를 내고 선택적으로 구입할 수 있는 두바이나 아부다비와 달리 라스 알카이마는 차량 등록증 갱신 시 의무적으로 번호판을 변경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 차이였습니다. 대신 번호판 교체비용을 1/4 수준에 불과한 105디르함 (번호판 100디르함, 유효기간 표기 스티커 5디르함)으로 싸게 해서 말이죠.
창구에 앉아 있는 경찰은 영수증과 함께 차량 번호판 교체 동의서를 함께 주었습니다. 몇 분을 기다려서 갱신된 차량 등록증을 받는 것으로 차량등록증 갱신을 마무리하고,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샤밀에서 할 수 없는 차량 번호판을 구매하기 위해 라스 알카이마 교통경찰과 근처에 있는 번호판 제작소로 바로 갔습니다. 다행히도 오후 2시면 문을 닫는 교통경찰과와 달리 저녁 7시까지 운영하더군요.
샤밀에서 받았던 차량 번호판 교체 동의서를 제출했더니 신형 번호판으로 교체될 옛 번호판을 떼어오라고 합니다. 차에 붙어있던 옛 번호판을 갖다주고 새로운 번호판을 받은 후 차량에 부착하는 것으로 차량 등록 갱신 절차를 완료했습니다.
신형 라스 알카이마 차량 번호판은 영어와 아랍어 서체를 바꾸고 짧은 번호판의 경우 가운데 줄이 사라지면서 시각적으로 보기에 깔끔해진 것이 특징이고, 종류에 상관없이 번호판 중앙에 라스 알카이마를 상징하는 로고가 여러개 들어가기는 했지만 위조방지용 로고를 삽입한 것처럼 보는 각도에 따라 보일듯 말듯한 로고가 삽입되어 있다는 점이 큰 차이점입니다.
- 라스 알카이마 구 번호판 - - 라스 알카이마 신 번호판 -
(짧은 번호판)
(긴 번호판)
한국에서도 해본 적이 없었던 직접 번호판 교체작업을 마치고 첫 차량등록증 갱신절차를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샤말과 번호판 제작소까지 수십킬로를 가야해서 까먹은 시간을 제외하면 실제로 걸린 시간은 30분도 안 걸린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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