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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다비] 이슬람 모스크, 천주교 성당, 유대교 시나고그가 한 곳에! 아부다비 아브라함 패밀리 하우스 방문기

둘라 2023. 3. 6.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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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2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처음 UAE을 방문했을 때 UAE 정부는 방문 두 번째 날인 2월 4일 저녁 이집트 알아즈하르 그랜드 이맘 아흐메드 엘타입 박사를 함께 초청하여 셰이크 자이드 추모관에서 열린 "인류 박애 회담 (Human Fraternity Meeting)"을 토해 기독교 최고 성직자와 이슬람 최고 성직자의 자격으로 아부다비 선언이라고 불리는 "세계 평화와 공생을 위한 인류 박애 협정 (A DOCUMENT ON HUMAN FRATERNITY FOR WORLD PEACE AND LIVING TOGETHER)"의 서명식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UAE 정부는 가톨릭을 대표하는 교황과 이슬람을 대표하는 그랜드 이맘의 인류 박애를 위한 역사적인 협정서 채택을 기념하여 아부다비 내에 프란치스코 성당과 아흐메드 엘타입 모스크를 세우기로 하고  셰이크 무함마드 아부다비 왕세제와 셰이크 무함마드 두바이 통치자, 그리고 교황과 그랜드 이맘이 함께 주춧돌 (Foundation Stone)에 함께 서명했습니다.

 

셰이크 무함마드 당시 무함마드 왕세제는 하나의 단지 안에 모스크, 성당, 시나고그가 한데 종교 간 대화를 위한 커뮤니티를 세울 것을 지시했고, 같은 해 9월 셰이크 압둘라 빈 자이드 UAE 외교국제협력부 장관이 뉴욕대학 도서관에서 열린 인간 형제애 고등 위원회 (Higher Committee of Human Fraternity)의 한 회의에서 아브라함 가족의 집 (아브라함 패밀리 하우스 Abrahamic Family House)라 명명된 이 종교 단지의 디자인을 공식 발표하면서 구체화되었습니다. 

 

당초 2022년 개관을 목표로 했지만 일정이 몇 달 밀리면서 2023년 2월 15일 개관식을 가진 후 세 종교 신도들의 예배당으로는 다음날인 2월 16일부터, 일반 관광객에게는 2023년 3월 1일부터 개방했습니다. 

아브라함 패밀리 하우스의 개관식

 

아브라함 가족의 집 (아브라함 패밀리 하우스)?

아부다비 사아디야트 아일랜드 내 루브르 아부다비 등 여러 박물관이 들어설 문화지구 (Cultural District)에 들어선 아브라함 가족의 집은 아브라함 종교 중 대표 종교인 가톨릭, 이슬람, 유대교의 예배당이 한 지붕 세 가족처럼 모인 단지입니다. 이 단지가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 건 유대교의 예배당인 시나고그가 모스크, 성당과 함께 종교 단지에 함께 들어섰다는 점입니다. 이스라엘과의 관계로 인해 UAE 내 3천여 명 정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유대인 커뮤니티는 자신들의 커뮤니티 안에서만 활동을 해왔지만, 교황의 방문과 아브라함 가족의 집이 발표된 2019년 관용의 해, 2020년 UAE와 이스라엘 간에 체결된 아브라함 협정을 통해 자신들의 종교와 음식을 공개적으로 알릴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바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양국간 관계 개선 속에 UAE 교육과정에 홀로코스트가 포함되기도 했죠.

 

아브라함 가족의 집은 세계적인 영국의 건축 디자이너 데이비드 아자예 (David Adjaye)가 설계했습니다. 이 집에 입주한 3채의 예배당은 위계질서를 없애기 위해 너비, 높이, 깊이가 각각 30미터로 동일한 정육면체에 건물 자체는 같은 재질로 설계되었습니다. 외관의 패턴이 다를 뿐, 모스크의 미나렛이나 성당의 십자가 등 누가봐도 각 종교의 예배당을 알 수 있는 상징적인 표식이 건물 자체에 보이지 않는 것도 특징이라면 특징입니다. 건물 옆에 세워진 기둥만이 이곳이 어떤 종교의 예배당인지 보여주죠.

