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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단] 1년 중 라마단 기간에만 발사하는 라마단 대포의 전통과 그 유래

둘라 2016. 6. 19.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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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단 대포발사를 준비하는 두바이 경찰. 차량과 대포 사이에 차려진 이프타르 상차림을 볼 수 있다. 이들은 발사가 끝나자마자 그자리에서 식사를 시작했다는....)





라마단 기간 중 우레와 같은 소리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무슬림들에게 그날의 단식이 끝나는 시간이 되었음을 알려주는 라마단 대포는 1년 중 이슬람력 9월에 해당하는 단식월 라마단 기간에만 항상 볼 수 있는 친숙한 풍경입니다. 


각 나라마다 다 다르겠지만 대표적으로 메카의 라마단 대포는 알마다피산에 설치되어 있고, UAE에서는 매년 두바이와 샤르자의 곳곳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구역에서 쏘게 되며, 무슬림들은 그 대포소리가 들리기 전까지는 먹지 않습니다. 식당들 역시 그 시간대 이후로 정상 영업을 할 수 있기에 대포가 설치된 곳 근처에서는 시끄럽지만 대포 발사 시간을 기다리는 종업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라마단 대포는 그날의 단식이 끝나고 첫 식사를 하는 이프타르 시간을 알려주는 것 외에도 라마단과 관련된 주요 일정을 알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1) 라마단의 시작을 알릴 때: 라마단달 1일 일곱발 (사우디의 경우, 두바이는 한 발)

2) 이프타르 시간 (그 날의 단식이 끝나고 첫 식사 시간)을 알릴 때: 매일 저녁 한 발

3) 수후르 시간 (그 날의 단식이 시작되는 파즈르 예배 전 마지막 식사 시간)을 알릴 때: 매일 새벽 한 발 (사우디의 경우)

4) 라마단의 종료를 의미하는 이드 알피뜨르의 시작을 알릴 때: 라마단달 말일 (두바이의 경우 두 발)

5) 이드 알아드하 예배 후: 두 발 (두바이의 경우)



사우디의 경우 최근에는 대포를 쏘는 사람이 대포알을 안에 넣고 버튼만 누르면 발사가 되는 최신식 반자동 대포가 사용되고 있으며, 살상용이 아니기에 해롭지 않고 단순히 큰 소리를 낼 수 있도록 설계된 대포알의 무게는 각각 1.5kg으로 대포를 쏠 때 나오는 연기는 멀리서도 볼 수 있습니다. 사우디 보안군에 의해 관리되고 있는 라마단 대포는 라마단 기간 중 총 150발의 대포를 발사하며, 이드 알피뜨르가 끝나면 보관장소에 갖다 놓아 다음 해 라마단 시작 며칠 전에 설치하기 위해 꺼내놓을 때까지 11개월간 사용하지 않고 보관됩니다.


(주메이라 비치 레지던스에서 발사를 기다리는 라마단 대포)



반면, 알맘자르 파크, 데이라, 알카라마, 다운타운 두바이/부르즈 칼리파, 주메이라 비치 레지던스의 다섯 구역에서 라마단 대포가 발사되는 두바이의 경우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는 지역에서 발사하는 점을 고려하여 대포를 고정적으로 설치하는 대신 시간에 맞춰 두바이 경찰이 끌고 와서 설치를 하고 두바이 경찰 통제실에서 보내는 발사 신호에 맞춰 발사한 후 가져갔다가 다음날 다시 가지고 오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의 주력 무기 중 하나였던 QF-25 Pounder, 통칭 25PDR을 사용하는 두바이 경찰의 라마단 대포는 라마단 기간 11.5kg의 대포알을 총 175발 발사한다고 하네요. 연기와 폭발음만 크게 울려퍼질 뿐 대포알이 실제로 발사되지는 않습니다만, 그랬다간 대포를 발사하는 근처의 건물들이 남아나지 않을듯;;;;


두바이 외에는 UAE 내에서도 보수적인 성향을 지닌 샤르자에서 주기적으로 라마단 대포가 발사되는데, 올해 라마단의 경우 샤르자 경찰은 고립 영토를 포함한 총 아홉 곳에 대포를 설치하여 발사하고 있습니다.

