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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두바이 집행 위원회 개편을 통해 드러난 셰이크 무함마드 사후 두바이의 권력 승계구도!

둘라 2024. 3. 25.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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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왕세자 셰이크 함단, 두바이 통치자 셰이크 무함마드, 두바이 제1부통치자 셰이크 막툼 (왼쪽부터)

 

이달 초인 지난 3월 7일, 두바이 통치자 셰이크 무함마드는 두바이 통치자 권한으로 토후국 두바이를 이끄는 두바이 집행 위원회 (Excecutive Council of Dubai)의 개편과 함께 두바이 집행 위원회 내 전략 협의회 (Strategic Affairs Council) 신설을 골자로 하는 칙령을 발표했습니다.
 
두바이 집행 위원회는 왕세자 셰이크 함단 빈 무함마드가, 

 
 
전략 협의회는 집행 위원회 부회장이자 두바이 제1 부통치자 셰이크 막툼 빈 무함마드가 이끌게 됩니다.

 
 

우리가 주목할 부분은 두 회의체의 회장단에 올해 74세인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쉬드 (1949년 7월 15일생)가 자신의 사후 두바이를 이끌 핵심인물들의 역할 분담을 확실하게 밝혔다는 점입니다. 특히 자신의 아들들에 대한 확실한 역할 분담과 더불어, 젊은 아들을 중재하고 보좌할 멘토를 내세웠다는 점이죠.

  • 차기 두바이 통치자는 셰이크 함단 빈 무함마드 알막툼 (1982년 11월 14일생),
  • 두바이의 재정과 전략은 셰이크 막툼 빈 무함마드 알막툼 (1983년 11월 24일생),
  • 두 사람의 멘토로는 셰이크 아흐메드 빈 사이드 알막툼 (1958년 12월 1일생) 이라는 체제로 말이죠.

 
아부다비 역시 비슷한 구도의 권력 개편을 마무리했는데, 아부다비 통치자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은 취임 10개월 후 자신의 아들을 왕세자로 결정하면서 자신의 동복형제인 셰이크 핫자, 타흐눈, 만수르 등에게 권력과 재력을 분배해 갈등을 막고 아들을 후원하는 형태로 권력을 조정한 반면,

 
두바이 통치자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쉬드 알막툼은 형제들 간의 역할 분담을 유지한 채 멘토 역할을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자신의 작은 아버지이자 그의 아들들에게는 작은 할아버지에게 맡겼다는 점일 것입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알막툼 씨족의 핵심 가계도를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현 알막툼 가계도. 하늘색 바탕은 두바이 토후국 통치자. 빨간색 테두리는 고인. 노란색 바탕이 이번 포스티의 주인공

 

가계도에서 볼 수 있듯 서열순으로 따지면 3남인 셰이크 무함마드는 통치자가 될 수 없었지만, 초대 UAE 재무장관이었던 작은 형 셰이크 함단이 두바이 미래 비전 구축에 앞장섰던 동생에게 통치자 자리를 내주고 자신은 두바이 부통치자로 동생을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큰 형 막툼에 이어 알막툼 씨족의 10대 통치자 UAE 건국 이후 세 번째 통치자로 두바이를 이끌고 있습니다.  

 
셰이크 무함마드는 자신이 경험했던 이와 같은 권력 배분- 한 명이 두바이를 대표하며 얼굴을 담당하고 결정권을 갖지만, 재정과 내치를 담당하는 다른 동생과의 협업을 통해 모든 결정을 내리는-을 우연한 기회에 그 자리에 있게 된 아들들에게 고스란히 적용하게 됩니다. 
 
두바이를 회사에 비유하자면 회장과 CEO의 역할이랄까요?
 
셰이크 무함마드에게는 자신이 1979년 이후 지금까지 해 온 일곱 번의 결혼 중 이혼하지 않고 여전히 혼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부인이자 첫 번째 부인인 셰이카 힌드 빈 막툼 알막툼 사이에서 낳은 12명의 자녀 (5남 7녀) 중 네 명의 아들들이 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셰이카 힌드와 그녀의 네 아들. 초상화가 라쉬드, 왼쪽부터 셰이크 아흐메드, 셰이크 함단, 셰이크 막툼)


특히 사망한 장남 셰이크 라쉬드를 제외한, 차남 셰이크 함단, 3남 셰이크 막툼, 4남 셰이크 아흐메드는 날로 치솟는 결혼 비용에 부담을 느껴 자국인 여성들과의 결혼을 기피하는 자국민들에게 합동결혼식을 장려하는 차원에서 지난 2019년 6월 같은 날 합동결혼식을 펼치기도 했었죠.