모스크는 메카 방향, 성당은 해가 뜨는 동쪽, 시나고그는 예루살렘을 향하고 있으며, 이 세 채의 예배당은 모임과 소통을 위한 공유 공간으로 사용될수 있는 루프탑 조경 정원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아브라함 가족의 집 방문 예약

예배를 드리러 오는 신자들은 각 예배당 전용 출입구를 통해 별도의 예약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지만, 일반 방문객으로 이곳을 방문하려면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에 예약을 해야 합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홈페이지로 연결됩니다.

 

기본적으로 종교시설이기 때문에 입장료는 모두에게 무료입니다. 아브라함 가족의 집에서는 방문객들을 위해 영어나 아랍어 가이드 투어도 제공하는데, 개관 기념으로 3월 31일까지는 무료로 제공되고, 그 이후엔 유료화한다고 하네요.

 

아브라함 가족의 집은 사아디야트 아일랜드 내 문화지구에 있으며, 지금은 주변 공사로 인해 입구가 조금 헷갈립니다. 하지만, 루브르 아부다비 가는 길에 위치하고 있기에 루브르 아부다비를 가는 길에 잠깐 들렀다 가는 것도 방법입니다. 

 

 
 

방문할 때는 검색대를 통과한 후 예약한 QR코드를 보여주면 됩니다. 차를 끌고 갈 경우엔 주차장 입구에서부터 예약 여부와 이름, 연락처 등을 시큐리티들이 기록합니다.

 

웰컴 센터

아브라함 가족의 집 내 모든 편의시설은 웰컴 센터에 모여 있습니다. 이곳의 모든 안내판은 아랍어, 영어, 히브리어로 작성되어 있습니다.

 
들어서면 정면에 안내 데스크가 있고,

 

데스크 왼편 안쪽으로 들어서면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처럼 가릴 것이 필요한 여성들을 위한 복장 대여소가 있습니다. 종교시설인만큼 보수적인 드레스 코드가 적용되는데, 남성들의 경우 반바지와 어깨를 드러내는 복장을 입어서는 안 되고, 여성들의 경우 모스크에 방문할 때만큼은 머리를 덮는 스카프 같은 것을 써야 합니다.

 
유일한 식음료 매장인 Ethr가 있습니다.

 

 
Ethr는 특이하게 돌 위에 숫자가 쓰인 번호표를 줍니다.

 
맞은편에 있는 기념품 가게

 
유대교 관련 물품도 볼 수 있고...

 
각 예배당의 상징은 종교별 상징 이미지 대신, 이 곳에 있는 각 종교의 예배당 외벽을 감싸고 있는 기둥의 모양을 형상화한 것이 특징입니다.

 
기념품 가게 안쪽에는 관련 서적이 비치되어 있는 열람실이 있습니다.

 
안내 데스크 오른편에는 방명록을 적을 수 있는 공간이 있고,

 
그 안쪽으로 들어서면 영상이 상여되는 작은 상영관이 있습니다.

어떤 종류의 영상이 상영되는지는... https://youtube.com/shorts/fajyS6w4OMQ?feature=share 
 

 
아브라함 가족의 집에 대해 소개하는 전시물이 한쪽 벽면을 메우고 있습니다.

 

이 집의 시작이 된 2019년 2월 4일 셰이크 무함마드 아부다비 왕세제와 셰이크 무함마드 두바이 통치자, 그리고 교황과 그랜드 이맘이 함께 서명한 주춧돌 (Foundation Stone)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서명은 왼쪽부터 셰이크 무함마드 UAE 부통령, 그랜드 이맘 아흐메드 엘타입, 프란치스코 교황, 그리고 셰이크 무함마드 현 UAE 대통령

 
그 후의 연혁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맞은편에 보이는 물길...

