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아랍에서 지내다 휴가차 한국에 들어가면 치킨을 거의 안 먹습니다. 푸드코트를 가면 인터내셔널 브랜드인 KFC부터 아랍 로컬 브랜드인 TAZA, 필리핀 브랜드 Jollibee 등 다양한 치킨 프랜차이즈를 만날 수 있는데다, 종교적인 이유로 제한된 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돼지고기를 제외하면 가장 만만한 요리가 닭고기 요리인 탓입니다. 고기집에 닭고기 없는 식당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되니까요.
그런 시장에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 중 하나인 네네치킨이 할랄 인증까지 마쳐 두바이를 통해 중동시장에 진출한다며 국내 언론에 처음 보도된 것이 지난해 8월이었으며 (기사), 올해 3월 보도자료에는 다가오는 6월에 두바이 1호점을 개점한다고 밝혔지만.... 11월이 되도록 개점 준비 소식만 전해졌을 뿐이었습니다.
한국문화원을 통해 한식코스도 열릴 정도로 이 곳에서도 한국음식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이 곳에 정착하면서 한식당을 여는 경우가 아니라면 체계화된 프랜차이즈가 입점한 적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딱히 특별한 요리라고는 볼 수 없지만 짧게는 몇십분에서 한두시간 넘게 기다려서 먹어야만 하는 대만 식당 딘타이펑을 떠올려보면 가능성이 아주 없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몰 오브 에미레이츠 확장구역에 문을 연 딘타이펑 1호점은 양 옆의 식당이 차례로 망하다 못해 좌측은 다른 식당이 입점했고, 우측에 있던 피자집 800 Degrees가 망한 이후엔 그 자리까지 차지하고도 식사시간대엔 대기해야 할 정도 여전히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 인기를 바탕으로 두바이몰, 구라이르 센터에 문을 열었고, 이제는 팜 주메이라 중심에 자리잡은 쇼핑몰 나킬몰에 4호점 개점을 준비하고 있죠.
국내 업체의 프랜차이즈로는 디저트 업종에서 먼저 진출한 바 있습니다. 2017년 시티워크에 문을 열었지만 결국 문을 닫은 카페베네라던가 라 메르에 영업 중인 팥빙수 가게 밀탑 빙수가 대표적인 곳들입니다. 카페베네 근처에 있던 응커피가 두바이몰에 2호점을 준비하는 등 잘 나가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도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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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 오브 에미레이츠 스키 두바이 1층 푸드코트에 네네치킨이 개점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 보았습니다. 두바이에도 Kpop 치킨 등 한국식 치킨집이 있고 한식당 중에도 치킨을 파는 곳들이 있지만, 치킨 전문 프랜차이즈로는 처음입니다. UAE를 벗어나면 BBQ치킨이 지난 2013년 리야드 올라야 스트리트에 1호점을 내고 진출한 바 있지만, 지금은 페점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리야드] 사우디에 첫 선을 보인 한국의 식당 프랜차이즈 BBQ치킨 참조)
주문하면서 물어보니 지난달 28일에 개점했다고 하네요. 네네치킨은 태국 프랜차이즈 식당 팟 타이와 일본 프랜차이즈 식당 우마미 사이에 있습니다. 개점 소식을 듣고 찾아온 한국인 손님들을 제법 볼 수 있었습니다.
이름을 통째로 음차해서 표기할 것 같았던 아랍어 표기는 네네를 음차하고 치킨은 아랍어 단어 دجاج로 표기했습니다. 그리고 메뉴가 소개된 스크린 밑에는 한국을 상징하는 건물들을 그려놓았네요. 건물의 크기는 완전히 무시하긴 했지만...
한국에서 치킨을 시키면 이런 메뉴판을 떠올리게 되지만, UAE에서는 메뉴 구성이 다릅니다. 일단, 일반 패스트푸드점에선 조각 단위로 파는데다, 양념 치킨이란 개념이 거의 없다시피하니까요. 뭐... 푸드코트가 아닌 치킨전문 레스토랑이라면 반마리, 한마리 단위로 팔기도 합니다만...
그래서 네네치킨이 채택한 주문방식은 우선 치킨의 종류와 수량을 선택하고,
그 다음에는 추가요금을 내고 양념을 선택하는 방식입니다. 선택할 수 있는 치킨의 조각 갯수가 짝수인 이유는 선택장애가 있는 분들을 위한 한국적인 메뉴 선택기, 반반을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이 곳의 여느 프랜차이즈 치친 가게와 같은 사이드 메뉴. 한국 치킨집을 강조하기 위해 강남버거, 이태월 랩 같은 메뉴가 있고, 무려 쌀밥이 아닌 한국식 밥도 함계 먹을 수 있는 도시락 메뉴가 있습니다. 굳이 도시락을 시키지 않아도 밥과 김치를 사이드 메뉴로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네요. 디저트로는 속을 단팥이나 초콜릿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붕어빵도 있습니다.
가격대는 살짝 있는 편입니다. 기본 프라이드 치킨 네 조각에 콜라만 마셔도 29디르함이 되는데, 그 가격대에 다른 치킨집에 가면 세트 메뉴를 먹고도 남으니 말이죠.
첫 방문기념으로 가장 맵다는 프리킹 핫 양념 네조각과 콜라를 시켜보았습니다. 한국에선 쇼킹핫 양념인것 같은데, 외국인 종업원은 매운데 정말 괜찮겠냐며 몇 차례 되묻네요. 주문을 마치면 주문벨을 줍니다. 주문벨에 한국어로 "네네치킨"이 뙇!
식판깔개에도 한국어가 적혀 있습니다.
치킨에는 콘슬로우와 치킨무가 함께 나옵니다. 유튜브로 본 한국에서 파는 쇼킹핫에 비하면 양념의 양은 적은 편으로 보입니다. 한국에서처럼 양념에 흠뻑 담가두면 아무리 붉닭 볶음면이 잘 팔린다고 해도, 그야말로 매니악한 메뉴가 되겠죠.
처음에는 멋모르고 그냥 먹었는데, 양념 치킨을 시켰을 경우 카운터에서 1회용 장갑을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이 곳이 워낙 기름기 있는 음식을 손으로 먹는 문화가 있다고는 해도 끈적끈적한 양념은 냅킨으로 닦아내기엔 어려우니 말이죠.
한국에서 치킨을 안 시켜먹다보니 맛을 비교할 수는 없지만, 대체적으로 짭쪼름하고 기름기가 많아 느끼한 이 곳의 치킨들과 달리 양념이 있기에 기본 치킨은 기름기가 덜하고 바삭바삭해서 먹기 좋았습니다. 종업원이 엄청 맵다고 겁줬던 프리킹 핫 소스는.... 먹을 땐 엄청나게 맵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는데, 먹고 다섯시간이 지나 포스팅하고 있는 지금도 속이 얼얼하네요.... 심지어 자고 났는데도 속이 얼얼;;;;;;
하지만... 아쉽게도 푸드코트에서 치맥은 즐길 수 없습니....뚜!
특별 라이센스를 받아 레스토랑 형태로 운영되는 매장이라면 가능하겠지만, 아무래도 일반에게 오픈된 쇼핑몰 푸트코트에 있으니까요. 장사가 잘 되어 푸드코트가 아닌 치맥이 가능한 매장을 열 수 있게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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