 
 

셰이크 함단 빈 무함마드 알막툼: 현 두바이 왕세자 겸 차기 통치자 (정치 담당)

 

당초 차남인 셰이크 함단은 형인 라쉬드가 있기에 2006년 1월 4일 아버지 셰이크 무함마드의 두바이 통치자 취임과 동시에 지명된 두바이 부통치자로 끝날 것 같았지만, 아버지인 셰이크 무함마드가 취임 2년 뒤인 2008년 2월 1일 장남 셰이크 라쉬드의 성정을 문제 삼아 그를 왕세자 자리에서 내치고 차남 셰이크 함단을 왕세자에 지명하면서 두바이의 차기 후계자로 일찌감치 내정되었습니다. 

친형제 중 외모상으로는 가장 비슷한 형 라쉬드는 플레이보이처럼 생긴 이미지만큼이나 약물 중독, 수행원 살인사건 등 안 좋은 쪽으로 악명을 떨치다 2015년 33세의 나이로 심장마비로 사망한 바 있습니다.
 

몇 년 전 한국에 방문했을 때 국내 매체들이 "두바이 장동건"이라 부를 정도로  Fazza라는 이명으로 본인 자체가 이미 셀럽이기도 한 셰이크 함단은 방탕했던 형 때문에 우연히 왕세자가 되었지만, 그의 아버지가 해왔던 것처럼 전 세계에 두바이를 이끌 차기 통치자로 후계자 수업을 받음과 동시에 두바이의 홍보모델을 맡고 있습니다. 

UAE 전체 인구보다 1.6배 이상 많은 1629만 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그는 스카이 다이빙, 등산, 승마, 부르즈 칼리파 꼭대기에서 다리 하나를 밖에 내놓고 깃발 흔들기 등 걸프지역 왕족 중에선 찾아볼 수 없는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젊은 청년이자 두바이의 곳곳에서 사람들과 어울러 공식 석상에서 아버지를 수행하며 차기 통치자로의 수업을 받으며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친근한 리더의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두바이의 차세대 정치를 담당하게 된 그의 역할은 정치적으로 현지인과 씨족의 사랑을 받는 동시에 두바이를 구성하고 있는 대규모 외국인 거주자 커뮤니티를 연결하고 있죠. 
 
특히 이 동네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다방면의 운동을 좋아하는 바른 청년이란 이미지는 탕아이자 플레이보이였던 그의 형과 더욱 대비되는 행보이기도 합니다. 

 
 

셰이크 막툼 빈 무함마드 알막툼: 현 UAE 부총리 겸 재무장관, 두바이 제1 부통치자 (경제 담당)

 

형 셰이크 함단이 외부에서 두바이를 대표하며 홍보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반면, 친동생 셰이크 막툼은 두바이 내 거대 국영 기업을 총괄하며 두바이를 금융시장으로 이끄는 핵심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2022년 이후 두바이 주식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국영 기업의 상장을 요구해 온 투자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외부에 꽁꽁 숨겨왔던 두바이와 아부다비의 거대 기업들이 잇달아 IPO (기업 공개)를 통해 주식 시장에 상장하는 흐름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주인공 중 한 명이자, 때때로 기업 대표들을 불러들여 숫자를 논의하는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UAE 재무장관으로서 그에게는 금융 시장 외에도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 (Financial Action Task Force)가 지난 2022년 3월 처음 도입한 블랙리스트 국가 중 그레이 리스트 (집중 모니터링 대상 국가)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로 불법 자금 흐름을 단속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압력을 받아왔었습니다. 2년 뒤인 24년 2월 23일 그레이 리스트에서 빠지는 데 성공하긴 했습니다만...
 
셰이크 막툼이 이러한 역할에 매진하게 된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야심 차게 두바이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다 전 세계를 강타한 금융 위기의 후폭풍으로 디폴트 직전까지 내몰렸던 2009년 두바이 금융위기 때문이었습니다. 부르즈 두바이가 부르즈 칼리파로 이름을 바꾼 계기가 된 아부다비로부터 200억 달러 규모의 초장기 저금리 구제금융을 받지 않았으면 작살났을...  당시 20대 중반이었던 그는 당시 재무 책임자에게 자신의 옆에 앉아 재무 상황에 대한 설명을 요청하며, 재무 상황을 분석하고 문제가 되는 부분이 정확히 어디에 있으며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습득해 나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셰이크 막툼은 두바이 모라토리엄 때문에 우연히 두바이의 붕괴 재발을 막기 위한 사명을 가진 왕자가 되었고, 작은 아버지인 셰이크 함단이 사망한 후 2021년 9월 제2대 UAE 재무장관에 오르게 되면서, 두바이뿐만 아니라 UAE의 재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에게 두바이의 기획재정을 담당할 두바이 집행 위원회 내 전략 협의회를 맡인 것은 당연한 수순이겠죠.
 