 
역시 3개 언어로 모토가 새겨져 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예배당을 둘러봅니다.
 
 

성 프란치스코 성당 (His Holiness Francis Church)

 

성당의 이름은 협정에 서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름에서 따왔으며, 빈곤의 삶에 철저하게 헌신했던 13세기 수도사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에게 헌정되었습니다. 천주교 성당이지만 개신교 등 모든 기독교 신도들을 환영하다고 하네요.

 

빛이 신성의 상징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성당은 태양이 떠오르는 태양의 방향을 향하고 있으며, 성당의 외곽을 감싸고 있는 기둥의 숲은 동방의 빛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며 수직성을 강조하여 가톨릭 신앙의 중심인 성육신 (또는 하강)과 부활 (또는 상승)의 개념을 표현합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 봅니다.

 
성당 내부는 신성한 빛을 잘 받기 위해 통유리로 되어 있으며, 

 
천장에는 무수히 많은 목재가 달려 있습니다.

 

천장에 달려 있는 목판은 빛의 광선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의 제단을 참조했습니다. 13,000미터 이상의 선형 목재가 교회의 둥근 천장을 형상화합니다.

 

 
성당 건물 자체가 통유리이기에 해의 방향에 따라 성당 안으로 투사되는 빛이 시시각각 변합니다.

 

 

 

 
성당의 부대시설로는 세례당이 있습니다.

 

 

 

 
 

모세 벤 마이몬 시나고그 (Moses Ben Maimon Synagogue)

 

시나고그의 이름은 스페인에서 종교적 탄압을 패해 망명한 이집트에 정착하여 유대교를 넘어 기독교 세계에까지 큰 영향을 끼쳐 마이모니데스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12세기 유대인 철학자, 신학자이자 의학자 모세 벤 마이몬을 기리기 위한 것입니다. 물론, 프란치스코 교황과 그랜드 이맘 아흐메드 엘타입과 함께 서명한 유대교 인물이 없기도 했지만요. 

 

시나고그는 수직으로 기둥숲을 만든 성당과 달리 지면에선 일곱 개의 Y자형 기둥이 맞물려 여덟 개의 천장을 지지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는 하나님 (천장)이 인간이 만든 그 어떤 것 (지면) 보다 위대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군요.

 
성당과 마찬가지로 Y자형 기둥의 숲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시나고그 안으로 들어서면 히브리어가 적힌 벽면을 마주하게 되며,

 
벽면을 따라 돌아가면 내부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벽을 따라 들어가면 나타나는 시나고그의 내부. 예배당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 지나가야 하는 통로와 맞은편 벽에 돌출된 부분, 그리고 의자의 대형으로 인해 세 곳의 예배당 중 가장 적은 수용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시나고그의 디자인은 기도를 위한 전통적인 쉼터를 형성화하여 한결 편안한 분위기를 띄고 있습니다. 쉼터 축제인 초막절 (Sukkot) 동안 쉼터로 사용되는 임시 가옥인 수카를 짓는 데 사용된 야자수를 상징하는 십자형 다이아그리드 파사드와 막힌 밑면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통유리로 예배당을 감싼 성당과 달리 꽉 막힌 시나고그의 하단부는 직사광선으로부터 방문객을 보호하지만, 그 위로는 유리로 덮어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있도록 디자인된 것입니다. 

 

하단부 위 유리벽을 촘촘하게 지탱하고 있는 청동 사슬 갑옷은 수카의 천막 같은 구조를 나타냄과 동시에 자연광을 발산하고 커튼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천장의 채광창은 별의 바대 아래 천 아래 서 있는 부부를 위해 유대인 결혼식 중에 사용되는 임시 구조물인 추파 (chupah)를 나타낸다는군요.