1) 본토 5개소:  알사라 모스크 (제라인), 알바라 빈 아젭 모스크 (알메르깝), 마즐리스 모가이다르 (탈라아), 컬쳐 팰리스 스퀘어 (팔라즈), 누르 모스크 (마자즈 워터프론트)

2) 고립 영토 4개소 (라스 알카이마, 푸자이라 쪽에 떨어져 있는 샤르자 영토): 타리프 모스크 (칼바), 알부카리 모스크 (코르 팤칸) 셰이크 라쉬드 빈 아흐메드 알까시미 모스크 (딥바), 다이드 경찰서 앞 (다이드)


마침 올해 라마단의 첫 날 저녁 두바이 경찰이 주메이라 비치 레지던스에서 라마단 대포를 발사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두바이 경찰의 라마단 대포에서 나는 발사음은 170데시벨로 10km 떨어진 곳까지 발사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대포는 보이지도 않고 어느 정도 떨어진 곳에서도 라마단 대포의 발사음이 선명하게 들리더군요.



(대포가 안 보여도 대포소리는 선명하게 들렸다. 비즈니스 베이에서...)




라마단 대포의 유래

이러한 라마단 대포의 유래에 대해서는 중요하게 전해지는 두가지 설과 다소 마이너한 한가지 설이 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세 가지의 설 모두 단식의 중단을 알린다던까 따위의 큰 의미를 두지 않고 마그립 예배 시간 즈음에 쏘았는데, 하루종일 단식으로 허기에 지친 사람들이 자신들의 공복을 깨버리는 것과 같은 그 대포소리를 듣고 너무나도 기쁜 나머지 단식이 끝났음을 알려주는 소리로 "오해"했던 우연이 맞물려서 하나의 전통으로 굳어졌다는 것입니다.


 

메이저 썰

1) 1455년경 이집트의 맘룩 술탄 카샤끄담이 새로 인도받은 대포의 성능 테스트를 하기 위해 대포를 쏘았는데 공교롭게도 대포를 쏜 시간이 라마단 기간 중의 마그립 예배 (이프타르를 먹기 전 하는 일몰 예배) 시간이었고, 단식으로 배고픈 상황에서 사정을 모른채 이 대포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술탄이 직접 그 날의 단식시간이 끝났음을 알려주는 "혁신"적인 방식으로 오해하면서 기뻐하자 이를 본 술탄이 만족하여 매일 쏘기 시작했고, 사람들에게 단식이 시작되기에 앞서 음식 섭취를 멈출 것을 알려주기 위해 새벽에도 쏘는 것을 추가하면서 전통으로 굳어졌다는 설.


3) 19세기 후반 이집트 총독 케디브 이스마일 시기에 병사들이 정확히 마그립 예배 시간에 시험사격한 대포소리를 들은 케디브의 딸 파티마가 이 대포는 마그립 예배시간과 이드 연휴 중 공식 이벤트 시간에만 사용해야 한다는 법령을 발표했다는데서 유래한 설로 라마단 대포가 때때로 "파티마 대포"라 불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마이너 썰

3) 19세기 초반 이집트의 통치자였던 무함마드 알리가 마그립 예배 시간에 독일제 대포를 쏜 것이 사람들에게 단식을 끝낼 것을 알려주는 신호라고 이해하면서 전통으로 굳어졌다는 설.


(라마단 대포의 유래와 두바이 라마단 대포의 사양, 이미지를 누르면 출처로 연결됩니다.)

참조: "Ramadan cannon, a 50-year tradition" (Saudi Gazette)

        "Ramadan cannon was ‘born by chance’" (Arab News)

        "What you need to know about Ramadan Cannon" (Gulf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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