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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드디어 만나게 된 오랜 라이벌 사우디와 이란, 이란 외교부 차관이 사우디를 처음으로 공식 방문한 이유는?

둘라 2014. 8. 26.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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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와 이란 양국 언론들은 이란의 외교부 차관이 오랜 라이벌 관계를 유지해 온 두 나라 간의 역사적인 첫 공식 회담을 갖기 위해 사우디를 화요일에 공식 방문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란 관영통신 IRNA는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안 외교부 차관이 2013년 하산 로우하니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사우디를 공식 방문하기 위해 월요일 테헤란을 출국했으며, 화요일 리야드에서 사우디 외교부 장관 사우드 알파이살 왕자를 만나 양국간의 현안을 논의하게 될 예정입니다. 

 

 

 

이와는 별개로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부 장관은 이라크를 방문하여 말리키 전 총리의 사임을 이끌어 내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이라크 시아파 성직자들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역사적인 양국 고위 관료간의 첫 회담의 배경

수니파를 대표하는 수장국 사우디와 시아파를 대표하는 수장국 이란은 역사적으로 오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해 왔으며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바레인과 예멘 등에서 벌어졌던, 그리고 벌어지고 있는 각종 전쟁과 정치적 분쟁에서 서로의 상대편을 지원하여 역내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끊임없이 갈등해 왔습니다.

 

로우하니 대통령이 대통령에 선출된 후 내세운 첫 공약 중 하나가 그동안 갈등을 빚어오던 걸프지역의 아랍 국가들과의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것이었으며, 지난 6월 초 사바흐 알아흐마드 알자비르 알 사바흐 쿠웨이트 국왕이 걸프지역 국가 통치자들 중 처음으로 이란을 국빈 자격으로 공식 방문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도착할 당시 기내에서 만취한 상태로 나와 몸을 가누지 못하는 모습이 생중계 되는 추태로 이미지를 스스로 구겼으며, 방문 역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었습니다. 

 

(남의 나라 입국장에서 만취해 나오는 꼴이라니;;;;)

 

한편, 사우디 역시 갈등만 빚고 있는 이웃 국가들과의 관계를 재정립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란과의 회담을 검토하여 지난 5월에는 외교부 장관 사우드 알파이살 왕자가 자리프 이란 외교부 장관을 리야드에 공식 초대한 바 있으며, 7월에는 사우디 역사상 최초로 시아파 출신 장관을 임명하는 등 적대시하던 시아파에 대한 관계 개선의 움직임을 보여 왔습니다. ([외교] 새로운 시대의 서막? 오랜 라이벌 이란과 대화 의사를 밝힌 사우디, 그리고 이에 화답한 이란! & [정치] 사우디 역사상 첫 시아파 출신 장관 탄생, 그리고 차별을 받고 있는 사우디 시아파의 현실 참조) 하지만, 올해들어 더욱 복잡해진 역내 정세 속에서 영향력을 놓고 겨루고 있는 양국간의 의심이 더해지면서 처음엔 알파이살 왕자의 초대에 화답했던 이란 외교부가 그 의미를 축소하는 등 양국간 만남은 쉽게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양국간 누적된 오해와 의심에도 불구하고 이번 회동을 성사시킨 당사자는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과격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입니다.

 

(최근 이슬람 국가의 장악지역. 인용용으로만 사용하며 출처 및 저작권은 월 스트리트 저널)

 

 

최근 수개월간 급성장하면서 미군의 공습 및 개입을 이끌어 낸 이슬람 국가는 지난 주말 시리아의 주요 공군기지인 타브까 공군기지 장악에 성공하면서 시리아 군의 휴대용 방공시스템 SA-16 MANPADS,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AIM-9 사이드 와인더와 전투기 MiG-21B마저 빼앗으며 그동안 취약했던 전투기와 방공 시스템 및 미사일을 보강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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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이슬람 국가의 급성장이 양국 모두에게 달가울리는 없습니다. 이제는 이들을 단순히 과격 무장조직이라고 폄하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고, 이들이 커지면 커질수록 사우디나 이란 모두 역내 정세 속에서의 파급효과를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들에 맞서 이라크 정부와 쿠르드 자치정부가 연합군을 결성하여 대항하기 시작했듯,  공동의 적에 맞서 어제의 앙숙이 힘을 모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죠.

 

따라서 이들의 진격에 맞서야만 하는 이라크 지원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두 나라가 회동을 갖게 된 것입니다. 그동안 사우디는 이라크 지원에 크게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습니다. 미국이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린 후 지난 8년간 이라크를 이끌었던, 그리고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이슬람 국가의 약진에 실질적인 책임이 있다고 평가하는 시아파 누르 알말리키 전 총리가 너무나도 이란과 가까웠다는 인식에서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그의 사임 후 지명된 하이다르 알아바디 총리에 대해서는 시아파임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와 이란 모두 환영하는 입장이어서 이번 회동이 성사될 수 있었습니다.

 

 

이란 외교부 고위관리들의 최근 행보에 대해 테헤란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란 정치분석가 무함마드 알리 샤바니시씨는 압돌라히안 외교부 차관의 사우디 방문의 중요성과 자리프 장관의 부임 후 두번째 이라크 방문은 새로운 이라크 정부 구성을 지지하기 위한 노력과 일치하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급성장하고 있는 진격의 이슬람 국가로 인해 만나게 된 사우디와 이란의 역사적인 첫 회동은 어떻게 끝나게 될까요?

 

 

출처: "Iran deputy foreign minister to visit Saudi Arabia" (Al Arabi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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