 
시나고그가 향하고 있는 방향에는 히브리어로 적힌 십계명이 새겨져 있습니다.

 

 

 
시나고그에는 두 개의 부대시설이 있습니다.

 
기도할 수 있는 예배 홀과 별도로 토라 연구 또는 사무실로 쓰기 위한 작은 방 시나고그

 
유대교의 목욕 시설인 미크바가 북 미크바 (North Mikveh), 남 미크바 (Sounth Mikveh)라는 이름으로 두 곳이 있습니다.

 
두 곳의 미크바 모두 욕조와 샤워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맘 아흐메드 엘타입 모스크 (Eminence Ahmed El-Tayeb Mosque)

 

모스크의 이름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세계 평화와 공생을 위한 인류 박애 협정 (A DOCUMENT ON HUMAN FRATERNITY FOR WORLD PEACE AND LIVING TOGETHER)에 서명한 알아즈하르의 그랜드 이맘 아흐메드 무함마드 엘타입의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모스크의 외관은 이슬람에서 숫자 7의 중요성을 반영해 7개의 아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러 겹의 기둥숲으로 외관을 감싼 성당과 시나고그와 달리 모스크는 한 겹으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모스크는 다른 두 곳과 달리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패널을 활용해 열고 닫을 수 있는 신발장이 입구 주변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모스크 내부로 들어가면 그냥 앉아서 기도를 드릴 수 있도록 양탄자가 깔려 있습니다.

지금은 가이드 투어 중이라 남녀가 동석한 것 뿐...

 
모스크의 천장은 내부에 세워진 기둥을 이용해 솟아오른 꼭대기에서 9개의 반원형 둥근 천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통유리나 절반을 유리로 감싼 성당이나 시나고그와 달리 모스크는 자연채광을 살리기 위한 유리를 사용하지 않고 마슈라비야 (Mashrabiaya)라 불리는 470개 이상의 섬세한 격자 세공의 스크린 또는 벽을 사용했습니다. 마슈라비야는 이슬람 건축에서 가장 널리 찬사를 받고 있는 특징 중 하나로 빛을 조절하면서 공기 순환을 허용하도록 설계된 스크린 또는 벽으로 외부 세계와의 연결을 유지하면서, 내부에 있는 사람들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도록 고안되었습니다.

 
여성 무슬림들의 예배 공간은 별도의 파티션으로 구분해 놓았습니다.

 
해가 중천에 떠있는 시간에 방문해 빛이 거의 들어오진 않았지만, 시간을 잘 맞춰가면 쏟아지는 햇살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하네요.

 
한쪽 구석에는 바닥에 앉기가 불편한 신자들을 위한 의자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부대시설로는 예배드리기 전 손과 발, 얼굴 등을 씻을 수 있는 세정실이 있습니다.

 
나름 스타일리시하네요.

 
 

정원 (Garden)

 
웰컴 센터 위 천장에는 세 예배당을 오가며 모임 등을 할 수 있는 정원이 있습니다. 이 공간은 세 예배당이 공유하는 장소로 각종 행사나 이벤트를 개최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사실상 웰컴 센터와 가든의 두 개층으로 이뤄진 단지 내 곳곳에는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조경작업이 되어 있습니다. 

 

 

UAE에서나 가능한 아브라함 가족의 집은 같은 뿌리를 두고 있는 세 종교를 한 곳에서 간접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죠. 하지만, 이곳만을 보러 가기는 다소 약하기에, 현재로서는 위에서 잠깐 언급했던 것처럼 루브르 아부다비에 가는 길에 여유시간을 한두 시간 더 내어 한 번에 같이 방문하면 괜찮은 코스가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아디야트 문화지구 내에 앞으로 자이드 국립 박물관, 구겐하임 아부다비, 자연사 박물관 등이 개관을 예고하고 있어서 몇 년 뒤에는 둘러볼 곳이 넘쳐날 예정입니다.

자이드 국립 박물관 건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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