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봉 중인 영화 캡틴 마블의 문구 중 하나인 "더 높이, 더 멀리..."가 자주 쓰이는 곳 중의 하나가 바로 바벨탑 이후로 이어지고 있는 건축분야일 겁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2010년 1월 4일 공식 개장식을 가진 높이 828m의 163층 건물 부르즈 칼리파입니다. 개장 이후 10여년 넘게 세계 최고층 건물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부르즈 칼리파지만,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 타이틀 수성은 쉽지 않았습니다.
2010년 개장 당시 124층에 앳 더 탑 (452m)을 열었을 당시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전망대로 이름을 올렸지만, 2011년 12월 중국 광저우에 문을 연 광동타워 전망대 클라우드 탑 (488m)에 자리를 내준 바 있습니다. 그리고 약 3년 뒤인 2014년 10월 15일 부르즈 칼리파는 앳 더 탑보다 100여미터 높은 148층에 두번째 전망대 앳 더 탑 스카이 (555m)를 개장하면서 다시 한번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 자리를 차지했지만, 2016년 6월 상해 타워가 그보다 6m 더 높은 곳에 전망대를 개장하면서 부르즈 칼리파는 전망대 부문에서만큼은 세계 1위의 기록을 더 지킬 수는 없었습니다.
그로부터 2년 8개월 뒤, 부르즈 칼리파는 뜬금없이 부르즈 칼리파 내 거주구역 중 최고층인 154층 (585m)에 3개층으로 구성된 더 라운지를 개장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라운지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개장한지 한 달 뒤인 지난 주말을 이용해 더 라운지를 가보기로 했습니다. 앳 더 탑과 앳 더 탑 스카이를 봤으니 더 라운지도 한번쯤은 가봐야겠죠. 블로그 포스팅용으로는 2016년 3월 이후 3년만에, 두바이를 방문한 부모님을 모시고 갔던 지난해 2월 이후 1년 1개월여만의 부르즈 칼리파 방문입니다. 그새 입구도 많이 바뀌었죠.
더 라운지는 시간에 따라 세 개의 테마로 운영되며 입장료는 오후 (티 인 더 클라우즈)와 밤 (칵테일스 위드 스타스)의 경우 600디르함, 일몰 시간 전후 (버블리 선다우너)에는 650디르함입니다. 입장료는 기본적인 먹거리가 포함된 가격입니다. 티켓을 사면서 함께 딸려온 팜플렛에는 운영시간대별 테마를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더 라운지는 148층+125층+124층으로 표기하는 앳 더 탑 스카이처럼 위층에서 아래층 순으로 154층+153층+152층으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네... 154층까지 올라가서 152층에서 내려온다는 의미이죠.
입장시간대가 다가와 표를 확인한 후 대기줄에 서 있으니 직원들이 잘 보이는 곳에 붙이라며 VIP라고 적혀있는 원형 스티커를 붙이게 합니다. 앳 더 탑 스카이 방문 때도 달았던 기억이 없는데 왠 스티커인가요???
부르즈 칼리파 전망대 앳 더 탑&앳 더 탑 스카이 입구에는 더 라운지로 가는 길안내판이 없어서 어떻게 들어갈까 궁금했었습니다. 매표소 왼쪽으로 뱅뱅 돌아서 전망대에 올라가는 앳 더 탑과, 매표소 오른쪽 (화살표 표식)에 있는 라운지에서 간단한 아랍커피와 대추아쟈 열매를 먹고 올라갔던 앳 더 탑 스카이과 달리 매표소에는 더 라운지 전용의 출입구가 보이질 않았으니까요.
더 라운지로 가는 입구는 매표소가 아닌 기념품 매장 근처에 있는 거주자 전용 통로를 이용하는 것이었습니다. VIP 스티커를 붙여주는 이유도 부르즈 칼리파 거주자와 더 라운지 방문객을 구별하기 위한 최소한의 인식표였던 셈이죠.
전망대 출구인 기념품 매장으로 들어간다는 건 다시 말해서 전망대 방문객들과 역방향 지름길로 움직인다는 의미입니다.
전망대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한 대기열과 대기시간 따위는 없는 대신 낯선 길을 오가야 합니다.