같은 어머니에게서 한 살 차이로 태어난 두 형제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수행해 나가야 되는 동시에 UAE 내 토후국 사이에서 미묘하게 자리 잡고 있는 권력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역할도 맡아야만 합니다. 이는 2010년대 중반 사우디와 함께 예멘에서 리비아, 터키에 이르는 분쟁지역에 군사 개입을 하게 된 이후에 나온 것으로, 두바이 지도부가 아부다비를 설득해 실효성 없는 군사 개입 등의 외교 정책을 줄이고 사업과 경제에 다시 집중하도록 설득하는 등 두바이와 달리 찐 오일머니로 무장한 아부다비와의 권력 균형을 맞춰나가야만 하니까요. 이 와중에 UAE보다 훨씬 큰 내수시장을 갖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개방과 동시에 두바이가 절대로 제공할 수 없는 사이즈의 기가 프로젝트 등 다양한 장르의 관광지 조성과 더불어 사우디에 중동 지역 본사를 두지 않는 업체들에겐 국영 기업 입찰 기회를 차단하는 등 수십 년 동안 두바이가 해왔던 외국 인재와 투자를 끌어들이는 중심지로서의 역할에 경쟁자로 나서기 시작했기에 이에 대한 대비도 그들의 역할이 될 전망입니다.
 

 

셰이크 아흐메드 빈 사이드 알막툼: 에미레이츠 그룹 창립자 겸 회장, 두바이 민간항공청 (DCAA) 청장 

 

자신의 아들에게 멘토가 되어 줄 동복형제들이 여전히, 그리고 아마 자신보다 더 오래 현역으로 있게 될 아부다비의 셰이크 무함마드와 달리, 이러한 역할을 맡아 줄 동복형제나 비슷한 연배가 없는 두바이 통치자 셰이크 무함마드는 연년생인 아들들의 멘토이자 후원자로 집행 위원회와 전략 협의회 회장단에 포함시킨 자신의 작은 아버지 아흐메드 빈 사이드 알막툼에게 그 역할을 맡겼습니다. 나이는 자신보다 9살 어리지만, 1961년 생인 아부다비 통치자 셰이크 무함마드보다 세 살 많은 그는 형제간의 갈등이 생길 시 작은 할아버지로 이를 중재하고, 자신들보다 최소 10살 이상 많은 아부다비의 오형제들을 상대해야 하는 셰이크 함단과 막툼을 후원하는 역할을 줄 것으로 보이죠. 
 
셰이크 아흐메드 빈 사이드 알막툼은 두바이 통치자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쉬드 알막툼의 아버지 셰이크 라쉬드 빈 사이드 알막툼의 이복동생으로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지만, 에미레이츠 항공과 플라이 두바이 등에서 근무하는 분들에게는 가장 잘 알려진 인물일 것입니다. 셰이크 아흐메드는 바로 1985년 두바이 민간항공청장에 지명되었고, 에미레이츠 항공을 설립한 설립자이자 회장, 그리고 플라이 두바이의 회장이기도 하니까요. 두바이를 세계 공항 시장을 대표하는 공항으로 발전시키는데 기여한 주인공. 그리고 누르 이슬라믹 뱅크, 에미레이츠 NBD 행장을 맞고 있는 등 정치보다는 경제인으로 기여해 왔습니다. 두바이 통치자 셰이크 무함마드에게 있어서 그는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유일한 집안의 어르신인 셈이죠.
 
두바이 통치자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쉬드는 집행 위원회 개편 발표 10일 뒤인 3월 17일 두바이의 대표적인 디벨로퍼인 나킬 (Nakheel)과 메이단 (Meydan)을 자신이 설립한 두바이 홀딩에 편입시킨다고 발표하며, 이 둘을 포함한 두바이 홀딩의 회장으로 셰이크 아흐메드 빈 사이드 알막툼에 지명한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아부다비 통치자 셰이크 무함마드가 자신의 동생인 셰이크 타흐눈에게 아부다비 통치자가 운영해 온 국부펀들을 맡겼던 것과 비슷한 수순이랄까요.
 
두바이 홀딩의 자회사로는 부르즈 알아랍으로 유명한 주메이라 그룹, 두바이 프로퍼티스, 통신사 Du, 블루워터 아일랜드 등 개성적인 개발로 주목을 받았던 메라아스, 와일드 와디 워터 파크 및 두바이 파크 앤 리조트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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