그렇게해서 부르즈 칼리파 건물의 중심이자 아르마니 호텔로 연결되는 중앙 로비를 거쳐서야 위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습니다.
이 로비는 처음 와봤지만,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에서 나오는 두바이에서의 추격전이 시작되는 그 곳.
아무튼 직원을 따라 위로 올라갈 엘리베이터를 탑니다. 112층~154층은 코퍼레이트 스위트가 있는 구역입니다.
엘리베이터는 역시나 두 번에 걸쳐 타고 올라가는데, 더 라운지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는 123층에서 갈아탑니다.
네.. 그렇습니다. 123층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잡은 식당 122층의 앳 모스피어 (442m)로 가는 입구이기도 합니다.
엘리베이터 로비에서 나선계단을 타고 내려가면 앳 모스피어로 연결됩니다.
창 밖으로는 바깥 날씨가 어떤지를 새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날씨는 꽝이었습니다. 날씨가 꽝이라고 해서 할인 따위는 없습니다만;;;
엘리베이터 로비에서 입장권을 다시 한 번 보여준 후 154층으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코퍼레이트 스위트 구역으로 들어갑니다. 참고로 123층에는 거주자 전용 라운지가 별도로 있다고 하네요.
123층에서 154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앞.
163층으로 알려진 부르즈 칼리파 내 고층구역에 있는 엘리베이터가 딱 154층까지 밖에 안 가는 이유는 154층이 사람들이 거주할 수 있는 최고층이기 때문입니다. 155층 위로는 기계실과 통신&방송실 등이 들어서 있기 때문입니다. 고스트 프로토콜에서 이단 헌트가 부르즈 칼리파 외벽을 타고 창깨고 들어갔던 그 구역말이죠.
드디어 부르즈 칼리파 내 거주구역 중 최고층인 154층 585m에 위치한 더 라운지에 도착했습니다.
154층은 전속가수의 공연이나 디제잉 등 라운지 전체의 음악을 책임지는 바 형태의 라운지입니다. 스탠딩 테이블에는 땅콩류가 항상 채워집니다.
그래요... 부르즈 칼리파 내 거주구역 중 가장 높은 곳에 왔어요!
뭐라도 하나 시켜야하는 서울 스카이 라운지와 달리 부르즈 칼리파의 라운지는 비싼 입장료에 기본적인 먹고 마실 것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단, 칵테일, 와인 등의 주류는 한 잔만 무료로 제공되며, 더 마시고 싶은 경우엔 별도로 주문해야 합니다. 더 라운지의 식음료는 앳 모스피어에서 운영합니다.
라운지에 있는 동안 다양한 종류의 먹거리들은 계속 제공됩니다. 몇 개 먹다보니 저녁을 패스했;;;
아래 사진 우측으로 살짝 치우친 중앙 물가에 옹기종기 건물이 들어서고 있는 지역이...
바로 두바이 크릭 하버 일대입니다. 부르즈 칼리파보다 훨씬 높은 타워와 두바이 몰보다 2배 이상 넓다는 쇼핑몰이 들어설 새 개발지역입니다.
셰이크 자이드 로드 일대의 스카이 라인. JW 메리어트 마르퀴스 두바이를 1미터 차이로 제치고 단일건물 기준 세계에서 가장 높은 호텔이 된 제보라 호텔에 건물외벽을 장식한 명패가 달렸군요.
두바이 몰은 패션 애비뉴 증축 이후 다운타운 두바이 내에 확장할 구역이 없자 아예 대로변을 가로지른 육교로 연결된 별관을 짓고 있습니다.
어쩌다보니 재개장 후 첫 투숙객이 되었던 어드레스 다운타운 두바이 ([호텔] 2016년 새해 대화재 후 29개월만에 돌아온 어드레스 다운타운 호텔 개장 첫 날 첫 투숙객으로 보낸 스위트에서의 하룻밤 참조), 수끄 알바흐르, 그리고 팰리스 다운타운 두바이 호텔.
다운타운 두바이 일대 풍경.
아래 사진 중앙과 우측 하단부에 걸쳐있는 주택지역은 무함마드 빈 라쉬드 알막툼 시티-디스트릭트 원, 좌측 하단에 보이는 대형 건설현장은 두바이의 또다른 메가 쇼핑몰 메이단 원 몰 건설현장입니다. 메이단 원 몰은 몰 오브에 에미레이츠에 있는 스키 슬로프보다 훨씬 긴 약 1km의 실내 스키 슬로프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하죠. 참고로 스키 두바이의 슬로프 길이는 약 400m
라운지 내 3개층은 중앙의 나선형 계단으로 연결됩니다.
바가 있는 154층과 달리 153층에는 회의장 같은 컨셉의 공간이 있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잠겨있었네요.
거주하기엔 비효율적인 공간 활용도로 악명 높은 부르즈 칼리파 내에서도 면적이 더 좁아질 수 밖에 없는 최고층부인만큼 구석구석의 짜투리 공간에 가구를 두어 라운지로 만들었습니다.
전반적으로 광택있는 재질로 공간이 마무리되어 있다 보니 반사를 활용해 샷을 찍을 수 있는 잔재미가 있습니다.
153층을 지나 152층으로 내려갑니다.
123층에는 방문을 마치고 내려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습니다. 워낙 많은 방문객으로 인해 특정 시간대엔 돗대기 시장 같은 느낌에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것조차 오래 기다려야 하는 양대 전망대 앳 더 탑, 앳 더 탑 스카이에 비하면 더 라운지는 아직까지는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10미터 차이인데 보여지는 풍경의 느낌은 사뭇 다릅니다.
그리고 롯데퉐드타워 꼭대기보다 20미터 더 높은 곳에 자리잡은 152층에는 야외에서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습니다. 하지만, 공간 자체가 넓지 않은 탓에 출입 인원 및 체류 시간에는 제한이 있습니다. 발코니로 나가는 입구 앞에 놓여진 안전지침.
무리한 촬영욕심에 핸드폰이나 카메라 같은 장비가 떨어질 것을 대비하여 유리 벽 너머 허공으로 장비가 향할 경우 안전요원이 이로 바로 제재합니다.
발코니 구역 자체가 좁고 이용하는 방문객 수를 제한하기에 다른 전망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게 체크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안전요원에게 물어보니 한 달 동안 이 곳에서 뭔가가 떨어진 적은 없다고 얘기하더군요.
152층에서 올려다 본 부르즈 칼리파의 상층부. 돌출된 라운지 2개층을 제외한다면 그 위의 상층부는 사람이 거주하는 구역은 아닌 셈이죠.
야외 발코니에서 볼 수 있는 구역은 제한되어 있습니다. 셰이크 자이드 로드의 샤르자 방향 스카이 라인이나 올드 두바이쪽은 볼 수 없는 대신, 시티워크와 주메이라 일대. 날씨가 좋으면 수평선에 인공섬 더 월드가 보일테지만, 궃은 날씨 때문에 불가리 호텔 리조트만 보이네요. 사진 하단의 원형 지붕은 시티워크 내에 들어서 올해 개장예정인 중동지역 최대 17000석 규모의 다목적 실내 체육관 두바이 아레나.
시티워크와 두바이 아레나. 두바이 아레나는 그간 NBA 경기를 유치하고 싶어도 마땅한 경기장이 없어 할 수 없었다던 두바이의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 기대 중이라죠.
그리고 아부다비 방면으로 운하를 끼고 펼쳐진 셰이크 자이드 로드의 스카이 라인과 저 멀리 부르즈 알아랍, 그리고 날씨가 좋으면 팜 주메이라와 그 일대의 경치를 볼 수 있습니다.
아직은 문을 연지 얼마 안된 탓인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서 두바이 몰로 돌아가는 길은 초행길인 사람에겐 헤메기 딱 좋게 되어 있습니다. 부르즈 칼리파의 중심에서 두바이 몰까지 몇 개의 엘리베이터를 갈아타며 사람들의 통행이 많지 않은 길을 되돌아나가는 길이니까요.
부르즈 칼리파 더 라운지는 당초 계획에는 없었을 것 같지만 공간 활용도가 낮고, 이용객 수도 제한되어 있는 부르즈 칼리파 내 거주구역 최상층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일반인 방문객을 위한 라운지로 개조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라운지라는 상징성은 더 높이, 더 멀리 가보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를 조금은 자극할 수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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